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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ttingham Castle Jul 22. 2022

진정한 럭셔리를 찾아서#1

럭셔리의 계층(Stratification)과 정의#1

서론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오늘날 많은 패션 종사자들과 전문가들이 ‘럭셔리’라는 단어를 남용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많이 양보해서 하이엔드(high-end) 럭셔리와 프리미엄(premium) 럭셔리는 그렇다고 치자. 그러나 붙이다 붙이다 못해 affordable luxury까지 등장했다.

한국어로 딱히 번역하기 힘든 affordable luxury는 일반 고객의 입장에서 ‘지나치게 무리하지 않고 약간의 마음만 먹으면 살 수 있는’ 럭셔리 상품군을 의미한다. 그러한가 하면 ‘럭셔리’라는 단어는 패션은 물론이고 호텔, 자동차 그리고 여행까지 많은 산업을 설명하면서 일종의 ‘수식어’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1)


필자의 글이 어렵다는 일부 독자의 하소연이 있었기에 럭셔리의 라틴어 어원에 따른 정의는 생략할까 한다. 어찌 되었든 '럭셔리'는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 쉽지 않은 단어이다. 따라서 럭셔리의 사전적 의미를 정리하기보다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럭셔리는 무엇이며 어떻게 다양한 층위로 나눠 볼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것이 럭셔리 전략을 세우는데 가장 중요한 첫걸음일 것이다. 2)


여러 학자들이 설명한 바와 같이, 럭셔리는 상대적인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MCM 핸드백을 럭셔리 핸드백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에르메스나 샤넬 정도가 되어야 럭셔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결국 럭셔리의 개념은 개인의 가처분 소득(disposable income)이나 사회적 현대성(social modernity) 등 개개인의 수준에 따라 다양한 인식의 수준을 바탕으로 한다.

가처분 소득이야 대체로 아는 개념이고 사회적 현대성이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이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지방 어느 읍내의 5일장이 주 무대인 소비자와 강남에 있는 회사를 다니면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주로 쇼핑하는 사람의 소비와 라이프 스타일의 차이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다시 정리하면 시골 농부와 강남 회사 '생활환경의 차이'를 설명하는 것이다. 우월의 개념이 절대 아니다!! 시간만 나면 전주와 목포와 군산으로 은퇴 후 서식지를 물색하고 다니는 필자에게 농촌의 그분들은 조만간에 뵙게 될 업계 선배님들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위에 설명한 럭셔리의 다양한 층위를 설명하기 위해 ‘The Mass-Lux Pyramid’를 잠시 소개한다. 2014년 Rambourg가 그의 저서 「The bling dynasty」에서 럭셔리의 다양한 층위를 아래의 도표와 같이 정의했는데 이것이 그 유명한 ‘The Mass-Lux Pyramid’이다.

현업자의 입장에서 이 피라미드는 다소 한계가 있다. 우선 서론에서 1000만 원 상당의 경차와 1000만 원짜리 코트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지 않는다고 설명한 것처럼 현업에서는 패션 브랜드와 워치나 주얼리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필요한 패션 브랜드를 사이사이에서 찾아 비교하면 원하는 인사이트는 얻을 수 있다. 또한 출간된 논문이나 저서 중에서 럭셔리의 층위를 언급하는 예가 많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이 인용되는 자료임을 밝혀 둔다. 3)


[The Mass-Lux Pyramid]


우선 2014년 기준이지만 루이뷔통의 층위가 그리 높지 않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에르메스는 루이뷔통보다 한 끗 위며, 피라미드의 최고봉의 초개인화된 비스포크(Bespoke)가 있다. 비스포크의 개념은 다음회에 설명하려고 한다.

이 피라미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입고 착용하는 재화뿐 아니라 먹고 마시는 알코올음료인 Spirits와 Campagne도 럭셔리의 한 영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럭셔리 관련 리포트에서 패션과 주얼리는 물론 럭셔리 스포츠카, 요트 그리고 레스토랑과 호텔도 종종 분석 대상으로 등장한다. 바야흐로 럭셔리는 소유에서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다시 한번, Rambourg의 피라미드는 2014년 연구 자료이다 보니 필자가 한참 글을 쓰고 있는 2022년 대세 브랜드인 톰브라운, 마틴 마르지엘라 등이 언급되어 있지 않고 MZ세대들이 오늘날 열광하는 아미, 메종 키츠네 등등 컨템퍼러리 브랜드가 하나도 없음을 다시 한번 양해 부탁드린다.


1) Braithwaite, N., 2015. From crowns and lace to bubble bath necklaces – the morphing meaning of luxury. Available at: http://theconversation.com/from-crowns-and-lace-to-bubble-bath-necklaces-the-morphing-meaning-of-luxury-39516 [Accessed April 11, 2019].

2) Kapferer, J. and Bastien, V., 2012. The luxury strategy: break the rules of marketing to build luxury brands. 2nd ed. London: Kogan Page.

3) Rambourg, E., 2014. The bling dynasty: why the reign of Chinese luxury shoppers has only just begun. Singapore: Wiley.


Figure 1. The Mass-Lux Pyramid

Rambourg, E., 2014. The bling dynasty : why the reign of chinese luxury shoppers has only just begun. Singapore: Wiley.


Photo5. https://blog.thatagency.com/high-end-consu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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