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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바써니 Aug 19. 2021

10년 만의 소식

이쯤 되면 궁금할 거다. 엄마는, 엄마 얘기는? 하고. 앞서 말했듯이 이제 막 18살이 되던 무렵, 어느 날 엄마는 내 인생에서 사라졌다. 그 뒤로 집에서 보지 못했지만 갑자기 사라졌던 엄마는 불쑥 학교로 찾아오기도 했었다. 그 역시 당황스럽고 짜증나기는 마찬가지였다.     


학교는 부모님과 별개로 나의 작은 사회였고 그 안에서 나는 평범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모든 게 한순간에 어긋나 버렸다.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고, 내게 대화를 요구하는 엄마는 교실에서 나가지 않았다. 나만 뚫어지게 바라보며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는 엄마와 반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거지 같았다. 엄마를 달래 보아도, 소리 지르고 화를 내봐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 엄마랑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교실을 뛰쳐나왔다.     


그 뒤로 10년, 엄마의 생사를 알 수도 없었고 어디에서 지내는지도 모른 채 소식이 완전히 끊겼다. 그런데 서류가 한 장 날아왔다. 봉투에는 동생의 이름이 앞에 쓰여 있었다. 내가 첫째지만, 동생이 장남이라는 이유로 동생의 이름이 먼저 쓰여 있던 서류에는 뜻밖에도 엄마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너희가 자식이니 엄마를 부양할 능력이 되면 부양하라는 내용이었다. 부양할 능력이 안 된다면 그 사실을 증명하고 엄마가 최소한의 생활을 위한 기초생활수급을 받을 수 있는데 협조하라고.     

그 무렵 친구들의 가정사를 들어보면 엄마가 재혼을 해서 경제적으로도 나아지고 감정적으로도 안정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막연하게 엄마가 좋은 분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었다. 그런데 엄마는 도움이 필요했다. 10년을 보지 못했지만, 엄마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동생은 도무지 아무런 생각이 없어 보였다. 서류를 살펴보려고 하지도 않았고, 내가 부모님 일에 대해 물었을 때도 어깨만 으쓱할 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럴 리가 없을 텐데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굴었다, 늘.     


결국 내가 담당자와 통화를 하고 가족관계의 실상이 어떠한지 자필로 내용증명을 쓰기에 이르렀다. 동생은 겨우 서명만 했다. 이것마저도 너무 불공평했다.

가사노동은 물론이고, 집안의 대소사까지 내가 챙기는데 국가는 내 개인정보를 손쉽게 알아내어 서류만 보내면 되다니. 그마저도 첫째가 아니라 첫째 ‘아들’이 먼저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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