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약속

아침을 선물할 순 없지만 나누어 줄 수는 있어

by 아륜

이따 아침 같이 할까. 나도 원래 아침 걸러. 꼭 밥을 먹자는 건 아니야. 요즘 무슨 영화가 있지. 꽝꽝 거리는 거 말고 잔잔한 분위기. 보다 잠들 만한 그런 영화. 꼭 영화 보잔 건 아니야. 아침에 조금 쌀쌀하니까. 차가운 길 산책은 어때. 꼭 걷자는 건 아니야. 책을 읽을 수 있지. 책은 나에게 예쁨 받잖아. 크로크무슈 잘 하는 곳을 알아. 사실 해장국 집도 알아뒀어. 잠깐 비가 내렸나 봐. 바람이 축축하네. 방이 춥나. 얇은 이불로 바꿨거든. 따뜻해질 줄 알고. 아직 아닌가 봐. 벌써 한 시네. 이제 자야 하는데. 여기 공기가 얼얼하다. 너의 메마른 신경 속을 내가 차지하는 걸 나는 알아. 얼큰하게 웃고 말아 그럴 때면. 아침을 선물할 순 없지만 나누어 줄 수는 있어. 어설픈 새벽보다 짙은 아침에 마주하고 싶어. 가끔 넌 어리석고 거침없어 난. 하루쯤 아끼지 않아도 돼. 너무 깊이 졸리지 마. 가볍게 깨어나 아침을 보내자. 모든 게 산뜻해질 거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