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만들어진 제품은 없다
기존 펭귄 타워 전시에서의 사람들 반응은 좋은 데이터가 되었다.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환경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는데,
재미없는 환경 이야기를 관심 갖도록 하는 간극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고심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재미가 있어야 했다.
펭귄을 쌓는 것에 고민을 하다 보니 ‘블록’을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오래전 일이라 ‘블록’ 개념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떠올렸는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내용은 처음부터 이랬다.
"블록은 쌓고 싶은 본능이 있잖아요.
자연스럽게 블록을 쌓다가, 펭귄들을 왜 쌓지? 하며 자연스럽게 환경 이야기를 할 수 있었어요.
블록은 쌓다가 무너지면 또 쌓을 수 있고, 누구나 좋아하는 놀이잖아요?!
무엇보다 정답이 없어요~"
윤석남 작가의 유기견 1025마리의 나무 작품을 보면서 쌓기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중에 펭귄블록을 세트로 구성할 때는, 엔조마리(Enzo Mari)의 동물 퍼즐을 참고하였다.
당시 집에서 좀 떨어져 있긴 했지만 카페 겸 목공소를 운영하는 작가의 작업실에 문의를 하였고,
감사하게도 승낙해 주셔서 그곳에서 스카시를 배워가며 나무를 직접 깎아 모양을 만들어나갔다.
1. 첫 번째 펭귄블록 (2010년)
나무를 스카시로 직접 커팅 후 아크릴 물감 직접 도색
다양한 모양의 펭귄블록을 디자인해 보았고, 서로 아귀를 맞추어 잘 쌓을 수 있도록 설계.
처음 스카시를 써본 것이기에 완벽하지 않은 형태였지만, 쌓는 것에 대한 감을 잡으려고 노력.
아이들의 반응이 중요하였기에 여러 그룹전에 참여, 다행히 의미와 재미면에서 모두 성공적.
2. 두 번째 펭귄블록 (2011년)
나무를 CNC 기계로 커팅 후 아우로(AURO) 친환경 페인트로 직접 도색
펭귄 12마리, 펭귄 알 2개, 빙하 2개를 세트로 구성 (크기: 400*340*30mm)
환경 교육 센터에서 제품 구입을 희망하셨지만, 높은 단가와 까다로운 공정등으로 원활하게 판매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판매가를 낮출 수 있는 방법 모색이 시급.
리펭구르의 대표 초기 작품 연탄 위 '펭귄 타워' 블록 탄생.
연탄은 산업혁명 시초의 화석 연료의 대표 에너지원으로 펭귄타워가 생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함께 설치
'인간의 욕망으로 계속 높아져가는 타워는 또 다른 타워를 만들어낸다.'
3. 세번째 펭귄 블록 (2016년)
펭귄블록의 대량화와 단가 저감을 위한 노력을 위해 국내 나무 제작 업체를 수소문하였지만, 찾기 어려웠음.
지인의 소개로 에이전시 업체를 알게 되었고, 베트남의 한국 사장님께 제작하기로 함.
베트남의 친환경페인트 기업과 인쇄업체를 방문하여 최종 펭귄블록 교구 제작, 현재는 품절 상태
아무리 작은 제품이더라도 쉽게 나온 것은 없다고 이때는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니 굉장히 큰 작업이었다.
환경 교구 또한 심미적 기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끝까지 수정하였고,
많은 아이들에게 교육할 수 있도록 단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했다. (그럼에도 비쌀 수밖에 없었지만;;)
생각보다 까다로운 공정 과정으로 베트남 직원의 말을 전해 들은 기억이 난다.
"이걸 우리가 다 색칠해야 한다고??"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제작 업체 사장님께 사전에 일러두었고 분명히 안 깨진다고 하셨는데,
블록을 쌓고 떨어지는 과정에서 나무가 깨진다는 것이었다.
뒤늦게 보완할 수 있는 빙하판을 제작해 주셨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될 수 없었다.
이렇게 하여 단가를 낮출 수는 있었지만 판매하는 데 있어 또 미안함이 있었다.
오히려 구입해 주시는 분들이 나무 상품이 원래 그렇죠. 위로해 주시는 말씀과
잘 활용해 주시는 환경 교육 센터는 재 구입을 많이 해주셨지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아직도 고민 중이다.
현재는 품절 상태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추가 제작은 힘들 것 같다.
리펭구르 활동
- 기후위기로 인한 펭귄의 위협
1. 펭귄타워: 기후위기의 펭귄 상징물
2. 펭귄은 눈을 좋아해: 전시와 전시 연계 교육
3. 펭떼아: 팝업 프로젝트
4. 리펭구르 상품
5. 허들링 클럽: 연대와 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