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사랑을 베풀며 이타적이고픈 2에너지

by 무구의식

선생님,

그 아이에겐 2의 면모가 참 많아요, 그걸 알고 저도 놀랐어요, 스스로가 2의 방식을 임의적으로 사용한다는 걸 인지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 모양입니다. 그 아이는 오히려 2에너지에 기겁을 해요. 사랑이 넘치는 에너지가 제 몸에 닿으면 뒤로 성큼 물러나더란 말입니다.

한데 제가 보기에 그 아이, 사람들에게 잘해주는 방식을 잘 썼어요. 뭐든 주려고 해요. 엄청 호감이 있는 사람에게만 그러는 것 같지도 않은 점이 저도 의아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애를 쓰는 것처럼 보였어요. 제가 나쁜 사람이 아니니 멀어지지 마시오. 라고 안내 문구를 써서 붙이고 다닐 수 있다면, 꼭 그러고 싶은 아이처럼 보였거든요.

특히 일할 때 말이에요, 모든 이들의 스케줄을 모두 충족시켜주기 위해 여간 애를 쓴 게 아니에요, 자신에게 맞춰주는 사람이 생기면 그게 그렇게 미안한 마음인지, 불편한 마음인지, 이런 마음이 들 바엔 내가 다 맞춰버리자, 그런 걸까요, 내가 맞춰주면 그들이 모두 자신을 좋은 사람이라 불러주겠지, 그런 걸까요,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좋아했던 걸까요, 그 아이.


그게 일하면서 자신을 괴롭히던 부분 중 하나였더란, 얘길 언젠가 하더라고요. 중간에서 스케줄을 조율하던 업무에 자신의 스케줄은 없었어요, 이 스태프의 일정을 묻고, 맞춰 보겠노라, 얘길 하고, 다른 스태프의 일정을 묻고, 또 맞춰 보겠노라, 얘길 했어요, 맞지 않는 퍼즐의 조각들을 오리고 깎아서 새로운 최상의 결과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얘길 했어요. 다른 이들을 맞추느라 자신을 가늠해볼 여유는 없었다고요. 일이 그 아이의 거의 전부이던 시절 얘기이지만요. 그렇게 살아가다 보니, 자신이 꼭 그런 사람 – 남에게 맞추기만 해온 사람 -처럼 인식하고 있었어요, 그 아이.


자신이 가진 걸 내어주는 건 참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걸 참아내고도 자신의 것을 건넸지요. 그 아이는 그걸, 양보, 희생, 애정, 이라 생각했지만, 그걸 받는 사람은 그만큼의 마음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어요. 그들의 고맙다는 표현이 그 아이 성에 차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고맙다는 말을 참 아껴, 한 번은 그런 말을 웅얼거리더군요.


사람마다 받길 원하는 것은 다르겠지요,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다릅니다, 그 차이를 모른 채 그 아이는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가장 크게 생각했던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해 봅니다. 참 그 아이다운 개인주의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부분이지요.


온전히 자신을 모두 내어줄 수 없었던 그 아이는, 남에게 겉으로 맞추려 하던 자신의 모습에 지치고 지쳤어요. 2의 에너지를 쓴다는 건 그 아이에게 참 버거운 일이었던 모양입니다. 자신에게서 2를 느끼며, 2를 두려워했습니다.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자신은 절대 진심으로도 흉내 내지 못할 2의 사랑 에너지가 그 아이의 시기의 마음을 콕콕 찔러 아프게 하는 건 아닐까요, 자기 외에 누구도 사랑하지 못할 것만 같은, 두려움이 그 아이에게 엄습했던 건 아닐까요.

그래서 그 아이는 2 에너지가 두려운 걸까요?


아니 아니, 그 아이는 또 2의 마음이 잘 보인다고도 말했어요. 친해지고 싶어 하는 마음, 다가오고 싶어 하는 마음, 그리고 그 행동들 이면에 자신을 사랑해 주길, 어마어마한 그 대가를 바라는 2의 마음이 두렵다고요. 그 대가가 나에겐 너무 직접적으로 느껴져, 그 아이가 웅얼거렸어요.


친한 척 그런 척 물질적인 것을 건네 주고, 얼마간의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어떻게든 해보겠지만, 진심으로 2가 원하는 사랑은 줄 수 없을 것 같다고요. 진실하지 못한 자신을 참아낼 수 있을까요, 그 아이가.


자신이 참으로 2의 면모를 지닌 사람이다, 느꼈던 그 아이가 아래 문구를 읽고 크게 공감을 합니다. 하지만 저 말들이 자신에게 진실한지, 곰곰이 생각하던 아이는 아, 4는 2의 에너지와 참 많이 다르구나, 깊이깊이 과연 저렇게 자신이 할 수 있을까, 언제나 대부분을, 자신도 저리 느끼고 행동했을까, 느껴보면, 아니더랍니다. 그 아이가 피식, 웃으며 얘기하네요, 언제나 나 자신이 먼저였어요.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을 거부하기가 어렵고 스스로는 감정이나 경험을 가지도록 허용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휩쓸리게 된다.

P182



다른 사람이 당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마음을 쓰지 말라.

모든 사람이 당신을 좋아하거나 항상 당신의 친구가 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들이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당신이 원하는 방식이 아닐 수도 있다.

P195-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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