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비, 10대와 생태적 삶을 노래하다
心虛則澄(심허즉비) 마음을 비우면 정신이 맑아지고
坐定則靜(좌정즉정) 바르게 앉으면 정신이 고요해진다
寡言希聽(과언희청) 말을 적게 하고 듣는 것도 적게 하여
存神保命(존신보명) 맑은 정신을 유지하고 목숨을 보존한다
委身寂然(위신적연) 몸은 고요한 상태로 놔두고
委心洞然(위심동연) 마음은 탁 트인 상태로 놔두고
委世混然(위세혼연) 세상은 태초의 상태로 놔두고
委事自然(위사자연) 일은 자연스러운 상태로 놔두어야 한다
諸病皆可醫(제병개가의) 여러 병들이야 고칠 수 있지만
惟俗不可醫(유속불가의) 속됨만은 고칠 수 없다
醫俗者唯有書(의속자유유서) 속됨을 없애는 것은 오직 독서뿐이다
惟讀書(유독서) 글 읽기는
有利而無害(유독서유리이무해) 이로움만 있을 뿐 해로움이 없다.
愛溪山(애계산) 산과 내를 사랑하는 것은
有利而無害(유리이무해) 이로움만 있을 뿐 해로움이 없다
玩花竹風月(완화죽풍월) 꽃과 대나무와 바람과 달을 감상하는 것은
有利而無害(유리이무해) 이로움만 있을 뿐 해로움이 없다
端坐靜默(단좌정묵) 단정히 앉아 고요히 묵념하는 것은
有利而無害(유리이무해) 이로움만 있을 뿐 해로움이 없다
-신흠, <야언(野言, 들녘의 노래)> 중에서
신흠의 이 글을 읽으니 어떤 생각이 드나요? 마음과 몸을 속되게 하지 않고 바르고 올곧게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지요? 일이나 공부가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끙끙대며 억지로 바로잡으려 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상태’로 두다 보면 언젠가는 깨달음이 생기지 않을까요?
나를 이롭게 하는 길에는 네 가지가 있다고 지은이는 말합니다. 나의 거친 행동과 말을 바로잡을 수 있는 ‘독서’가 그 첫 번째입니다. ‘산과 계곡을 사랑하는 일’이 두 번째, 꽃과 대나무, 바람과 달을 깊이 음미하는 일이 세 번째, 끝으로 단정히 앉아 명상하는 일이 네 번째입니다.
우리는 책을 왜 읽을까요? 책을 읽는 행위 자체는 겉으로 보았을 때는 침묵이 뒤따릅니다만 머릿속은 글을 쓰신 분의 생각과 체험을 부지런히 따라가게 됩니다. 글을 읽다가 내 마음에 꼭 맞는 구절이 있게 되면 ‘아’하고 감탄 소리가 나도 모르게 나오게 되지요. 혹은 본래 알고 있었던 생각들을 작가의 표현을 통해 다시 깨우치게 되는 일들도 생기곤 합니다. 책을 읽는 행위는 내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작가의 모범적인 삶을 내 마음에 되새기고 실천하기 위한 준비과정이기도 합니다. 나의 선한 의지를 다시 깨우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산과 계곡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주말이면 산과 계곡을 찾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떠들썩하고 분잡한 도시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내 몸을 힘들게 하면서까지 묵묵히 산을 오르며 주변의 경치, 새소리, 물소리를 경청하고 나무 그늘에서 쉬기도 하며 나무 냄새, 흙냄새를 맡다 보면 잠자고 있던 우리 내면의 순수함과 맑은 정신을 일깨워주기 때문이 아닐까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기는 봄입니다. 꽃과 대나무, 봄바람과 달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쁜 학교생활과 학원 생활에 쫓기다 보면 꽃이나 나무, 바람과 달을 눈여겨봐야지 하는 마음조차 없어지곤 합니다. 우리가 왜 이런 자연물을 마음에 두고 천천히 감상해야 하는 걸까요? 왜 우리는 평소 자연을 곁에 두고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주변이 밝아지기 시작하는 새벽, 별과 달이 뜨는 한밤중에 이들을 쳐다보고 있는 나의 마음은 어떤지요? 이름 모를 풀과 꽃, 나무들을 쳐다보고 있으면 나의 내면은 어떻게 달라지겠는지요?
책을 읽고 자연물을 사랑하며 감상하는 일의 가장 밑바탕에는 ‘지금 이 순간 내 삶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나는 세상에 왜 태어났는지’에 대한 물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것이 명상이 되었든 가벼운 산책이나 산행이든 존재의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스스로 묻고 답하며 길을 찾는 행위가 나를 이롭게 하며 주위 생명과 대자연을 아름답게 하는 길이자 지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신흠도 이런 점들을 고민하고 실천하고자 산중 생활을 기쁜 마음으로 자처한 건 아닐까요?
10대 생각
· 나에게 이로운 것은 독서이다. 지식을 얻을 수 있고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독서를 하면 머리가 맑아지고 나의 거친 행동과 말을 바로잡을 수 있다. 이제부터 마음을 비우고 바른 행동을 하기 위해 독서를 꾸준히 실천해야겠다.
·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은 몸과 마음에 전적으로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근본적인 요점을 찾아 일상의 일을 해결하고 ‘자연스러운 상태’에 젖어들 수 있는 요령을 찾아보야겠다고 생각했다.
· 적당한 운동과 독서가 가장 나에게 이로운 것 같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 독서와 일기 쓰기를 생활화해야겠다. 독서는 지식을 늘려주고 일기는 자기성찰에 이롭기 때문이다.
· 책 많이 읽기, 진로 생각하기, 운동하기, 밥 잘 먹기, 눈 건강 약 먹기, 행동 조심하기 등이 나에게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속됨을 없애려면 독서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음과 몸을 항상 바르게 가지고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우울하거나 생각이 복잡할 때 명상하는 시간을 가져 마음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일이 나에게 이롭고도 중요한 일인 것 같다.
· 어떤 일을 할 때 뜻대로 잘되지 않을 때는 여유를 갖고 기다렸다가 해야 됨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짜증이 날 때는 명상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 매일 10분 운동으로 체력을 키울 수 있어 건강에 이롭고 일주일에 한두 번씩 일기 쓰기 또한 그간의 내가 한 일에 대해 성찰할 수 있어서 이롭다.
· 나에게 이로운 일은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과 책 읽기 그리고 자연을 보호하는 일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밤에 일찍 자고 책을 많이 읽으며 자연에 더욱더 관심을 가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나를 돌아보는 물음
1.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2.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실천하기 위해 여러분은 어떤 노력을 기울인 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