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비, 10대와 생태적 삶을 노래하다
牛能於甫田(우능어보전) 소는 큰 밭도 잘 갈아
耕出多少穀(경출다소곡) 많은 곡식 가꿔 낸다네
無穀人何生(무곡인하생) 곡식이 없으면 사람이 어찌 살꼬
人命所自屬(인명소자속) 사람 목숨도 모두 여기 달렸지
又能馱重物(우능태중물) 게다가 무거운 짐까지 지니
以代人力蹙(이대인력축) 사람 힘 모자란 걸 대신해 주네
雖然名是牛(수연명시우) 비록 그 이름 소라 하지만
不可視賤畜(불가시천축) 하찮은 가축으로 봐선 안 되네
何忍食其肉(하인식기육) 어찌 차마 쇠고기를 먹어
要滿椰子腹(요만야자복) 이 조그만 배를 채우려 하리
可笑杜陵翁(가소두릉옹) 가소롭구나, 당나라 시인 두보는 열흘 굶다가
死日飽牛肉(사일포우육) 쇠고기 포식하고 세상 떴다지
-이규보, <단우육(斷牛肉)>
이번 시간에는 고려 중기 문장가이자 오늘날로 치면 국무총리를 지낸 이규보의 <쇠고기를 어이 먹으리[단우육(斷牛肉)]>라는 시를 함께 공부하고자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소는 우리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가족 같은 친숙한 동물입니다. 소의 크나큰 눈망울을 쳐다보고 있자면 참 순하고 순수한 동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경운기가 소의 일을 대신하고 있지만 시골에 가면 아직도 소를 이용해서 무거운 짐을 실어 달구지를 끈다든지 밭을 가는 모습을 간혹 볼 수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부모님께서 자식의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 소를 팔아서 대학 등록금을 대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인간에게 여러모로 유익한 가족 같은 소를 필요에 의해 팔거나 도살장으로 보내게 될 때는 참 마음이 안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요즘은 서구식 식습관으로 인해 소고기 한 마리를 키우고 먹기 위해 들어가는 사료라든지 물의 양이 엄청나게 소비되고 낭비가 심하다고 합니다. 사료는 못 사는 나라,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에 의해 길러지지만 정작 이 나라 사람들은 그 곡물을 먹지 못하고 수출을 한다고 하니 참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소의 트림에 의해 발생하는 메탄가스의 양은 극히 미미하며 공장식 축산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임을 《소고기를 위한 변론》의 저자 니콜렛 한 니먼은 과학적 근거와 실제 소를 키워본 체험을 통해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본래 오장육부가 채식에 맞게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내가 먹는 음식이 나의 몸과 마음, 생각을 형성한다고 합니다.
이제는 육식을 조금씩 줄여나가고 내가 손수 기른 채소와 과일, 곡류를 섭취해 나가는 양을 늘려간다면 환경도 살리고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도 살릴 수 있는 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10대 생각
· 소는 항상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육식을 하지 않는다면 맛있는 고기를 먹지 못해 아쉬울 수도 있지만 나를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고 동물을 아끼는 마음이 더 많이 생길 것 같다.
· 소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잘 먹으며 잘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골에 내려가면 가축 냄새가 싫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하찮은 가축이 아니라 고맙게 여길 동물이란 걸 알게 되어 조금 부끄러웠다. 또, 아무 생각 없이 소고기를 먹었었는데 앞으로는 ‘감사하며 먹어야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 시골에서 자주 봤던 가축이라, 시골에 계신 할머니가 생각나는 동물이다. 채식을 위주로 하는 삶을 산다면, 일단 몸의 노폐물도 적어지고 건강해질 것 같다. 마음도 몸이 좋아진 만큼 활기차고 긍정적으로 변할 듯싶다.
· 나에게 소란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육식보다 채식을 위주로 하는 삶을 산다면 나의 몸은 더욱 건강해지게 될 것이다. 소와 같은 동물들을 먹기 위해 사료와 물이 소비되지 않아 환경오염이 덜 될 것이고 자신이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는 행동을 했다고 생각되어 마음이 뿌듯해지고 정신도 더 건강해지게 될 것이다.
· 내가 몰랐던 환경오염의 원인을 바로 알고 그것을 줄여나가며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올바른 마음가짐을 갖게 되어 감사하다.
· 소는 우리의 짐도 대신 들어주고 곡식도 가꿔주어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결코 하찮지 않은 가족임을 느꼈다.
·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소를 접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전부 소를 아끼며 살진 않는 것 같다. 소는 옛날도 지금도 변함없이 사람들에게 좋은 것을 나눠주는 고마운 생물인 것 같다.
· 그동안 다른 동물들은 불쌍하다고 느낀 적이 많고 동물들을 소중히 대하자는 문구나 동물들을 위해 마스크 줄을 잘라 버리는 일은 자주 봤지만 소를 아끼는 일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나부터 조금씩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겠다는 계기가 되어 감사하다.
· 소는 친구 같은 동물이다. 우리를 대신해 소가 농사를 지어준 덕분에 곡실을 먹을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채식을 더 많이 하면 동물의 생명도 살리고 더 아낄 수 있을 것 같다.
· 소는 맛있는 동물로만 여겼는데 글을 읽어 보니 농업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던 소중한 존재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갑자기 소한테 너무 미안해지는 마음도 들고 양심이 조금 찔린다. 사람들이 소를 먹음으로써 가난한 나라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고 우리의 환경은 메탄가스로 인해 지구 온난화를 더 빠르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는데 알고 나니 우리 모두를 위해서라도 소를 덜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 나를 돌아보는 물음
1. 여러분에게 소라는 동물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2. 육식보다 채식을 위주로 하는 삶을 산다면 나의 몸과 마음, 정신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