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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자의 욕심은 하늘을 찌르고

우리 선비, 10대와 생태적 삶을 노래하다

by 은은



嗚呼復嗚呼(오호부오호) 어허 어허!

爲誰長潸然(수위산체연) 누굴 위해 눈물 흘리나?

再歌民亦勞(재가민역로) 백성들 괴로움 노래하며

悠悠望蒼天(유유망창천) 아득한 하늘 바라보네

雕楹刻桷事奢麗(조영각각사사려) 기둥 들보 아로새기며 사치 일삼는 동안

卒歲田家無短褐(졸세전가무단갈) 한 해 가도록 농가에는 거친 베옷 한 벌 없었지

可惜木石本無脛(가석목석본무경) 애석하다, 목석이야 본래 팔다리가 없다지만

哀哉蒼生皮有血(애재창생피유혈) 슬프도다, 백성에겐 피와 살이 있음이여!

剝皮浚血旣割骨(박피준혈기할골) 가죽 벗겨 피 빨고 뼈까지 도려내고도

侈欲靡靡不知歇(치욕미미부지헐) 가진 자의 욕심은 하늘을 찔러 그칠 줄을 모르누나

–김시습(1435~1493), <시대를 탄식하는 노래[오호가(嗚呼歌)]>



이번 시간에는 김시습의 <시대를 탄식하는 노래[오호가(嗚呼歌)>를 함께 공부해 보고자 합니다. 저는 이 시를 읽고는 사회지도층 혹은 기득권층에게 사회에 대한 책임이나 국민의 의무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란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위드 코로나’, ‘위드 인공지능’, ‘기후 위기’의 시대에 세계 각국의 시민들과 동식물, 자연이 이상기온으로 인한 산불, 홍수, 폭염으로 시름시름 앓거나 생명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인간의 탐욕과 자만, 겸손을 모르는 오만으로 비롯된 이러한 문명적 재난 상황에서 고통받는 것은 늘 사회적 약자와 동식물들임을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나부터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 가진 것은 별로 없어도 나눌 줄 아는 마음의 여유를 지니고 검소하고 소박한 삶의 추구, 절제, 친절, 봉사, 협력하는 삶을 실천해 나가보면 어떨런지요?


우리 선조들은 애물(愛物, 사물을 아끼고 사랑함)과 절용(節用, 물건 아껴쓰기)을 강조하고 실천해왔습니다. 얼마 전에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끝났는데요.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구의원, 시의원, 도의원을 뽑고 도지사, 시장, 국회의원, 대통령을 선출하였습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가장 윗자리에 계신 분들이 애물과 절용을 실천하고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국회의원 의석이 300석 가까이 되는데요. 이분들 한 사람에게 지출되는 세비(歲費, 국회의원의 보수로 매달 지급되는 수당 및 활동비)가 10여억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물론 국회의원을 돕는 보좌관들의 보수도 포함된 금액이긴 하지만요. 점심식사를 하러 갈 때면 가까운 거리에도 불구하고 까만색 고급 승용차들이 줄을 지어 서서 국회의원들을 모셔가려고 대기 중이라고 합니다.


가까운 거리는 보좌진과 동료 의원들과 담소도 나누고 국정을 얘기하면 걸어가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과연 지도층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잘 실천하고 있다면 환영하며 존경의 마음을 품게 될까요? 옛 선현들의 애물과 절용을 잘 실천하고 계시다며 박수를 치고 있을까요?


인도의 성자이자 간디의 비폭력 정신을 계승한 비노바 바베는 인도 전역을 도보로 걸으며 땅을 많이 가진 부유층들에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이들이 가진 토지의 1/6을 기부해 달라는 토지 헌납 운동을 벌였습니다.

재산이 많아야지만 사회에 공헌하고 기부와 나눔을 잘 실천하게 되는 것일까요? 우리도 유럽 선진국의 지도층처럼 자전거나 지하철을 타고 다니거나 최소한의 연봉, 혹은 봉사직으로 국민의 뜻을 대신하게 하면 어떨까요?


지위와 명예, 겉치레는 걷어 내고 진정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해 봉사하고 눈물 흘리며 두 손 잡아줄 줄 아는 정치인과 시대의 어른이 그리워지는 요즘입니다.


10대 생각


· 사람은 욕심이 끝도 없지만 그것을 절제하고 남의 것을 뺏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감사하다.


· 아동학대로 인해 어린 아이들이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일이 마음 아프다. 배려하고 나눔을 실천할 줄 알아야 다 같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며 소박한 삶을 실천해 나가야겠다.


· 힘들 때일수록 내가 먼저 약한 사람들을 돕고 나누고 봉사를 하며 살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어떠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 생각하고 성찰할 수 있었다.


·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집 밖에 잘 나가지 못하고 단체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집에 있는 시간과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이 더욱 늘어나게 되었다. 지구는 미래의 후손들에게도 물려주어야 하는 소중한 생명체이므로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 이 글을 보고 지구의 환경오염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 많은 학자들이 지구가 지금 위태롭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에 대한 과도한 개발과 낭비는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초래한 장본인이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편한 것, 불편한 것, 위험한 것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인간을 포함한 지구 생명 공동체이다. 지금이라도 이 상황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욕심을 줄여가며 지구를 돕고 인간을 돕는 것이 지구사랑의 첫발을 떼는 큰 시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김시습의 오호가는 과거든 현재든 적용된다는 점이 놀랍고 시대의 아픔을 잘 꿰뚫었다고 생각한다.


· 환경오염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서로 간의 신뢰가 낮은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서로를 의심하고, 헐뜯고, 싸우고... 서로의 입장을 조금만 이해하고 믿으며 욕심을 조금씩 버려 나간다면 충분히 웃으며 대화할 수 있을 것인데 그러질 못해 안타깝고 마음 아프다는 생각을 했다. 어쨌든 지구는 많은 생명체가 공존하는 집이라고도 볼 수 있다. 지구는 모두의 것이고, 사람이 함부로 소유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모두의 것이기에 배려하고 서로가 살 수 있도록 나눔, 돌봄을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모르겠지만, 분명 다른 생명체들도 우주적 질서와 조화에 따라 다른 생명체를 위한 배려라던가 희생, 헌신, 나눔을 어떠한 형태로든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몇몇 인간들의 추악한 인성으로 인해 사람뿐만 아니라 동식물도 죽어 나가고 지구도 망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 아프다. 지구 생명공동체를 배려하고 나눔과 돌봄을 실천하는 일은 당연한 것이며 이를 실천해야 미래에 나와 우리가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한 사람의 욕심으로 인해 여러 사람에게 피해가 가게 하는 일은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는데 함께 모으지 않고 이기적으로 혼자 참여하지 않는 것과 같다. 이로 인해 여러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 나눔과 돌봄을 실천하면 스스로가 뿌듯하기도 하고 누군가를 돕는다는 행위로 인해 나와 우리 모두의 행복이 시작되므로 그것을 실천하는 삶을 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나 하나의 잘못된 인식과 행동으로 인해 많은 사람, 식물, 동물, 무생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 이들을 배려하며 생활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 나를 돌아보는 물음

1. 우리 시대에 마음 아파할 일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그것에 대한 이유를 적어보세요.

2. 우리가 지구공동체 및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나눔과 봉사를 실천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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