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직무인가, 왜 이 회사인가, 왜 나인가
이번 글은 직전 글에서 이어진다. 3가지 WHY 중 마지막, "왜 나인가" 영역의 질문에 대해서 다루려고 한다.
직무와 회사 관련 질문도 중요하지만, 역시 기업에서 가장 꼼꼼하게 검증하려는 부분은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것일 것이다.
지원자에 대한 질문은 크게 핵심 역량과 성격/태도, 두 분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카테고리별 질문은 어떤 것이 있는지, 어떻게 답하면 좋을지 살펴보자.
질문 의도: 직무에 도움되는 경험과 역량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확인
답변 TIP: 본인이 생각했을 때 지원 직무에서 중요해 보이는 업무와 역량을 짚어주고, 자신이 그것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인 것을 사례와 함께 피력한다.
(예시)
"제가 생각했을 때 이 직무에서는 광고 캠페인 기획과 실행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 회사에서 소셜 콘텐츠 기획을 담당하며, 캠페인 아이디어 기획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톤 앤 매너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후 고객 반응이 좋았던 기획 사례 설명)"
이미 이력서에 그 직무와 관련된 경험과 역량을 녹여냈겠지만, 면접에서 모든 것을 이야기하기란 어려우므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골라 답변한다.
※ 이전 글 "첫 경력직 이력서를 작성하며 기억해야 할 7가지" 중 '1. 공고와 경험 매칭 시키기' 참고
https://brunch.co.kr/@nowhan/11
질문 의도: 예전에 하던 일이 우리 회사 직무와 연관 있는지, 관련이 없더라도 도움이 되는 경험일지 확인
답변 TIP: 지원하는 직무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업무들을 강조하여 답변한다. 직접적인 업무 경험이면 가장 좋고, 없다면 회사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업무 위주로 소개한다.
이때 주요 업무들의 비중을 함께 알려준다면 면접관의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체계적인 사람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예시)
"저는 주로 A, B, C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제 전체 일에서 A는 대략 50%, 나머지 B, C가 각각 30%, 20% 정도 차지했었습니다. (이후 각 업무 상술)"
질문 의도: 지원자가 업무 하는 방식, 강점 확인
답변 TIP: 본인이 기여한 바가 잘 나타나면서, 실적이 좋았던 프로젝트를 이야기한다. 본인이 참여함으로써 과정이나 결과물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질문에서는 많은 주니어들이 뭔가 거창한 성과를 이야기해야 될 것 같다는 압박을 느낀다. 하지만 다행히(?) 3년 차 이하는 아직 주니어이므로 면접관 입장에서도 엄청난 것을 잘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맡은 영역에서 얼마나 성과 창출을 위해 노력했는지,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강점이 무엇인지 확인하려 할 뿐.
그러므로 너무 큰 부담을 갖지 말고, 자신이 어떤 부분에서 기여했는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일을 잘 선택해 답변해 보자.
질문 의도: 스트레스 상황에서 어떻게 문제 해결하는지, 책임감은 어떤지 확인
답변 TIP: 회사 생활을 하면서 직면했던 어려움을 설명하고, 어떻게 극복했으며 결과는 어땠는지 솔직하게 답변한다.
대개 주니어들이 겪는, 선배 직장인들이 공감할만한 어려움은 아래와 같은 내용들이 있다.
연차가 낮아 유관부서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힘들었다
분석을 단시간 내에 깊이 있게 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때 극복하는 과정은 회사에서 상식적으로 통할 법한 내용이어야 한다. 다른 부서 사람들과 친밀감을 형성해서 정보를 얻어냈다거나, 예전에 선배들이 해 놓았던 매출 분석을 보고 연구해서 실력을 키웠다거나.
해결 방식이 지나치게 수동적인 것("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렸더니 괜찮아졌다"),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것("유관 부서 담당자가 회신이 없어서, 바로 그 팀 팀장에게 컴플레인했다")은 안 된다. 수동적인 사람이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은 잘 원하지 않기 때문.
질문 의도: 자기 객관화가 어느 정도 되어 있는 사람인지 파악.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 있지 않다면, 장점 극대화와 단점 개선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답변 TIP: 본인이 생각하는 장단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이때 실제로 직장에서 업무를 함께 했던 주변 동료들에게서 들었던 코멘트를 인용하면 더욱 좋다. 내용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단점의 경우, 그로 인해 겪었던 힘든 일과 본인이 어떤 방식으로 보완하려고 하는지 그 노력을 함께 말해주는 것이 좋다.
(예시)
"저의 단점은 예스맨이라는 것입니다. 연차가 낮은 것도 있지만, 성격이 좋다는 평판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 업무 도움 요청을 쉽게 거절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언젠가 한 번은 야근이 너무 많아 각 업무에 쏟는 시간을 확인해봤더니, 타 부서 일들을 처리하느라 제 일을 못하고 있는 상황을 발견했습니다.
그때부터는 제 매니저에게 도움을 받아, 정말 제가 도움을 드려야 하는 일이 아닌 일들은 최대한 거절하고 있습니다."
또한 단점으로 회사생활이나 업무에 치명적인 것, 그리고 개선할 수 없는 것은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회사는 단체 생활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저는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해서는 안될 말이다. 또한, 영업직에 지원했는데 "저는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못합니다"라고 하는 것도 결격 사유가 되기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단점인 척하는 장점'을 내세우지는 말 것("저는 완벽주의자입니다"). 본인에 대한 성찰이 없어 보일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매력이 없어 보인다.
질문 의도: 회사에 오게 된다면, 직속 상사와 잘 지낼 수 있을 것인가를 판단
답변 TIP: 아직 당신은 함께 일하게 될 직속 상사가 어떤 성향인지 모른다. 따라서 이 상황에서 실제로 본인과 잘 맞지 않는 상사 타입을 말하기에는 좀 위험하다.
그래서 본인과 정말로 잘 맞지 않았던 상사 특징을 들기보다는, 일단은 '보편적으로 그 누구와도 잘 맞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이야기하자.
예를 들면, 본인이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일이라면 절대 협조하지 않아 늘 업무에 차질을 빚었던 상사, 나이와 성별에 대해 차별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던 상사와 잘 맞지 않았다고 하면, 지원자의 자질을 의심할 일은 없을 것이다.
"실제로 안 맞는 사람 특징을 이야기하고, 그런 사람과 일하는 것을 피하는 게 좋지 않나요?"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보다는 직무를 보고 이직할지 판단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인사 이동은 늘 있기 때문에, 이직하고 나서 바로 얼마 뒤 잘 맞지 않는 상사와 헤어지는 행운(!)이 올 수도.
질문 의도: 지원한 직무의 업무 환경과 선호하는 환경이 일치하는지 확인
답변 TIP: 회사마다, 직무마다 놓여있는 환경이 다르다. 규칙적이고 정해진 업무만 잘 수행하면 되는지, 다이내믹하게 변화하는 환경에 끊임없이 적응해야 하는 곳인지 사전 조사를 통해 먼저 확인한 후, 그에 맞추어 답변하면 된다.
또, 그 회사에 입사한다면 필연적으로 겪어야만 하는 일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예를 들어 외국계 회사는 시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저녁이나 밤에 콘퍼런스 콜이 잡히는 경우가 있는데, 9-6시 이외에는 절대 일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곤란할 수 있다.
질문 의도: 주도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인가, 빨리 퇴사하지 않을 사람인가 확인
답변 TIP: 흔히 아는 것처럼 동기는 외적과 내적으로 나뉜다. 외적 동기는 말 그대로 동기가 외부에서 기인하는 것이고, 내적 동기는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외부 환경과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가를 보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적 동기 위주로 답변하는 것이 좋다.
특히 동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열악한 외부 환경에 놓여 있었으나, 내적 동기를 통해 극복한 사례가 있으면 좋다.
예를 들어 승진 대상자에게 고과 점수를 몰아주는 관행 때문에 낮은 고과를 받아서 의욕이 떨어졌었는데, 특정 업무 영역에서 성장하고 싶어 더 많은 프로젝트에 지원해서 일했다고 한다면, 주도적으로 성장을 모색하는 인재처럼 보일 것이다.
질문 의도: 조직에서 다른 사람과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사람인지 확인
답변 TIP: "추진력 있는 사람", "늘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 등 간결하게 한 마디로 정리해서 답변한다. 어떤 상황에서 이런 코멘트를 실제로 들은 적이 있었는지 예시도 이야기해주면 좋다. 면접관 입장에서 기억하기 쉽게 별명을 언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럼 단점은 뭐라고 할까요?"라고 추가 질문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앞서 나왔던 성격의 장/단점 질문에서처럼, 어떻게 단점을 극복하고 있는지 함께 얘기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질문 의도: 면접관을 설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부여
답변 TIP: 본인에 대해 마지막으로 영업할 수 있는 기회이므로, 하고 싶은 말이 없다고 하면 절대 안 된다. 아래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 존재감을 한 번 더 각인시키는 것을 추천한다.
1) 면접 중에 본인이 생각하기에 충분히 답변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질문에 대해서 부연 설명한다.
"아까 OO에 대해 질문 주셨는데, 제 답변이 충분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대해 추가적으로 말씀드려 될까요?"라고 운을 띄운 뒤 얘기하면 된다.
2) “아직 저에 대해 남아 있는 의문이 있으실까요?”라고 질문해본다. 면접관은 남아 있던 의구심을 얘기할 것이고, 이에 대해 답변하면 된다.
이렇게 두 개의 글에 걸쳐 면접 질문들을 알아보았다. 실제 면접에서 나오는 모든 질문을 담은 것은 당연히 아니다. 하지만 다른 질문이 나왔더라도, 글에서 반복적으로 본 것처럼 먼저 그 질문 의도를 짐작해보자. 그러면 어떻게 답변할지 갈피를 잡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면접에 들어가기 전 확실하게 정립해야 할 3가지 WHY를 다시 한번 강조하며 이 글을 마친다.
"왜 이 직무인가, 왜 이 회사인가, 왜 나인가."
※Image source (이미지 출처)
Cover(커버): https://bit.ly/37jVWVB
*영문 사이트에서 가져온 이미지이기에 영문 안내를 함께 표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