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지 않다고 용기 있는 게 아니다
“용기란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도 해내는 것이다.”
22살, 입대 후 훈련소 생활 적응은 쉽지 않았다. 어제까지 자유로운 대학생의 삶에서 단 하루아침에 군인이 되었다. 이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와 상실감이 나를 짓눌렀다. 마음이 흔들린 데다가 감기몸살까지 겹쳐 더욱 힘들었다. 그리고 어느 날, 야간 행군 일정이 다가왔다.
너무나 두려웠다. 단순히 ‘할 수 있다’고 되뇌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내 안에서 스스로 용기의 불씨를 지피기엔 힘이 모자랐다.
그 순간, 나는 대학 시절 마음에 새겼던 문장을 수양록에 적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용기란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도 해내는 것이다.” 그때 이 문장은 내게 동기부여가 되었고, 스스로를 버티게 해 주었다. 단 한 문장이 이렇게나 강력할 수 있을까 싶었다.
나는 그 이후 면접이나 큰 행사를 앞두거나 중요한 시험을 치를 때마다 이 문장을 떠올렸다. 그때마다 두려움을 조금씩 이겨냈다.
나의 20대를 버티게 해 준 이 문장이 누가 할 말인지 그 출처가 늘 궁금했다. 어디선가 우연히 발견하고 메모해 두었던 것뿐이었다.
그러다 최근에서야 검색의 검색 끝에 원문을 찾았다.
“Courage is resistance to fear, mastery of - not absence of fear.”
(용기란 두려움에 저항하는 것이며,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이 문장은 마크 트웨인의 소설 '퍼드헤드 윌슨의 비극' 속 주인공이 달력에 남긴 격언이었다.
다시 생각해 보았다. 두려움은 인간이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마크 트웨인은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마주하고 극복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결국 두렵고, 걱정스럽고, 불안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도전이다.
처음 두려움이 밀려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다. 나 역시 그랬다.
‘왜 나는 이렇게 불안할까?’
‘나는 왜 더 단단하지 못할까?’
나는 스스로를 탓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두려움은 부끄러워할 감정이 아니었다. 오히려 당연한 감정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사실을 몰라서 더욱 위축되었던 것이다.
그동안 나는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 이미 ‘겁쟁이’라고 착각했고, 그래서 스스로 힘을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문장은 내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두려워도 괜찮아.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내는 게 용기야.”
그 순간 나는 위로받았다. 그리고 한 가지를 깨달았다.
처음부터 용감한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걸을.
용기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었다.
‘이제 나는 해내기만 하면 된다.’
나는 마크 트웨인에게 감사한다.
이 문장 하나로 나는 20대를 버텼고, 지금도 두려움을 이겨내고 있다.
두려움이 많았던 나에게 이 문장은 용기가 무엇인지 다시 정의해 주었다. 나에게 용기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주었다. 그리고 나는 그 손을 잡고 성장해 왔다.
이 문장은 특별한 단어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하지만 단어가 어떤 메시지를 담느냐에 따라, 누군가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될 수 있다.
인생을 이끌어가는 당신의 문장을 가지고 있는가?
나도 그런 문장을 쓰고 싶다. 내가 이 문장에서 힘을 얻었듯, 나 또한 누군가에게 용기가 되는 글을 남기고 싶다.
꼭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나 자신을 이끄는 문장부터 써보려고 한다.
그리고 당신도 그런 문장을 찾아보길 바란다.
그 문장이 우리를 두려움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게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