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Prologue

Saturday Night's Mistery Club

by NoZam

"자.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1시 정각.

오늘의 인디언스 수업은 이렇게 끝났다.


"다 같이 점심이나 먹고 헤어지자고~"

인디언스 강좌를 진행하는 M은 두툼한 갈색 가죽 가방을 들고 강의실을 나서며 말을 했다.

딱히 누구에게랄 것도 없는 말이었고, 함께 수업을 들은 18명의 21기 인디언스들은 다 같이 몰려 나갔다.

심산스쿨 바로 앞에 있는 서강 갈비에서 삼겹살과 함께 소주를 주고받은 후, 바쁜 사람은 먼저 자리를 뜨고, 나머지는 다시 길 건너에 있는 호프집으로 옮겨 대낮부터 맥주잔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숙제를 꼬박꼬박 낸다면 말이지. 그 걸로도 책 한 권 낼 가능성이 있는 거라니까..."

M은 안경 너머로 날카롭게 눈을 빛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시 말하자면, 만일 여러분들이 숙제를 제대로 내지 못한다면 이생에서는 책 내는 것이 불가능한 거야. 그냥 다음 생에는 어떻게 한 권 낼까 모르겠지만 말이지."


벌써 밖은 어둡고, 호프집에는 제법 많은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M은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다. 밤 열 시를 넘기고 있었다.

"자, 난 다음 약속이 있어서 이만 일어날게. 다들 다음 수업 때 보자고."

"네, 그럼 안녕히 가세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21기 인디언스들의 인사를 받으며 M은 호프집을 나섰다.


차에 올라타서 시동을 걸며 생각해보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받은 맥주 한 잔, 그리고 한 잔을 더 마셨던가? 그나마 마신지 네댓 시간이 지났으니 운전하는 데에는 문제 될 것 같지 않았다.

M은 핸드폰을 열고 전화를 했다.

"W! 나 지금 간다."

"네, 빨리 오세요. 다들 왔어요."

토요일 밤이다. 신촌 거리에서 홍대 앞까지... 짧은 거리지만 차량 흐름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골목길에 겨우 차를 세우고 M은 뛰었다.

이 모임, SNIC의 원칙은 딱 하나다. 지각 금지!

무조건 약속 시간에 도착해야만 한다. 단 한 명이라도 지각을 하면 그 날의 모임은 자동 취소된다.

토요일, 그 황금 같은 주말 밤의 매출을 포기하고 한 달에 한 번씩 SNIC가 키키봉에서 열린다.


저 앞에 보이는 키키봉의 간판 불은 꺼져있고, 문은 굳게 닫혀있다. 오늘도 키키봉에서의 SNIC는 시작되는 것이다.

M은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10시 58분, 겨우 시간 맞춰왔다. 다행이다.

문을 두드리니 안에서 W의 목소리가 들린다.

"오늘은 장사 안 합니다. 죄송합니다."

“나야. M”

잠시 후 문이 열리며 W의 하얀 뿔테 안경이 보인다.

"오늘 모임 취소되는 줄 알았습니다."

W는 피식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