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래."
'원래' 라는 말을 검색해 봤다. 그중에 어느 지식인의 질문이 눈에 띄었다. 원래 연애가 이런가요?
이 질문을 하는 사람은 이미 그 사람에게서 반쯤 멀어졌을 거라고 무식한 추측을 해본다. ‘원래 연애는 이런가요?’라는 질문 속에는 ‘원래 연애는 이렇게 힘든 건가요? 복잡한건가요?’와 같은 부정적인 의미가 짙게 배어 있을지도 모른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 질문만 봤을 때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혹은 그럴지도 모른다.)
어느 날 누군가가 나에게 일을 가르쳐주면서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이건 왜 이렇게 해야 되나요?" 라고 물었는데 "이건 원래 그래." 라는 허무한 답변만이 이 상황을 설득시킬 수 있었다.
대부분의 것들은 마치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원래'라는 두 글자에 묻혀버렸다. 길고 긴 시간과 어떤 이의 노력이 생략되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은 무표정의 무미건조한 말뿐이었다.
상사들은 아랫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이유를 요구한다. 그들은 자신을 설득시킬 수 있는 화려한 수식어와 문장들을 나열해야만 수긍을 하곤 한다. 처음에 했던 그 허무한 말이 모든 과정을 허무하게 만든다는 것은 아무도 모른다.
"그냥 그래..."
2016년, 어느 날의 나의 메모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