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NA Apr 10. 2017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의 꽃을 만나는 것에 대해서


 요새 집을 나설 때 10분씩 일찍 출발하곤 한다.

아파트 정문에서부터 반기는 벚꽃들을 카메라에 담지 않고는 도저히 걸음을 옮길 수가 없다.

사진을 잘 찍는 것도, 잘 보정하는 것도 아니지만,

곧 있으면 떨어져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는 이 꽃들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

핸드폰을, 새로 산 중고 DSLR을 꺼내본다.






분명 저번 주까지도 필 기미가 없었는데 하루아침에 만개한 게 너무 신기해서 유치하게도 볼을 꼬집어 보았다.

역시 내가 체감하고 있지 않는 동안에도 시간이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다.







흰색부터 연한 분홍색, 분홍색

같은 벚꽃 나무인데 피는 꽃의 색이 조금씩 다른 것도 너무 신기하다.





그냥 손잡고 벚꽃길을 걷고 싶어서 밤에 여의도로 나섰다.

눈으로만 봐야지 라고 다짐했는데 어느새 핸드폰을 꺼내 카메라를 켜고 있다.

밤 벚꽃은 감성이 잔뜩 묻어나게 색감 보정을 해본다.


같은 사진을 이런 색감으로 보정해보고, 저런 색감으로도 해보고





한강 공원을 감싸고 있는 벚꽃
국회의사당 안에 있던 벚꽃



그리고 집으로 걸음을 돌리니 엄청난 장면이 기다리고 있었다.


가로등과 어우러진 벚꽃에 마음이 뺏긴다.






사실 지난달에 홍매화를 담으러 봉은사에 다녀왔었다.

오려다가 오지 않은 봄 날씨 덕분에 홍매화가 딱 한 그루에 피어있었고 

그 주위는 대포 카메라를 든 전문가들, 셀카봉을 든 나들이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엽서로 만들면 좋을 것 같은 느낌으로 풍경을 담았다.





그리고 주말에는 부천 진달래 축제에 다녀왔다.

보라색 진달래 사이에 분홍 진달래가 섞여있는게 너무 예쁘다.




그리고 옆에 조그맣게 개나리도 피었다.



다발로 받아도 예쁘고

말려서 와인병에 꽃아도 예쁜데

사방에 피어있으니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다.




멜랑꼴리 하게도 이 왔다.






매거진의 이전글 갓 구운 토스트랑 먹는 와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