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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A Nov 19. 2017

단풍국의 가을이 끝났다.

늦었지만, 몇 장의 단풍 사진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내려 '레인 쿠버'라고 불리는

밴쿠버의 보통 날씨가 시작되고,

거리의 단풍들이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언제 햇빛이 따사로운 날이 있었냐는 듯이 

비바람이 불고 쌀쌀한 날씨에 스웨터에 패딩까지 꺼내 입었다.

정말 가을이 끝났나 보다.









가을의 시작은 정말 갑작스러웠다.

어느 날 길을 걷다 주위를 둘러보니,

예고도 없이 거리의 나무들이 색색깔로 물들어 있었다.







바닥에 떨어진 단풍들을 밟으면서 걷는데,

디뮤지엄에서 올초에 했던 '파리지앵의 산책'전시가 생각났다.

파리 신사들은 산책을 할 때 다양한 모양의 지팡이를 챙겨 도시 산책가가 됐다고 하는데,

나는 장바구니가 2개나 든 배낭을 챙겼다.




이 날은 시프트가 없는 오프날이라,

조금 멀리 있는 마트까지 걸어서 장을 보러 가는 길이었다.










어느 하루, 일을 가기 전 남는 시간에

혼자 단풍 구경을 나섰다.


매년 가을 엄청난 장관의 메이플 로드 를 보여준다는

캐나다의 주립공원들을 관광할 여유는 안됐지만,

버스를 타고 블로그에서 본 단풍 명소를 놀러 갈 낭만은 있었다.









어느 가을 하루,

단풍이랑 나만 있었다.











딱히 약속도 없는 평범한 날에,

사랑하는 사람들은 시차가 16시간이나 나는 곳에 있는데,

모든 거리가 엄청 감성적이다.







이런 걸 보고,

캐나다 특유의 여유와 낭만이라고 하나 보다.













가을이어서 연애를 하고,
겨울이어서 사랑을 하고,

봄이어서 껴안는다.


어느 책에선가 본 구절인데,

문장이 마무리가 잘 되지 않는다.



>> 밴쿠버 사진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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