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언니네 닭장을 털었어요.
언니네 닭들은
시골 마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렇고 그런 닭들이 아니에요.
신기하게 생긴
녀석들이 낳은 알은
어미닭만큼이나 뭔가
묘한 빛깔이네요.
어릴 적 추억이 돋아
달걀밥을 지어보았어요.
톡톡 조심스럽게
한쪽을 깨뜨려 속을 비워내고
불려둔 쌀과 물을 넣어요.
포일로 뚜껑을 덮고
숯불에 올려 밥을 지어요.
보글보글 밥이 익어요.
작은 계란솥에
밥물이 넘쳐오르고
누룽지 냄새가 솔솔 풍길 때쯤
한 알씩 삶은 계란을 까먹듯
밥을 까먹어요.
맛이 어떠냐고요?
이건 전기밥솥이나
햇반으론 절~~대 낼 수 없는
맛이 납니다.
바로
유년의 맛
추억의 맛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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