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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보 Aug 22. 2019

도강

     

도강



강 건너 불빛에 네가 마음 흔들리면

아직 강을 건너온 것이 아니다

노 저어온 악착같은 힘줄은 결의에 가득 차고

돌린 등, 숨을 참아 앞으로만 쏠려갔지만

어디 삶이란 게

발걸음으로만, 등으로만, 되는 것이던가

가슴의 숯불은 여전히 꺼지지 않아,

피어오른 연기에 시린 눈망울은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지난 자리를 맴도는데

그 흔적에서 열꽃은 몸을 숨겨 피어나는데 

겨울은 갔는가 하면 또 와있고

바랄 수 없는 봄은 짧기만 하다

앞으로 나아간다는 건

얼마나 잦은 뒷걸음질 속에서

밤을 새워 찍어낸 옹이 자국인지,

잡아당기는 뒤를 

달래며 나아가는 느린 보행인지,

강 건너 불빛에 마음이 흔들리면

아직 강을 건너온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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