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각쏟기 Apr 22. 2024

기업, '태도'가 경쟁력이다.

중국에서 느끼는 한국 기업의 '갑질'

조금 도발적인 글을 쓰려고 합니다.

중국에서 다년간 느꼈던 한국기업에 대한 개인적 경험을 적어봅니다.


K-POP, K-Culture, K-Food 등 수많은 K시리즈들을 접하면서 소위 말하는 '국뽕'이 차오를 때가 있습니다. 특히 외국에서 생활하는 분들은 한국문화 성장이 더욱 자랑스럽게 느껴지죠.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우린 이미 당신 나라와는 다른 선진국민이라는 자긍심을 갖을지도 모릅니다. 


최근 많은 외국기업들이 중국에서 철수했습니다.

더 이상의 차이나 드림은 없다는 판단과 함께, 지속되는 중국정부의 자국위주의 정책들이 외국인들을 밀어내고 있죠. 한국기업들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한국언론에서 연일 보도하는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겠죠. 그렇다고 모든 기업이 다 떠난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현지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업들도 적지 않죠. 


이런 기업들은 초기 한중교역(1992년 수교)이 시작되는 시기부터 또는 중국의 호황기에 맞춰서 들어온 꽤 오랜 시간을 중국에서 '적응'한 기업들이 있습니다. 충분히 그런 시간을 겪기도 했으니 이미 '적응'을 했을 것입니다. 

제가 '적응'이란 단어를 특별히 강조한 이유는 기업이 한 문화로 편입되어 그 문화를 배우고 그 속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과정 속에는 많은 단계적 이해를 필요로 하는데, 그 과정과 해석에 있어서 굉장히 주관적인 평가를 내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난 이미 적응했어'라는 표현이 '자기 생각뿐'일 수 있다는 거죠. 


며칠 전 중국 산동 쪽의 한도시에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협업을 통해 진행하는 공장 사무동 공간설계 프로젝트인데 경쟁입찰을 위해 중국에 있는 몇 군데의 한국업체들을 불러서 현장설명회를 진행했습니다. 참여를 해보니 저희는 상해에서 출발을 하였고, 북경에서도 오고, 대부분 타지에서 오신 분들이었죠.

미팅은 오후 1시. 미팅이 시작하자 몇 분의 회사담장자(한족)가 들어오더니 설명을 하기 시작합니다. 내용은 이미 배포된 내용을 설명하는 정도였죠. 그러고는 갑자기 조금 지위가 높으신 중국분이 들어오시더니 문서에 대한 내용을 우리들에게 전달했고, 중간에 전화를 받더니 갑자기 나가버리는 겁니다. 얼마 시간이 지나 다시 들어와서 이어서 설명을 하긴 했지만, 조금 황당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죠. 이 미팅은 무슨 이유 때문이지 모르지만 한국인들 불러놓고 중국어로 설명회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더니 한국인 담당자는 현장을 돌아볼 때 동행하시면서 한국어로 잠시 설명을 하시더군요. 


회의는 준비도 안되어 있었고, 참여자들을 위한 그 흔한 물병하나 준비되지 않고, 그 먼 거리를 온 사람들한테 식사를 했냐는 빈말도 없더군요. 한국인 회사를 불러놓고 굳이 중국어로 설명하는 것도 이해 안 되고... 회의를 하면서 본인들 소개도 제대로 하지 않고... 

갑질을 당했다고 생각해 보니 계속 못마땅한 생각이 하루종일 들었습니다.


전 중국에서 이미 20여 년을 넘게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회사에서 중국고객들을 대상으로 꽤 오랫동안 일을 해왔죠. 

한국분들은 중국에 와서 중국인들 못마땅한 점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중국은 이렇다 저렇다. 중국인들과 비즈니스는 못해먹겠다. 물론 저 또한 중국인들의 비성숙한 모습들을 많이 봐왔기에 무작정 중국인들을 두둔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중국인회사와 교류를 하다 보면 앞서 말한 '갑질'이란 느낌은 덜 듭니다. 물론 제가 외국인이라 이들이 대하는 태도가 다를 수 있다는 가정을 해보면서도, 그 문화 속에서 느끼는 사람 사는 '인정'은 오히려 중국문화에서 더 느낀다면 제 말이 과장된 것일까요? 

(물론 지위에 따른 중국내국인들 사이의 갑질은 더 심할 수도 있지만, 이 이야기는 별개로 하겠습니다.)


같이 일을 하거나 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 

너무 아쉽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 그 기업의 브랜드이기 때문이죠.


유튜브에 보이는 온갖 국뽕영상에 취해서 우리가 정이 있고 친절한 대한민국이라는 착각에 앞서 K-Culture의 도약에 맞는 진정한 선진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가를 한번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현지에서 행해지는 한국기업들의 '갑질'의 모습이 과연  K-Culture에 걸맞은 모습인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죠. (제가 언급한 예 말고도 수많은 예시들이 있습니다.)


기업의 임직원들은 출장비 영수증 하나 더 챙기려고 눈을 부릅뜨면서, 협력업체들의 시간과 비용은 아무렇지도 않을까요? 아니, 비즈니스의 풍토가 그렇다고 백번 인정하더라도. 중국에서 그렇게 비난하는 중국인 기업들 보다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뭔가 선진문화에서 온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을까요? 


이렇든 저렇든 일하나 받아서 돈 벌면 다 된다는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 번의 비슷한 경험을 해 보면서, 왜 한국기업들은 이런 모습에서 탈피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들어 한번 적어봤습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시는 재중국 기업임원분들은 한번 생각을 해보셨으면 합니다. 


'태도'는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자세일 뿐이죠.

사람을 대하는 자세가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입니다. 


그 나라에 가면 그 나라의 풍습과 문화를 배우고 익혀 현지인들과 동화되어야 제대로 된 비즈니스를 할 수 있습니다. 좋은 것은 배우고 잘못된 것은 버리는 판단을 겸해야 하겠죠. 점차 글로벌화되고 SNS에 온갖 것들이 드러나는 이 시대에 있어 마케팅은 더 이상 '잘 보이기'위한 포장으로 멈춰서는 안 됩니다. 

한 기업의 진실된 내적성장이 외부에 알려졌을 때 마케팅 효과가 더욱 강하게 일어날 수 있죠.

그래서 기업의 이념, 철학을 이야기합니다.


회사 벽에 써놓은 좋은 문구 하나보다도 고객에게 전달되는 '진정성'이 더욱 힘을 갖는 시대입니다.

그 시작은 같이 일을 하는 임직원들부터 시작되며 동시에 같이 협력하는 협력사들을 통해 먼저 평가됩니다.


어려운 시대 진정한 회사의 발전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네요.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2024 대한민국 총선, in Shanghai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