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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고 싶은 날, 카페로 숨어들어갔다.

다시, 나를 위한 공간을 만들다

by 미아취향


일상에서 지치고 힘들 때, 오직 나를 위한 작은 공간이 있었다. 복잡한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숨을 돌릴 수 있는 곳, 다행히도 그런 공간이 나에게 있었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힘들고 고단한 순간을 만나게 된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일상에서 나를 잃어가는 기분이 들 때, 작은 탈출구를 찾고 싶었다. 나에게 그 탈출구는 회사 근처, 작은 카페였다.


IMG_0607.JPG 청담동 단골카페



사무실 탈출! 쉼표 찍는 시간

회사 생활에서 여기저기 치이고, 일과 사람 사이에서 지친 날이면 저는 단골 카페로 향했다. 동료들이 저녁 식사를 할 때면 저는 혼자 사무실을 슬쩍 빠져나와 카페로 향한다. 카페에서도 가장 구석지고 작은 자리에 앉아 사장님이 내어주는 달콤한 크림 커피를 마시곤 했었다. 커피 한 모금과 함께 입안에 퍼지는 부드러운 크림은 하루의 피로를 씻어주는 마법 같았따. 작은 파운드케이크와 커피를 앞에 두고 휴대폰조차 보지 않은 채 가만히 그 순간을 누리는 그 순간, 하루가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회사에서의 나와 달리, 카페에 홀로 앉아 있으면 점점 잊어가던 나의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가끔 동료들이 저녁 커피를 사러 왔다가도 구석에 숨어 있는 저를 발견하지 못할 때의 짜릿함이란! 짧은 시간이었지만,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다시 나를 세우는 시간이었다.



단골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는 유독 맛있었다. 정확히 무슨 맛이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해도, 그때의 내 모습과 감정은 여전히 선명하다. 거기에다가 사장님의 따뜻한 환대까지 더해져, 공간이 큰 위로가 되었다. 이곳에서 저는 수없이 구겨진 마음을 다시 펴고 하루를 버텨낼 힘을 얻기도 했다. 말 그대로 회사생활에 찌든 나에게 숨구멍이 되어준 소중한 공간이었다.



IMG_0532.JPG 힘이 되는 든든한 한끼



일개미에서 베짱이가 되는 순간

회사를 몇 번 이직해도 저는 늘 단골 카페를 찾았다. 초년생 시절을 지나 경력이 쌓이면서 책상 위에 테이크아웃 커피 잔이 쌓여갔지만, 마음을 담아 마시는 커피는 언제나 그 숨구멍 같은 카페에서만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회사에서는 일개미처럼 일하다가도 카페에 들어서면 잠시 베짱이가 되어 여유롭게 나 자신을 마주한다. 아무도 찾지 못하는 카페의 작은 공간에서 보내는 짜릿한 순간은 다시 나를 세우고 지켜주는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이었다. 여전히 기억 속에 선명한 청담동의 한 골목 카페, 마지막 출근 날 사장님은 제가 좋아하는 커피와 샌드위치, 여러 디저트를 한 상 차려 주시며 응원해주셨다. 어쩌면 커피보다 더 큰 힘을 준 것은 그 따뜻한 마음과 공간의 분위기였을지도 모르겠다.



답답하고 힘든 날, 커피 한 잔이면 마음의 여유를 되찾았다. 커피와 함께하는 따뜻한 이야기는 오늘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되어준다.







당신에게도 힘들 때 숨어 들어가 지친 마음을 충전할 수 있는,

나만 아는 작은 공간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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