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다. 기억이 나지 않아요.

독서기록 왜 하는데요?

by 미아취향



도서관에서 신나게 책 몇 권을 빌려서 기숙사로 왔다. 대학생인 나는 요시모토 바나나와 에쿠니 가오리와 같이 일본 작가들의 책을 즐겨 읽었다. 학교 도서관에 있는 이들의 책은 모조리 다 읽고 싶어서 왕창 빌려서 읽고 또 빌려 읽었다. 읽다 보니 이상하다. 왠지 익숙한 문장이고 알고 있던 이야기 같다. 도서관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내가 빌린 책 목록을 봤더니, 몇 달 전에 빌려 읽었던 책이었다. 똑같은 책을 아무렇지 않게 처음 읽는 책처럼 빌려서 읽고 있었다. 같은 작가의 책이라 흐름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책을 사서 읽으면 위와 같은 경험은 자주 겪지 않는다. 읽고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내 책장에 흔적도 없어서 생기는 일이었다. 완독을 하지 않고 반납을 한 적도 많은데 이 또한 얼마큼 읽고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때도 많다. 어디 이뿐인가. 다 읽었다 하더라도 무슨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지 모를 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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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충격이 오가고 난 후에 간단히 라도 기록하기로 결심했다. 읽었던 책 제목과 저자, 읽은 날짜를 수첩에 써 놓기 시작했다. 어떤 내용이었는지 적어 놓기 귀찮아서 몇 개의 단어 키워드로 옆에 살짝 적어 두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귀차니즘으로 그만두었다. 기록 해 두었던 수첩이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른다. 대체 왜 책을 읽는 건가? 한두 줄 쓰는 것이 귀찮은데 책 읽는 건 안 귀찮은가? 그때의 나는 왜 기록을 해야 하는지, 필요성을 제대로 못 느끼고 있었나 보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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