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물 벨트를 타고 대륙에 도착
2. 대륙(大陸(1))의 개털이.
2003년에 설립한 중국 지사의 업무가 점차 늘어나 중국에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중국 내에서도 저장성과 산동성을 다니다 보니 길 위의 생활에 익숙한 “ 상인(商人)”의 삶이지만 고단함을 이기기 어려웠다.
거기에 더해 이사 간 지 몇 달 되지도 않았는데 “이사비용 줄 테니 집 비워 달라”는 거지 같은 경우를 만난 데다가 학교에 아이를 “인질”로 보낸 아내의 스트레스도 점점 커가는 시점이었다. 답답하고 속상할 때는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최고 아닌가? 더욱이 이사 비용도 준다는데.... 그래서 2006년 2월 18일 중국 산동성 청도시로 이사 갔다. 집안의 짐을 처분하는 것은 여러 날 걸렸지만 개털 이를 어떻게 할지는 쉽게 결정했다. 데리고 가기로!
예방 접종 증명 등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개털이 항공 운임을 내고 이동용 상자(케이지)에 넣어 CHECK IN을 했는데 중국민항(中國民航. CA)은 객실에 개는 함께 탑승하지 못한 다고 했다. 국적기의 경우 소형 견은 상자에 넣어 객실에 함께 탈 수 없는데 중국민항이 안 된다는 것은 얼핏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마도 손님에게 ‘안 된다’라고 이해할 때 어떤 쾌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어쩔 수 없이 개털이 와 헤어져 우리만 출국 수속을 하고 탑승했는데 비행시간 내내 개털이는 어디에 있는지, 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하는 묘한 감정이었다. 청도 유정 공항에 도착해 입국 수속을 거쳐 수화물 벨트에서 짐을 기다리는데 짐 사이에 개털이 케이지가 보였다. 몇 시간 동안 얼마나 무섭고 불안했을까! 하지만 개털이는 그런 눈치는 전혀 없이 똘똘한 눈망울을 반짝이며 마치 당연하다는 듯 귀를 뒤로 한껏 젖히고 꼬리를 치며 반가워했다.
중국 입국을 위한 검역을 거치는 과정에서 아무런 설명 없이 무작정 기다리게 하는 검역직원 때문에 심기가 불편해졌다. 나는 그 직원을 가리키며 개털이에게 중국의 잘못된 업무처리에 대해 설명을 해주며 시간을 보냈다. 물론 중국의 담당 검역직원은 내가 개털이에게 뭘 설명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어쩌면 알아듣고도 할 말이 없어 모르는 척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개털이에게 해줬던 말은‘네가 참아라 여기 중국이다’였다.
(1) 대륙(大陸)은 큰 땅’이라는 뜻이다. 사실 크다. 하지만 크다는 것이 자랑스럽거나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거기 사는 사람 마음이지 객관적인 사실이거나 더욱이 강요할 일은전혀 아니다. 나는 머리가 매우 크지만 겸손하게 산다.
맹자는 “힘으로써 어진 행위를 벌이는 자는 패자(覇者이니 패자는 반드시 대국(큰 나라)을 소유하여야 하고 덕(德으로서 이점을 행하는 자는 왕자(王者)이니 왕자는 대국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성백효 역주. 1991 『맹자 집주』. p.97. 전통문화연구회). 음미해 볼만한 명구이다.
(2) 고정된 장소에서 장사하는 것을 고(價)라고 하고 옮겨 다니며 장사하는 것을 상(商)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