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털이는 우리나라 서해, 동해, 남해 바다를 모두 가보았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차를 잘 탔다. 우선 아내가 안고 있으면 얌전히 있고, 아이들과도 어느 정도는 함께 있는데 문제가 없다. 또 어디를 가든지 배변을 잘 가려 차 안에서 배변을 한다든지 실내의 화장실이 아닌 곳에 배변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또 보는 사람마다 예쁘다고 하니 아내나 아이들이 나들이할 때면 항상 챙겨 데리고 다닌 결과이다.
개털이가 제일 처음 본 바다는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이었는데 나는 개털이가 바다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매우 간단했다. 엄마와 형제들이 우선이고 나머지 (바다이던 산이던)는 그다음이었다. 어떤 개는 물가에 데려가면 수영도 잘하고 물에서 잘 놀아 전생에 ‘물개’였나 하는 생각을 한다던데 개털이는 절대 아니었다. 딸아이 이야기대로 개털이는 자기가 사람, 그것도 우리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처음 받았다. 아내의 말에 따르면 아내가 엄마고 딸아이와 아들은 서열이 개털이 보다 아래, 특히 딸아이는 경쟁 관계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한다. 나는 ‘두 치’!
안면도에서 돌아오는 길에 코스모스 군락지를 만났다.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다. 아내의 비명에 가까운 환성에 차를 세우고 아내와 아이들과 개털이 와 산책을 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꽃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보기엔 아름답지만 우선 코에 앨러지 문제가 있고 식물의 생식기를 모아놓고 쳐다본다는 느낌도 별로이고 먹을 수 있는 효용성이 결여된 것도 이유의 하나이다. 개털이도 이점은 나와 같은 것 같았다. 먹을 수 없고 흥미 있는 (맛있는) 냄새도 없고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코스모스는 개털이 보다 훨씬 키가 컸다. 따라서 한눈팔지 않고 아내와 아이들 사이를 내달리며 시키지 않은 경비견 임무를 수행했다. 아마도 개털이는 그 날 ‘내가 그렇게 지켜서 우리 가족 모두는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고 생각했음에 틀림없다.
바다의개털이
개털이가 제일 처음 본 바다는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이었는데 나는 개털이가 바다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매우 간단했다. 엄마와 형제들이 우선이고 나머지 (바다이던 산이던)는 그다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