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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싸대기와 깻잎

개 풀 뜯어먹는 소리(狗食草聲)

by 누두교주

대한민국 국민이 낸 세금으로 월급 받고 일하는 조직인 식품의약품 안전처가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표기하는 매국적 행위를 자행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김치찜은 뚠파오차이(炖泡菜)로 떡볶이는 라차오니엔까오(辣炒年糕)로 매운 닭발은 라차오지 주어(辣炒鸡爪)라고 표기, 모두 중국 음식의 하나로 만들어 버렸다.


https://news.nate.com/view/20220414n04303


외국인이 이해하기 쉽게 표기해 우리 음식을 많이 먹게 하면 되지 뭔 문제가 있냐? 고한다면 매운탕을 뭐라고 표시했는지 확인하길 권한다. 매운탕은 마라탕(麻辣烫)이라고 표기했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향신료로 끓인 중국 사천지방(유비가 세운 촉한이라는 나라가 있던 동네로 티베트와 가깝다) 음식이다.① 이제 잠시 후면 우리의 매운탕은 중국 마라탕의 한 종류라는 중국의 주장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제국주의와 공산당의 작업은 한 번에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중국의 누리집을 검색해 보면 세계 3대 파오차이(泡菜)를 쉽게 볼 수 있다. 세계 3대 파오차이는 '프랑스의 오이피클(欧洲酸黄瓜)', '독일의 샤워 크라프트(德国酸菜-Sauerkraut)' 그리고 중국의 푸링 자차이가(涪陵榨菜)가 그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중국 사람들 중에서 중국의 8대 명주를 아는 사람 없듯이 세계 3대 파오차이를 아는 사람도 아직 본 적 없다.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프랑스의 오이피클이나 독일의 샤워 크라프트는 중국의 파오차이와 비교했을 때 소재 및 가공의 다양성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저 가공 방법이 비슷한 음식이 독일과 프랑스에도 있으며 중국의 것이 가장 좋다는 논리의 근거로 구색 맞춤하는 데 사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국의 김치는 완전히 그 격이 다르다. 중국에 파오차이(泡菜), 자차이(榨菜), 시엔 차이(咸菜) 등 채소를 액체에 푹 담그거나, 양념에 버무리거나, 소금에 절여 보관하는 방식이 있지만, 한국의 장아찌와 김치 문화의 다양성에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파오차이 겉절이, 파오차이 묵은지, 물 파오차이, 파오차이 전, 파오차이 찌개와 국 그리고 연탄가스 마셨을 때 마실 파오차이 국물이 있는가?


객관적인 사실의 핵심은 장아찌와 김치를 포함한 절임과 발효식품의 최선진국은 대한민국이다. 재료, 가공 방법, 맛, 색깔, 향 그리고 창조적인 요리의 다양성에서 파오차이 나부랭이와는 비교가 될 수 없다.(실제로 전체 중국요리의 관점에서 본다면 파오차이는 나부랭이에 불과하다 – 나는 국가공인 중식 조리기능사 신분이다) 그러니 중국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의 김치만 파오차이의 하나로 만들 수 있다면 전 세계 절임과 발효식품의 G1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알아서 기는 한국 공무원들이 직급별로 줄 서 있으니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자장면(炸酱面)이 짜장면이듯이 김치는 김치다. 김치라고 부르면 될 일을 뭘 안다고 파오 차이니 어쩌고 수준도 안 되는 중국어 해가면서 헛짓거리를 하는가?


위 기사와 관련 있는 대한민국 공무원들은 이번 기회에 잘 읽은 배추 포기김치로 귀싸대기를 한 대 세게 맞아 보는 것도 정신 차리는 데 도움이 될 거 같다. 잘 절여져 축 늘어진 배추가 얼굴에 감기며 ‘철썩’하고 파열음이 나며, 빨간 고춧가루 양념이 사방에 튀는 시청각적 효과는 우리 김치의 진실을 이해하는데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을 것 같다.


생각이 이쯤에 미치자 김치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

우리 김치는 정신 나간 사람 정신 돌아오게 하는 물리적 효능마저 갖추고 있다! (파오차이는 이렇게 물리적 타격 도구로 사용할 수 없다)



뱀 발 : 요즘 깻잎이 한창이다. 순대를 고추장 양념에 잘 볶아 마지막에 생 깻잎을 듬뿍 투하한 순대볶음은 소주 안주로 그만이다. 돼지 등뼈를 고아 감자탕을 얼큰히 끓여 들깨가루와 깻잎으로 마무리한 감자탕은 또 어떤가? 정갈하게 담은 깻잎 김치 한 장을 펴 놓고 삶은 두부를 얹어 막걸리 한 잔을 기울이면 세상에 부러운 것이 없다. 여기에 깻잎전이 따라 나온다면 그분이 제정신이라는 증거가 된다.


그런데 중국 사람들은 대부분 깻잎을 먹지 못한다. 그래서 깻잎이 중국 것이라고 주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중국에 우리 깻잎 요리를 소개하는 임무를 식품의약품 안전처에 맡기고 대중국 깻잎 수출을 담당하게 하면 어떨까? 뭐라고 번역하고 소개할지 기대된다!



① 최근 서울의 대림동이나 건대역 근처 등에서 마라탕, 마라샹궈 등을 파는 중국집들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99%는 사천 출신이 아닌 동북 출신 들이다. 즉 전주비빔밥을 평안도 사람들이 미국 가서 파는 것과 같다. 전문용어로는 짝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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