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듣고, 연주하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 나는 아무리 들어도 당최 모르겠는데 음악을 좀 아는 사람들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공자도 음악 연주를 듣고 연주자의 기질·성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유(자로)의 비파 가락을 어찌 내 문(門)에서 연주하는가? “①
자로는 공자의 제자 중에서 무사 기질이 가장 강했던 사람이다. 그의 연주에는 '북쪽 변방의 살벌한 소리'②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로의 비파 연주 솜씨에 대해 좀 마땅하게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음악 교육을 여러 차례 강조했던 공자가 비파를 연주하는 것 자체에 불만을 가진 것은 아니고, 다만 연주하는 자로의 살벌한 음조를 지적한 것이라는 견해는 타당해 보인다.③
공자의 이러한 음악관은 더 나아가 어떤 나라의 음악을 들어보면 그 나라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는 데까지 확장된다. 공자의 정치사상에 있어 음악은 이처럼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음악은 인간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이 통할 수 있고 감정을 소통할 수 있다.
국가 공인 중식 조리기능사인 나는, 음식도 음악과 같다고 생각한다. 만드는 사람과 먹는 사람, 준비하는 마음과 치우는 마음이 조화될 때 인간 마음의 소통은 언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마치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관계와 다르지 않다.
같은 맥락에서, 음식을 봐도 그 나라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물론 정치 형태를 유추할 수 있다. 물론 일반적인 사람은 어려울지 몰라도 미학(味學)에 관심이 있는 국가 공인 중식 조리기능사 정도 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중국 음식은 전체를 관통하는 대전제가 있다.
보조 재료는 절대 주재료 보다, 크거나 돋보일 수 없다.
어떤 보조 재료도 주재료보다 크면 안 된다. 또한 중심이 되는 재료의 써는 방법에 따라 보조 재료의 써는 방법이 결정된다. 따라서 모든 중국 음식은 중심이 되는 주재료가 있고 이에 종속, 복종하는 보조 재료들로 구성된다.
탕수육에 고기보다 크게 썬 야채가 보인다면 제대로 조리된 탕수육이 아니다. 유니 짜장에서 모든 야채를 사방 5mm 정도로 잘게 써는 이유는 주재료가 다진 고기(肉泥)이기 때문에 그렇다. 해파리냉채의 오이를 채 써는 이유는 주재료인 해파리의 모양 때문에 그렇다. 볶음밥의 모든 재료는 쌀알의 모양에 복종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중국요리 중에 볶음밥은 있을지 몰라도 절대 비빔밥은 없었으며 앞으로도 결단코 존재할 수 없다. 수많은 해물 요리가 존재하지만 중국에서 해물 잡탕이 탄생하는 것을 불가능하다. 주재료를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중국에 보쌈이 없는 이유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하찮은 김치를 먹기 위해 주재료인 돼지고기를 삶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발상 아닌가? 쌈밥을 즐기는 중국 사람이 없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주재료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음식을 가지고 정치 형태를 유추할 수 있다고 했는데 정말일까? 얼마든지 가능하다. 중국요리의 대원칙인"보조 재료는 절대 주재료 보다, 크거나 돋보일 수 없다."는 것을 정치적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진시황의 상상도이다. 중국 황제들의 그림은 모두 황제가 거인이고 배경 인물들은 작게 그린다. 음식과 다르지 않다.
까마득한 이천 년 전 진시황이지만 지금의 중국 정치 현실과 차이점이 있는가? 진시황의 자리에 습근평을 그려도 크게 어색하지 않다.
모택동이 큰 사고들을 친 후, 이를 수습한 등소평 이후 중국은 잠깐 동안 집단 지도체제를 유지해 왔다. 나는 중국의 집단 지도체제가 절대 오래가지 못한다고 예언한 사람이다. 그 이유는 중국의 음식문화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멀쩡한 우리 음식까지 중국 것이라고 우기는 최근의 상황을 보면 그다음이 어떨지도 훤히 보인다.
** 대문사진 : 오늘 중국 포털 사이트 baidu.com에서 습 황제(습근평 황제)를 검색한 결과이다. 그런 사진 없다고 한다. 그런데 다른 나라 포털을 찾아보면 매우 많다. 아래 사진은 그중의 하나다. 구글에서 검색해 찾은 프랑스 잡지에 실린 합성 사진이다. 습근평 사진 중 가장 맹 해 보이는 사진이다.
습근평에 중국 황제의 옷을 입혀 놓은 프랑스 잡지사진. 불어로 쓴 부분의 해석은 생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