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털이가 좋아하는 것 중의 하나가 돼지족발 뼈다귀다. 돼지 족발을 먹을 일이 있으면 가급적 가장 커다란 뼈와 (주로 밑에 깔아 놓는다) 발톱 부위를 챙겨 와 개털 이를 주곤 한다. 그 뼈 위에 제법 고기가 붙어 있는 데다 뼈다귀의 식감이 좋은지 개털이가 참으로 좋아했다.
뼈다귀를 우선 뜨거운 물에 담가 몇 번 우려서 양념을 빼고 식혀서 개털에게 주면 예의 그 기쁜 표정(조금은 욕심이 가득한) 눈빛을 반짝이며 냉큼 물어서는 질질 끌며 편한 곳으로 가서 발로 뼈다귀를 누르고 고기를 먹기 시작한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나는 서울에서 족발을 먹고 뼈다귀를 챙겨 중국에 들고 가 개털이 준 적도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뼈다귀를 치워버리면!? 개털인 잠시 주변을 돌아보다 이내 잊어버린다. 당연히 먹고 있는 것을 빼앗으면 으르렁 거리며 반항하지만 잠깐 주의를 돌리고 슬쩍 집어가면 몇 번 입맛을 다시고 그만이다. 머리가 나쁜 걸까? 하지만 다시 뼈다귀를 건네주면 마치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옹알거리며 잘도 먹는다.
먹고 싶은 것을 바라보는 개털이의 눈은 고도로 집중하고 있다. 욕망으로 이글이글 불타고 있게까지 느껴진다. 그래도 안 주면 가끔 “왈~”하고 재촉까지 한다. 그러다 주면 얼른 물고 그 성찬을 즐기고, 주지 않고 그 자리를 파하면 또 그만이다. 마치 아니면 말고 하는 태도 그 자체다.
맹자에 따르면 큰 효성으로 이름난 순(舜) 임금은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거친 밥과 채소를 먹을 때에는 그대로 그렇게 평생 살 것 같더니 천자 가 돼 수놓은 비단옷을 입고 거문고를 타며 두 여자가 시중을 드는 것이 마치 이전부터 그래 왔던 것처럼 했다(1)”라는 구절이 있다.
농사를 지을 때나 천하를 차지한 천자가 되었을 때나 욕심 없는 그 모습이 군자의 모습이라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뼈다귀를 빼앗겨도 무심한 개털일 보면 생각나는 구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