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의 道, 이또의 道-朝闻道,夕死可矣

제4리인 편 (第4里仁 篇) - 8

by 누두교주

아침에 참다운 도(道)를 묻고 들어서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한이 없을 것이다.①


나는 이 구절을 들을 때 항상 두 가지 질문이 있었다. 우선, 대관절 도가 뭐길래 그걸 들으면 한나절 후에 죽을 만큼 좋을까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아침에 도를 들은 사람이 만일 저녁에 안 죽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점이다.




『논어』의 해석을 대표하는 고주(古注)와 신주(新注)는 도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 고주에서는 세상에 도가 없어진 세태를 개탄(歎世無道)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신주는 "사물이 마땅히 그러한 도리(事物當然之理)"로 해석, '진리'의 의미로 해석한다.


김용옥은 고주와 신주를 거쳐 뭉크의 「절규」라는 작품을 거쳐 공자의 삶에 경외감을 표해야 하는 소이연으로 이 구절을 풀었다. 이런 이해 방식을 전문용어로 '갈팡질팡'이라고 하는데, 왜 김용옥이 이런 방식으로 이해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②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해석은 도를 화괴(花魁)③로 보는 것이다. 중국의 표현인데, 이룰 수 없(을지도 모르)는 간절한 희망을 의미한다. 그 간절한 희망은 이루어질 가능성이 적을 수록,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마음이커질 것 같다.



그런데 정말 아침에 도를 들었다는 사람에 관한 기사를 최근에 본 적이 있다. 그 주인공은 이등박문(伊藤博文 - 이또 히로부미 – 이하 이또)이다.


https://zrr.kr/PcLj


이또가 도를 들은 것은 1882년이고 도를 전한 사람은 독일인 슈타인(Lorenz von Stein)이었다. 도의 내용은 '권위적 국가이론'이었다고 한다.




여기서 문제는 두 가지가 생긴다. 첫째, 이또가 들은 도는 고주의 도도 아니고 신주의 도도 아니며 내가 좋아하는 도도 아니다. 더 나아가 일본의 대학자가 말한 도도 아니었다. (오규 소라이는 도를 선왕의 도(先王之道)라고 주장했다④)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이또가 들었다고 생각한 도는 근본 없는 도이다. 결국 그 키 작은 친구가 착각한 것이다.


두 번째 이또의 문제는, 나의 두 번째 문제와 상통한다. '아침에 도를 들은 사람이 저녁에 안 죽으면 어떻게 될까?' (물론 이또가 들은 것은 도가 아니다. 하지만 그는 도라고 생각했고 이 『논어』 구절을 사용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이 질문을 요즘 유행한다는 챗gpt에 물어봤다. 챗gpt의 대답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도를 듣는다는 말이 우주의 원리를 더 깊이 이해한다는 의미로 은유적으로 사용된다고 가정하면, 이것을 아침에 경험하고 저녁에 죽지 않는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말하기 어렵다.⑤




그런데 최근 나는, 도 같지 않은 도를 듣고, 저녁에 안 죽고 깝죽거리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답을 보았다. 영화 「영웅」이 그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가장 컸던 아쉬움은, 영화가 파한 후 말없이 탁배기 잔을 기울일 벗이 없었다는 점이다. 죽을 줄 알면서도 그 길을 가는 사내의 뒷모습을 삭이지 못해 며칠을 먹먹히 지냈다.


그런데 대한 독립군 참모장 안 의사의 시각이 아니라, 아침에 도를 들었던 이또의 입장에서 본다면, 내 두 번째 의문은 해결된다. 답은 '객지에서 총 맞아 죽는다는 것'이다.




동화평화론을 쓴 안 의사 정도 되면 고주나 신주를 논할 수 있지만 이또 수준에 그걸 말할 바는 아니고, 같은 왜족의 선각이 선왕지도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권위적 국가이론'을 도로 착각한 이또! 그걸 착각이나 하고 말지, 여러 군데 돌아다니며 민폐를 끼쳤으니 그에 대한 처단이 늦은 감도 있다?


따라서 안 의사가 열거한 이또의 죄상 중에 추가해야 할 것이 두 가지가 더 있다. 도 같지도 않은 것을 듣고 도라 우긴 것, 그리고 아침에 도를 들었다고 믿고도 저녁에 안 죽은 것이 그것이다.



중국엔 이 구절이 좋아 자기 이름을 바꾼 사람도 있다. 중국 현대 조각가이고 문예이론가이며 미학자인 왕조문(王朝聞)이 그이다.

왕조문(王朝闻)의 작품 민병(民兵)이다. 중국 냄새가 나긴 하지만 기백을 잘 표현한 것 같다. (출처, https://zrr.kr/nKQs, 검색일. 2023. 3.4.)


① 공구 저, [한국] 장개충 역주 『알기 쉬운 론어』 흑룡강 조선 민족 출판사. 하얼빈. 2016. p.95. 원문은 다음과 같다. 子曰, 朝聞道면 夕死라도 可矣니라


② 도올 김용옥 지음『논어한글역주 2』 통나무. 서울. 2019. pp. 160-161.


③ 꽃 중의 대장, 매화, 모란, 절세가인, 최고의 기녀 등 여러 의미가 있다. 내가 인용한 것은 『기름장수가 명기를 독차지하다 (賣油郞獨占花魁)』에서의 의미이다.


④ 오규 소라이(荻生徂徠). 이기동, 임옥균, 임태홍, 함현찬 옮김 『논어징(論語徵) 1』 소명출판. 서울. 2010. p. 297.


⑤ 2023.3.4. 일에 물어봤다. 영어 원문은 다음과 같다.(밑줄 친 부분) Assuming that the phrase "hearing the Tao" is used metaphorically to mean gaining a deeper understanding of the principles of the universe, it is difficult to say what might happen to a person who experiences this in the morning but does not die in the eve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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