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게슴츠레 뜨니 눈앞에 은하수가 펼쳐졌다.
캄캄한 어둠 사이를 가로질러 수많은 별들이 쏟아져 지나갔다. 시속 60km 내외의 속도로 코 앞에서 스치듯 별똥별이 쌩, 쌩, 하고 지나갔다.
하얀 것들이 지나간 자리를 빨간 것들이 부리나케 뒤쫓아 튀어나갔다. 이따금 깜빡이는 것들도 있었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별들의 쏟아지는 속력에 온 몸을 맡기고 싶었다. 무더운 여름, 답답한 습지, 땀에 찌든 몸뚱이. 쌩하니 지나가는 저 은하수 속에 내 몸을 맡기면. 그럼 좀 나아질까.
"쿵-퍽."
"빠아앙-"
여러 겹의 경적 소리가 쌓여 허공으로 번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