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뽀시락 May 21. 2017

58화 기다림 없는 늙음

<단상 49>

지팡이를 짚은 채 공원에 앉아있는 한 노인을 사진에 담아 보았다. 그저 하염없이 앉아 있어야 하는 시간, 늙는다는 그 서글픔.
여기 늙어가는 한 사내가 있다.
구부정하게 앉아 좀처럼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그에겐

기다림도 없다.

기다림은 기다릴 것이 있어야 가능한 일
기다림 없이 시간을 보낸다는 건 기다리지 않는 것과 같은 일. 또 기다릴 것도 없이 기다린다는 의미. 또는 기다림 없이 기다린다는 것.

시간의 한 토막을 건너,  그 한 토막이 이 쪽에서 저 쪽으로 흘러, 어느날은 한달음에 훌쩍 넘어, 하염없이 버텨내야 하는 그 수많은 순간들을 지나는
늙음.

그에겐 기다림이 없다.

없는 무엇으로는 기다릴 수도 없으니
그 흐름을 바라보며 멈춰 서 있는
생의 고단함이여-

https://instagram.com/p/BRhjpN2AtMd/​​

보라, 눈 앞에 펼쳐진 존재의 향연을
- 사색업자

*미디어와 톡을 엮은 감성 매거진


^엮인 글 : 6화 부스러지다

이전 16화 6화 부스러지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