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49>
지팡이를 짚은 채 공원에 앉아있는 한 노인을 사진에 담아 보았다. 그저 하염없이 앉아 있어야 하는 시간, 늙는다는 그 서글픔.
여기 늙어가는 한 사내가 있다.
구부정하게 앉아 좀처럼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그에겐
기다림도 없다.
기다림은 기다릴 것이 있어야 가능한 일
기다림 없이 시간을 보낸다는 건 기다리지 않는 것과 같은 일. 또 기다릴 것도 없이 기다린다는 의미. 또는 기다림 없이 기다린다는 것.
시간의 한 토막을 건너, 그 한 토막이 이 쪽에서 저 쪽으로 흘러, 어느날은 한달음에 훌쩍 넘어, 하염없이 버텨내야 하는 그 수많은 순간들을 지나는
늙음.
그에겐 기다림이 없다.
없는 무엇으로는 기다릴 수도 없으니
그 흐름을 바라보며 멈춰 서 있는
생의 고단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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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눈 앞에 펼쳐진 존재의 향연을
- 사색업자
*미디어와 톡을 엮은 감성 매거진
^엮인 글 : 6화 부스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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