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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Oct 25. 2015

6화 부스러지다

<단상 6>

겨울 문턱에서
흙 위에 가로누운 낙엽들이 저마다의 마지막을 기다리며 늘어서 있는 죽음의 시간 앞에
쓸쓸함을 느끼는 건 오로지 젊은 인간이 가진 생명력.
그렇지 않고서야 죽음 앞에, 삶으로 당당히, 산산히 흩어진 죽음을 밟고 지나갈 무모함을 가진 자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보이지도 신경 쓸 거리도 아닌 메마른 사소함일 뿐. 그 젊은 인간에겐

어느 날엔가, 억지스레 애 써 쇠약함을 찾지 않을 그런 날이 와서야
그것이 죽음이 아니라 그저 하나의 삶이었음을, 더군다나 인간이 그 삶의 끝자락을 붙들고 있다 한들
이리 뒹굴 저리 뎅굴 부딪히고 깨어지며 어느 센가 벽에 바위에 스산한 바람에 나뒹구는,
저어, 잡을 수 없는, 잡히지도 않을, 형체도 없이 사라질
한 인간의 발 아래 놓여 말라붙은 흙바닥의 낙엽보다도 못한
아무 것도 아닌 존재로 남을 자신을 나를,
보게 될 테니,

그때서야.
보라, 눈 앞에 펼쳐진 존재의 향연을
- 띵커벨

*미디어와 톡을 엮은 감성 매거진


^엮인 글 : 4화 노을 지듯 숨 내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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