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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Mar 08. 2018

누가 진짜 나일까?_다비드 칼리

미래 사회의 디스토피아를 경험하게 해줄 동화_43

*교양 좀 살찌우자는 의도로 쓰는 문화 매거진


* 왜 보아야 하는가?

어른을 위한 동화로 미래 사회의 디스토피아를 경험하게 해 줄 책이다. 누가 진짜 나일까? 네가 진짜 나일까, 아니면 내가 진짜 너일까. 매우 적나라한 현실과 신선한 상상을 안기는 책이다. 일이 힘들고 의미가 없던 '나'는 이를 사장에게 이야기했고, 사장은 그런 걱정 따위는 할 것 없다며 '나'를 'DOUPLEX'라는 곳으로 보낸다. 이곳에서 '내'가 얻은 것은 잠깐의 꿀맛 같은 휴식과 나를 똑 닮은 '복제 인간'이었다. '나'의 휴식은 휴식이 아니라 복제인간을 본뜨기 위한 일종의 스캔이었다. 얼마나 멋진가? 복제 인간이 '나'를 대신해 부모님을 돌보고 연애도 하고 결혼까지 하였으니, 이제 '나'는 골머리 아픈 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사장의 말대로 '나'는 드디어 다른 걱정 없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일하라. 그건 두 배로 사는 것이다.
- 책 속 최고의 대사

그러던 어느 날, 톱니바퀴에 사람이 끼어죽는 일이 발생하였다. 끔직하게 죽은 것보다 더 끔찍한 일은 다음 날 그녀가 행복한 표정으로 멀쩡하게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도대체 누구일까? '내'가 본 그녀는 진짜 그녀가 아니었던가. 더군다나 퇴근 후 집에 돌아온 '나'는 '나'의 복제 인간과 마주쳤다. 복제 인간이 '나'의 집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이제 '나'는 내가 복제 인간이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날 '나'는 도망치듯 회사를 나왔고 몇 년이 지난 후 크레이프 장사를 차린다. 마지막 장면에서 '읽는 나' 역시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한편으론 씁쓸했다. 과연 이런 세상에서 크레이프 장사를 차린다고 잘 될까? 차라리 복제 인간이 만들어내는 복제 회사의 프렌차이즈 크레이프가 훨씬 맛날 테니까.


* 더 하고 싶은 말

책 속의 내용처럼, 일을 하다 지쳐 점점 피곤해지고 종종 사무실에서 잠이 들며 집에 와 밥을 먹고 나면 쓰러지고, 그렇게 어느 날부턴가 회사를 다니려 사는지 날 위해 사는지 누굴 위해 사는지 모를 때가 올 것이다. 그땐 스스로 물어야 한다. "이제, 내 차례인가?"

(조금 더 전문적인 리뷰를 원한다면  - 누가 진짜 나일까?​)


문화, 인간을 우아하게 매만지는 일
- 띵커벨

^엮인 글 : 자기 앞의 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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