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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닷츠 Jan 05. 2024

나의 특가 구매 사실을 친구에게 알리지 마라...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놓친 다소 민망해지는 디테일

얼마 전, 친한 친구에게 사촌이 생겼다. 친구의 오빠네 부부에게 사랑스러운 공주님이 태어난 기쁜 소식 ㅎㅎ

그 소식을 듣고 아끼는 친구인 만큼 건너서라도 부담되지 않는 가벼운 선물을 해주고 싶어서 여기 저기 검색하고 고민했다. 그렇게 고른 선물은 신생아 선물로 무난하게 유명한 코니턱받이 세트. 생각했던 예산 3~5만원대에도 부합했고, 심지어 선물했던 시기가 연말이어서 그런지 [연말특가] 할인가로 판매되고 있었다. 굿!


선물을 결제하고, 채팅방으로 바로 넘어가 준비했던 메시지도 바로 보낸 뒤 화면을 다시 보는데 아뿔싸.



[연말특가] 상품임을 광고하게 된 선물



할인가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수정되어 있던 상품명이 그대~~~로 노출되어

이 선물이 연말 특가에 해당함을 보여주게 된 것이다. 


4,500원짜리 스타벅스 커피 한 잔일이지라도 선물의 의미로 극대화시키고
전하는 마음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가치이다.


백화점에서 선물 포장을 요청하면 가격 정보를 알 수 없게 제거해주는 것처럼, 카카오톡 선물하기도 선물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선물하기' 홈에 들어가 해당 선물을 직접 검색하지 않는 이상 선물의 가격을 절대 알 수 없게끔 잘 숨겨놓았다. 그런데 [특가] 라는 정보는 대놓고 같이 전해주다니. 선물의 구매 가격, 그리고 특가나 할인이라는 좋은 구매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은 나의 은밀한 소비 사정이지 선물하는 대상에게 굳이 노출하고 싶은 정보는 아닌데 서비스의 가치와 상충되는 디테일이 생겨버린 것이다.



할인가 홍보를 위한 라벨은 한시적이고

분명 평소의 상품명이 있을텐데...

상품명 앞에 달린 [구분]을 라벨이라고 칭하겠다.


내가 구매했을 당시에는 상품명 앞에 [연말특가] 라벨이 붙어있었고, 지금 글을 작성하며 확인해보니 평소에는 선물 추천 상황에 맞는  [임신/출산선물] 라벨이 붙어있다.


이런 민망한 상황을 막을 수 있는 분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우선 상품명 표시 케이스를 더 파악해 보았다.



상품 상세 페이지

말머리: "오늘 하루 즐겁게"

오리지널 상품명: 떠먹는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 + 아메리카노 (R) 2잔

⬇️

상품 리스트

표시: "오늘 하루 즐겁게" 떠먹는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 + 아메리카노 (R) 2잔


리스트에서 큰따옴표("")로 시작하는 상품명은 큰따옴표로 감싸진 텍스트가 진짜 상품명이 아닌 하나의 말머리로써 존재하는 것임을 상세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상세 페이지 내에서 상품명 위에 파란색으로 작게 표시가 되어 있어 처음에는 기획전 같은 분류로 사용되는 카테고리 같은 건가? 싶어서 터치도 해봤는데 어딘가로 연결되어 있는 하이퍼링크는 아니었다. 단순히 show의 성격을 띄는 텍스트였다.)


여기서 오리지널 상품명과 리스트 디스플레이(=노출, 홍보)할 때의 선행 문구를 분리/관리하고 있으며, 이 두 개를 자동으로 붙여 리스트에서 보여줄 수 있는 설계가 구현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도 이 설계를 활용한 거다.



더 살펴보니, 큰따옴표("")로 시작하는 정보보다도 더 선행되게 표시되도록 하는 단위가 있었다.


상품 상세 페이지

말머리: [눈편한세상] "누적판매 15만개"

오리지널 상품명: 선물 만족도 94% 오아 눈 마사지기~

⬇️

상품 리스트

표시: [눈편한세상] "누적판매 15만개" 오리지널 상품명: 선물 만족도 94% 오아 눈 마사지기~


나는 앞서 [연말특가] 라는 글씨가 채팅방에도 그대로 표시되었던 사례 때문에 '라벨'이라고 임의 지칭했던 괄호([])로 묶인 문구가 다 오리지널 상품명에 포함된 순수 텍스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괄호로 표시되어도 분리/관리하는 정보인 케이스가 존재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눈 마사지기와 차량용 방향제를 기준으로 비교 설명하자면, 같은 대괄호 표시여도

눈 마사지기의 [눈편한세상] 은 오리지널 상품명과 분리/관리되는 정보 케이스이고


상품 상세 페이지

오리지널 상품명: [선물포장] 차량용 방향제 (케이스 ~

⬇️

상품 리스트

표시: [선물포장] 차량용 방향제 (케이스 ~


차량용 방향제의 [선물포장]은 오리지널 상품명에 포함되는 순수 텍스트이다.




행사기간이어도 채팅방에서만큼은

평소 라벨로 대체해서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상품명을 어떻게 표시, 관리하고 있는지 몇 가지 사례를 파악하고 나니 충분히 구현 가능한 아이디어라는 확신이 든다. 내가 생각한 개선 아이디어는 아래와 같다.


AS-IS

순수 텍스트만으로 상품명을 표시하다 보니

평소에는 [임신/출산선물]이라는 텍스트를 적고, 행사기간에는 행사 내용에 맞게 기존 [임신/출산선물] 라벨을 지운 후, [연말특가]로 수정 입력한다. 상품명을 표시해야 하는 케이스가 생길 때마다 일일이 수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물론 내가 겪은 것처럼 [연말특가]자체도 하나의 상품명에 포함되다 보니 분리하지 못하고 채팅방에 통으로 보여주게 된다.


TO-BE

어떤 케이스에도 변하지 않는 내용을 오리지널 상품명으로 정의해놓고, 이와 별도로 선행하여 붙일 라벨을 케이스 별로 구분, 관리하는 것이다. 오리지널 상품명 앞에 평소에는 [임신/출산선물] 라벨이 달리게 하고, 행사기간에는 [연말특가] 라벨이 달리게 한다. 이렇게 구분되다 보면 행사기간 내 리스트 및 상세 페이지, 주문 내역에서는 [연말특가]를 포함한 상품명을 보다가도 선물한 친구와의 채팅방에서는 평소 라벨로 대체하여 보여준다.


이렇게 하면 행사 기간에 맞는 라벨이 자동으로 대체되게 할 수도 있고,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에서 진행되는 수 많은 행사에 대한 표시 정보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아이디어 제안의 배경이 된 할인가 구매 정보 표시라는 페인 포인트도 해결하고!





지금의 선물하기 서비스는 초기에 비해 정말 비교도 안 될 만큼 큰 규모의 서비스가 되었다. 입점하는 브랜드, 상품의 종류와 수는 물론 럭셔리관까지 영역을 넓혔으니. 상품의 절대적인 양과 행사, 기획, 카테고리 등 관리해야 하는 케이스의 경우의 수도 어마어마할 것이다. 내부 운영 정책과 방식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접근한 아이디어라 단순한 분기로 쉽게 생각한 걸수도 있지만, 내가 느낀 페인 포인트를 해결하는 디테일의 구현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물 구매 완료 후 화면에서 선물 받는 친구와의 채팅방으로 가는 것도 유저 입장에서 너무 명확한 페인 포인트인데 왜 없지? 몇 년동안 의문인 적이 있다. (지금은 드디어 생겼지만!) 내가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페인 포인트 말고도 선물을 구매하고, 마음을 담고, 표현/소통하는 본질적인 흐름에서 서비스가 놓치고 있는 디테일들을 더 잘 잡아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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