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ED TO KNOW #04. ASYNC-FIRST
채용 브랜딩이 중요해진 것은 HR이라는 큰 파도 전체가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HR분야가 어떤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지 먼저 살펴봅시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에선 시대에 맞춰 변화하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도요.
스타트업 채용 브랜드 빌더 누틸드가 <NEED TO KNOW : 요즘 HR> 코너를 통해 변화하는 HR분야의 지식과 이슈를 A부터 Z까지 핵심만 알려드려요.
엔데믹 전환에 따라 대부분의 기업이 다시 오피스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카카오와 SK텔레콤 등, 재택근무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국내 IT기업마저도 하나둘 사무실 출근 체제로 복귀하는 분위기죠.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원격근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 잡을 것처럼 보였는데요. 결국 이렇게 신기루처럼 사라지게 되는 걸까요?
국내의 오피스 복귀 추세와는 달리, 글로벌 채용 시장에서는 여전히 '인재 확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원격근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인재에 목마른 기업들이 국경을 넘어 보더리스(borderless) 채용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에요.
글로벌 채용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원격 고용 및 인력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HR SaaS 기업들도 빠른 속도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슈퍼코더와 강뉴 프로젝트, 해외에는 Deel과 Remote가 대표적인 사례죠. 이들은 조직의 인재 풀을 넓히고 인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써 원격근무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 중, Remote는 창업 2년 만에 유니콘으로 등극했을 뿐만 아니라 작년에는 연간 순환 매출(ARR)*을 13배로 올리며 시장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에요. 위치와 상관없이 직무에 가장 적합한 인재를 찾을 수 있도록 글로벌 원격 채용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업들이 해외 법인이나 지사를 설립하지 않고도 현지 규정에 맞게 채용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연간 순환 매출(ARR): SaaS 비즈니스의 기업가치 평가를 위한 주요 KPI로, 연간 매출에서 일회성 매출을 제외하고 소프트웨어 구독료와 같이 반복적으로 거두어들이는 매출을 의미합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건, 이들부터가 오피스 하나 없이 팀을 운영하는 풀 리모트 조직이라는 점이에요. 무려 900명 이상의 팀원들이 전 세계 75개국에서 원격으로 일하며 따로 또 함께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원격으로도 이렇게 탁월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는 걸 몸소 증명하고 있는 셈이죠.
Remote와 우리의 원격근무는 도대체 무엇이 달랐던 걸까요?
Remote의 CEO, Job van der Voort는 그가 성공적인 원격 팀을 만들 수 있었던 비결로 ‘비동기 협업(Asynchronous collaboration)’을 꼽습니다.
비동기 협업이란 “상대가 실시간으로 응답하지 않을 거라고 전제한 상태에서 협업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인데요. 특히 시차가 발생하는 다국적 기업이나 원격 팀일수록 비동기 협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죠.
여기서 핵심은 원격으로 일하는 방식과 문화가 따로 있다는 겁니다. 위치와 툴만 바꾼다고 원격 근무가 아니라, 사고방식부터 의사소통 방식 등, 우리가 일하는 방식 전반을 새로운 관점에서 설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많은 조직들이 원격 전환에 어려움을 겪은 것도 바로 이 점을 간과했기 때문이죠.
비동기로 일한다는 건 어떤 걸까요?
전 세계의 우수 인재와 함께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직 문화를 구축해야 할까요?
이번 아티클에서는 글로벌 채용 시장의 선두 주자이자 완전 원격근무를 도입한 Remote는 어떻게 일하는지 (1)지식 관리와 (2)워크플로우 관리, (3)구성원 관계 관리의 세 가지 측면에서 파헤쳐 볼게요.
성공적인 원격근무를 위해 점검해보면 좋을 내용을 체크리스트로 준비했으니 하나씩 확인하며 읽어보세요.
Remote가 비동기로 일하는 첫 번째 방법은 바로 기록 문화(Culture of Documentation)입니다. 비동기로 일한다는 건 다시 말해 상대의 즉각적인 대답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모르는 게 생겨도 담당자의 자리로 찾아가거나 전화를 걸어 물어볼 수 없죠.
따라서 Remote는 구성원들이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사내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문서화(documentation)가 구성원 개개인의 머릿속에만 저장되어 있던 정보를 서로에게 공유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작업인 셈이죠. 기록이 아예 부재하거나 정보가 정리되지 않은 채 온갖 곳에 산재해 있다면, 구성원들은 수시로 서로에게 질문하며 상대의 답변을 기다리는 데 불필요한 시간을 소요하게 됩니다.
비동기를 전제로 일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소통의 ‘즉각성'이 요구되다 보니, 구성원들은 중요한 일보다 급한 일에 우선순위를 두게 됩니다. 그때그때의 요청 사항이나 질문에 답하는 등, ‘가짜 일(Fake work)’을 하느라 하루를 다 쓰게 되겠죠.
온전히 몰입해서 일하기도 어려워요. 집중하다가도 메신저가 울리거나 누군가 말을 걸면 금세 몰입이 깨지고, 흐트러진 집중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하죠.
Remote는 이처럼 상대방의 몰입을 깨는 불필요한 소통을 노이즈(Noise)라고 표현하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록 문화를 기반으로 한 비동기 협업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묻기 전에 검색부터(Search first, ask questions later)” 할 수 있도록 조직만의 ‘지식 기반(Knowledge Base)’을 세우고 관리하는 게 핵심이라고 해요.
여기서 지식 기반은 쉽게 말해 우리 조직의 ‘기억 저장소’로, ‘위키피디아’와도 같아요. 모든 구성원이 읽을 수 있고, 또 편집자가 되어 내용을 추가하거나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할 권한과 의무를 갖지요.
더불어 이곳에 적힌 내용만큼은 믿고 보아도 괜찮다고 모두가 약속한, 조직의 ‘단일 진실 공급원(Single Source of Truth, SSOT)’ 역할을 하게 됩니다.
Remote의 단일 진실 공급원은 바로 노션인데요. 조직 내 모든 정보와 지식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구성원들은 궁금한 게 생겨도 노션에 검색만 하면 바로 답을 찾을 수 있어요.
또, SSOT가 아닌 소통 툴의 목적을 분명히 하면 구성원들이 기록에 참여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Remote에서 슬랙은 내부 구성원들 간의 소통을 위한 채널로만 활용되며, SSOT가 아니기 때문에 질문에 답하거나 정보를 공유할 때에는 반드시 노션 링크를 함께 남겨야 해요. 업무에 관한 업데이트는 가능하면 노션 내의 코멘트와 멘션 기능을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있고요.
반대로 이메일은 외부 소통을 위해서만 쓰여요. 그 안에서도 팀 얼라인먼트와 투명한 정보 공유를 위해, 아카이브용 프로젝트 및 팀별 그룹 메일(projectX-archive@remote.com)을 만들고 관련 대화 이메일을 저장하고 있답니다.
Remote는 “집단적 기억 공간(collective memory space)을 얼마나 꾸준히 살피고 채우는지에 조직의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며 지식 관리가 곧 조직의 주요 경쟁력이라 말합니다. 비효율적인 지식 관리로 인해 직원 1천명 기업당 매년 3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걸 보면, 그 중요성은 비단 원격근무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죠.
여러분의 조직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지식과 정보를 관리하고 있나요? 다음 내용으로 넘어가기 전, 아래 질문들에 답해보며 잠시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는 원격근무가 팀원간의 소통을 단절시킨다는 겁니다. 하지만 사실 비동기를 전제로 일하려면 커뮤니케이션만큼 중요한 게 없어요. 두 눈으로 동료들이 일하는 걸 확인하거나 하루 종일 디스코드를 켜두지 않아도, 일이 얼마나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그렇다면 비동기에서는 어떻게 업무를 관리해야 할까요?
워크플로우 관리를 위한 Remote의 첫 번째 원칙은 “보이지 않는 일은 없어야 한다(No invisible work)”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는, ‘텍스트 오버 커뮤니케이션(Over-communication)’ 문화라고 설명할 수 있는데요.
개념은 간단합니다. 각자의 업무 현황을 주기적으로 공유하고 한 번 전달할 때 최대한 상세히 설명하는 거에요. 중요한 건, 구성원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때문에 마이크로 매니지먼트(micro-management)를 줄일 수 있고, 구성원들도 신뢰와 자율을 기반으로 일할 수 있다는 거죠.
앞서 기록 문화에서 지양한다고 말한 노이즈(Noise)와는 다릅니다. 오히려 대척점에 있지요. 불필요한 소통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더 자주 업데이트하고, 누가 읽더라도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끔 앞뒤 맥락을 담아 모든 내용을 한 번에 전달하는 겁니다. 누가 물어보기 전에 미리 공유하자는 거예요.
칸반 보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Remote에서는 일을 가장 작은 단위로 쪼갠 후 각 업무의 서브 태스크(sub-task)가 끝날 때마다 칸반 보드에도 진행 상황을 업데이트하는 것이 원칙이에요. 구성원들이 주기적으로 업무 현황을 공유하고 오버 커뮤니케이션하도록 격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도 쉽게 프로젝트의 추이를 추적하고 파악할 수 있지요.
각자의 업무 흐름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의 또 다른 장점은 수시로 피드백을 나눌 수 있다는 겁니다.
사실 이러한 공유 루틴이 자리잡히지 않은 조직에서는 일이 다 끝나갈 무렵에야 피드백을 요청하게 되는데요. 최악의 경우에는 그제야 서로가 얼라인되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 처음부터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시간은 배로 소요되겠죠. 하지만 초기 단계에서부터 지속적으로 현황을 공유한다면, 필요시 빠르게 얼라인을 맞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작업물의 퀄리티도 향상될 수 있어요.
일의 진척 상황이나 이슈를 투명하게 공유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누구든 취약성을 숨기고 나를 보호하고 싶어 하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이슈가 생겼을 때 제때 공유하지 않고 문제를 키우는 문화라면, 구성원들이 서로 협업하고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데 치명적일 수 있어요.
여러분의 조직은 워크플로우 관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다음 내용으로 넘어가기 전, 아래 질문들에 답해보며 잠시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Remote는 구성원 간의 유대감 형성과 팀 빌딩을 위해서도 다양한 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원격 팀의 경우, 아무래도 물리적인 거리감 때문에 자연스럽게 교류할 기회가 적은 게 사실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구성원들이 건강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조직 차원에서 별도의 장치를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Remote가 공개한 소셜 커넥션 가이드(Social Connection Guide)를 보면, 매니저를 위한 가이드와 전사 차원에서의 장치를 구분해서 소개하고 있는데요.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Remote에서 1:1 미팅을 업무 파악이 아닌 팀원들과의 라포 형성을 위해 활용하도록 격려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업무 파악은 앞서 언급한 비동기 기록 문화나 오버 커뮤니케이션으로 충분히 대체 가능한 만큼, 실시간으로 소통할 때에는 온전히 구성원을 한 개인으로 파악하고 알아가는 데 할애해야 한다고 말해요.
팀원들이 지금 하는 일에 충분히 몰입하고 만족하고 있는지, 일 밖의 삶은 어떤지, 도움이 필요한 건 없는지 질문하며 심리적인 거리감을 줄일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매니저 본인의 일상과 생각들도 팀원들에게 적극적으로 공유하도록 격려하죠.
이외에도 Remote는 매니저가 주기적으로 팀 빌딩 세션을 진행할 수 있도록 온라인 게임 및 엑티비티 후보 리스트를 제공하고 있답니다.
전사 차원에서는 다양한 소셜 커뮤니티를 통해 구성원들이 서로에 대한 친밀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있는데요. 요가부터 반려견 관련 커뮤니티 등, 어떤 주제든 상관없이 구성원 누구나 슬랙에 관련 채널을 만들고 커뮤니티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또 Remote에서는 랜덤으로 구성원들을 조합해서 주기적으로 커피챗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러한 전사 규모의 커뮤니티와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통해 구성원들은 각자가 속한 팀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에 소속감을 가질 수 있답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구성원 관계 관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아래 질문들에 답해보며 잠시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여기까지 HR 테크 유니콘 기업 Remote가 어떻게 비동기로 일하는지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비동기 협업이란 결국, 주기적인 소통과 투명한 정보 공유를 통해 구성원 간의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자율과 책임의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죠. 중요한 건, 비동기를 전제로 일한다면 원격이어도 탁월한 임팩트를 낼 수 있다는 겁니다.
조직 문화는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조직의 생존과 성장을 결정짓는 비즈니스 전략이자 경쟁우위입니다. 원격근무 역시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고 유치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써 바라본다면 지금 조직이 고민해야 하는 건 원격근무를 할지 말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잘 해낼 수 있을지”가 되겠죠.
핵심 인재를 찾기 위해, 글로벌 조직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어떤 조직 문화를 구축해야 할까요? 무엇을 점검하고 개선하면 좋을지, Remote의 비동기 협업 케이스가 그 힌트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항상 원격, 부캐 직장, 주간 회고로 일하는 법] 보러가기
- 글 : 콘텐츠 빌더 단
- 편집 : 줄리 & 데이나
- 디자인 : 디자이너 우디
누틸드는요…
누틸드는 초기 조직의 채용 브랜딩과 조직문화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우리는 좋은 팀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누구나 훌륭한 조직을 쉽게 시작하고 경험하며 실천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것이 누틸드가 가장 잘하는 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참고 자료
Remote Handbook:
https://www.notion.so/Remote-Handbook-a3439c6ccaac4d5f8c7515c357345c11
https://qatalog.com/blog/post/job-van-der-voort-future-of-work-remote/
https://experience.dropbox.com/ko-kr/resources/source-of-truth
https://dbr.donga.com/article/view/1206/article_no/10537/ac/magazine
https://docs.gitlab.com/ee/user/project/issue_board.html#group-issues-in-swimlanes
#03 Alignment Tools. 팀 얼라인먼트 도구 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