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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틸드 Feb 15. 2023

[컨셉진] 누틸드 : 새로운 시대, 새로운 회사

[97호 : 변화] 누틸드 캡틴 데이나 인터뷰

코로나19가 세상을 바꿨다. 일하는 방식과 회사의 모습도 예외는 아니다. 사무실에 직원이 없다. 그럼에도 일은 돌아간다. 거래처와의 미팅은 가급적 영상 회의로 진행한다. 회식은 사라졌고, 정규직 외 프로젝트별로 업무를 진행하는 프리랜서, 사이드잡은 늘었다.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해 온 직장의 모습이 사라졌다.

이런 변화는 우리에게 일과 직장의 본질을 다시 묻는 것 같다. 변화의 시대, 우리들의 회사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조직문화 컨설팅과 채용 브랜딩 솔루션을 통해 스타트업을 돕는 누틸드의 대표 데이나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컨셉진은 나다운 삶을 추구하는 만큼 인터뷰의 시작을 자기소개로 하고 있어요. 직접 데이나 님과 누틸드 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누틸드 팀을 운영하는 데이나라고 합니다. 누틸드는 조직 문화와 채용 브랜딩 솔루션을 통해 스타트업이 훌륭한 조직을 쉽게 시작하고, 오래 지속할 수 있게 돕는 일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 조직 문화라는 단어가 많이 나올 것 같아요. 어렴풋이 어떤 의미인지는 알 듯하지만, 데이나 님이 생각하는 조직 문화의 정의를 먼저 듣고 싶어요.


쉽게 이야기하면 ‘조직의 보이지 않는 모든 룰'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밖으로 모든 게 드러나 있진 않지만, 우리 조직에서만 워킹하는 가치와 믿음, 행동 전체인 거죠. 다른 표현으로는 그 조직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블 유니버스’를 보면 판타지 같은 슈퍼 히어로와 빌런이 나타나도 영화 속 사람들은 그들의 존재를 당연하게 생각하잖아요. 그게 그들의 세계관인 거죠. 이처럼 세계관은 집단이 가지고 있는 기본 전제이자,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당연하게 생각되는 모든 맥락인 것 같아요. 조직 문화 역시 그 조직 내에서 전수되는 세계관이라고도 할 수 있죠. 그 세계관이 구성원들의 생각과 의사 결정,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거고요.





데이나 님은 2014년부터 스타트업 분야에서 프로젝트 매니저, 프로덕트 매니저, 마케터 등 다양한 일을 했다고 알고 있어요. 스타트업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 번째는 대기업 인턴을 하며 경험한 문화가 저에게는 잘 맞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저는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문화에서 일할 때 훨씬 더 행복하고 퍼포먼스를 잘 내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어요.


그리고 제가 경영학과 출신이지만 주변에 개발자 친구들이 많아 그 친구들의 영향을 받은 것도 있어요. 제가 배우는 것과 달리 이 친구들은 세상에 없는 걸 직접 만들어내기에 늘 대단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자연스럽게 이런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대부분 스타트업에 있더라고요.




여러 분야 중 조직 문화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본적으로 저는 창업가라는 종족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요. HR이 아닌 다른 여러 직무로 일할 때에도 ‘하루종일 해도 질리지 않을 일이 뭘까?’라고 생각하면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듣는 거였거든요.


운이 좋게도 사회 초년생 때부터 제 주변에는 창업한 친구들이 많아서 퇴근 후 그들과 만나 이런 이야기를 매일같이 접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매번 놀라웠죠. 스물여섯이었던 저보다 몇 살 많지 않은 또래인데도 벌써부터 그들은 세상에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어떻게 해야 사용자를 더 이해할지, 팀원들에게 어떤 걸 해줘야 동기 부여가 될지를 고민하더라고요. 보통의 직장인 친구들과는 차원이 다르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스타트업에서 HR과 조직 문화 일을 경험해 보니 이 일을 잘하려면, 창업가의 시선으로 전체를 바라봐야 하더라고요. 저에게는 대표의 어깨에 올라 그 관점을 가지고 해내는 일이라는 점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리고 제가 몸 담았던 제품 기획, 마케팅, PR 분야와 달리 HR은 사람 대 사람으로서 동료를 돕고, 매일 마주하는 사람들의 삶에 직접 기여를 하는 일이에요. 저는 거기에서 희열을 느끼더라고요. PR이나 마케터 시절, 얼굴도 보지 못한 사람들이 숫자로 환산되어 찍히는 결과가 왜 제게 기쁨을 주지 못했는지를 깨닫게 된 거죠.


결국 창업자와 비슷한 시선에서 일할 수 있고, 사람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HR과 조직 문화에 큰 애정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조직 문화와 관련된 일을 하더라도 직장인이나 프리랜서로 일하는 방법이 있을 텐데요. 굳이 누틸드라는 회사를 직접 창업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조직 문화 담당자로 ‘웨딩북’에서 근무하다 건강상의 이유로 퇴사하게 됐어요. 쉬면서 어떻게 하면 이 일을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조직 문화 담당자로 일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떤 대표와 함께하느냐’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결국 이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저와 잘 맞는 대표를 찾아야겠다고 결심했죠.


마침 웨딩북에서 하던 일을 좋게 본 스타트업에서 프리랜서로 채용 브랜딩 전략을 도와달라는 제안을 주셨어요. 그때 이게 정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 싶었죠. 잘 맞는 대표를 찾으려면 직접 일을 해보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당시에도 프리워커처럼 혼자 일하며 결과물을 만드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업계에는 1인 전문가도 많고요.


하지만 저는 웨딩북에 다니던 시절, 훌륭한 팀으로 일할 때의 희열을 잊지 못하겠더라고요. 함께 목표를 정하고 작은 성공을 거두며 서로 기뻐하는 그 시너지가 너무 그리웠어요. 그래서 결국 작은 팀을 꾸려왔는데, 결과적으로는 참 잘한 것 같아요.


저희가 주로 100명 내외, 작은 조직을 돕는 일을 하기에 결국 대표를 직접 만나 도와드리는 일이 대부분이거든요. 만약 제가 조직을 운영해 본 경험 없이 현실과 다른 이야기만 한다면 그분들도 저를 신뢰할 수 없었겠죠. 대표로서 비슷한 희로애락을 느끼는 것도 이 일에서는 너무 큰 도움이 된다는 걸 느꼈어요.




누구나 창업 초기에는 좋은 동료를 만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할 텐데요. 누틸드는 어떤 방식으로 좋은 동료를 모집했나요?


아주 작은 자본으로 누틸드를 시작했기에 초반에는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었어요. 다행히 제가 평소 일 잘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라 제 주변에 믿을 만한 분이 많았어요. 영입하고 싶은 분들을 찾아가 요즘 직장에서 뭐가 아쉬운지를 묻고 다녔죠. 그리고 그걸 누틸드가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지 방법을 연구해 투자자에게 IR(투자 설명회) 하는 마음으로 다시 찾아갔어요.


초기에는 그렇게 한 분 한 분 모셔 왔어요.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는 저희가 발행하는 콘텐츠를 통해 누틸드에서 한번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더라고요. 특히 브런치를 통해 우리가 일하는 방법, 우리가 생각하는 채용 브랜딩에 대해 주기적으로 콘텐츠를 발행한 게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조직 문화 담당자가 꾸리는 조직은 어떨지 궁금하다는 이야기도 들었고요.


지금은 일 잘하고 성장에 대한 욕심이 많은 인재들이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모두 재택근무를 하고, 사이드잡으로도 일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그런 이유고요. 이 덕분에 시장에서 인정받는 크루들이 함께하게 되면서 ‘저 사람이 누틸드에서 같이 하네?’, ‘누틸드에 뭐가 있나?’ 이런 궁금증이 생기는 팀이 된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잘해야죠.




누틸드의 경험이 작은 회사를 운영하거나 인재를 영입하고 싶은 대표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조금 더 구체적인 팁을 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전략이 중요한 것 같아요. 주변 인재를 영입하고 싶은 대표들의 경우 공급자적인 관점에서 우리가 얼마나 훌륭한지를 어필하고, “이건 당신에게 정말 큰 기회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많이 해요. 그런데 이것만 강하게 이야기할수록 오히려 고용주가 자신감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특히 초기 팀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까를 봐요. 그러니 “진짜 좋은 회사고, 많은 걸 줄 수 있다”라고 강조하기보다는 “우리 회사가 아직은 부족하지만 당신이 잘하는 이런 역할을 해주면 어떻게 발전할 수 있다”라는, 기여하고 싶은 마음을 끌어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염두에 둔 인재가 회사 생활을 하며 마음이 흔들릴 때 생각나는 첫 번째 대표가 되어야 하고요. 저희 업계에서 진리로 통하는 게, 아무 목적 없이 자주 소고기를 사주라는 거예요(웃음).


처음부터 큰 욕심을 내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장기적인 호흡으로 꾸준하게 만나면서 회사의 계획을 조금씩 이야기하는 거죠. 그리고 다음에 만나 그 계획을 실행하고 있는 이야기도 들려주고요. 이렇게 실제로 조금씩 해나가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며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아무 이유 없이 소고기 사준 사람은 잊지 못한답니다(웃음).





누틸드가 유명해진 이유가 사이드잡으로 일하는 부캐 제도나 3개월 일하고 1개월 쉬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도 있는 것 같아요.


부캐, 사이드잡으로도 함께할 수 있도록 한 이유를 솔직히 말씀드리면, 본업으로 바로 영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훌륭한 능력을 갖춘 분들의 연봉을 다 맞춰드리기 어려웠고, 저희도 막 시작하는 만큼 서로 리스크를 줄일 필요가 있었고요. 일단 누틸드에 발을 담그고, 누틸드 맛을 보여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사이드잡, 풀타임잡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고 있어요.


1개월 휴식에 대해서는 지금은 많이 달라졌어요. 처음에는 저희 팀원이 대부분 3개월 단위 사이드잡으로 함께했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정말 말 그대로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었는데요. 지금은 1개월 동안 공부하고 다음 분기를 위해 채우는 시간을 갖는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아요. 컨설팅업 특성상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와 지식을 쏟아내기 바쁘거든요. 3개월 정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나면, 의식적으로 1개월 동안 일을 받지 않고 그 시간 동안 책도 많이 보고, 서비스 개발, 회고도 하며 발전의 시간을 보내요.




사람들이 바라는 조직 문화와 매력적인 회사는 어떤 식으로 변해왔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막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대의’가 중요했던 사회라고 생각해요. 참고 기다리면 보상이 온다는 거죠. 저는 ‘왜?’가 정말 중요한 사람이라 묻지 말고 그냥 기다리면 알게 된다는 식의 문화가 참 답답했어요.


지금은 ‘대의’를 강조할 수 없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변동성이 너무 크잖아요. 미래를 아무도 담보하지 못하는 세상이죠. 성공하는 방법도 너무나 다양하고, 마냥 기다려도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을 거라는 걸 다들 아니까요. 불확실한 게 많아질수록 사람은 자기중심으로 살 수밖에 없어요. 나 외에는 모두 제어할 수 없는 것들이니까요. 그래서 회사를 선택하는 것도 나를 잃지 않고 성장시켜 줄 곳, 나와 가장 닮은 곳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기업 입장에서도 이런 변화를 알기에 개개인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조직 문화를 바꿀 수밖에 없어요.




누틸드가 하는 일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요.


누틸드는 기본적으로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일을 해요. 그중에서도 조직 문화와 채용 브랜딩에 집중하고 있고요. 조직 문화의 경우, 대표님들이 처음에는 그 중요성을 잘 몰라요. 특히 첫 창업일 때는 기업을 만들 때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지에 대해서만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어느 성장 단계 이후가 되면 결국 어떻게 팀원을 모으고, 대표는 팀을 통해 성과를 내는 역할이 핵심이라는 걸 자연스레 깨닫게 되죠. 저희는 ‘조직 문화 파운데이션’이라는 이름으로 미션, 비전, 핵심 가치를 같이 잡아드리고 전략적이고 우리 다운 조직 문화를 세팅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채용 브랜딩 분야는 해외에서는 활발하지만, 국내에서는 2년 전부터 관심을 크게 받고 있는 분야예요. 지난해까지 쿠팡, 마켓컬리, 배달의민족, 토스처럼 투자를 많이 받아 자본이 많은 곳들이 채용, 취업에 대한 기준점을 많이 올려놨죠. 그래서 이들보다 규모가 작은 조직들은 직장 대 직장으로서 경쟁하기 어려워졌고요. 물리적인 경쟁은 어렵기 때문에 우리 회사에 입사해야 하는 매력을 찾고, 효과적으로 외부에 노출해야 하는 상황이 된 거예요.


예전에는 채용할 때 ‘연봉, 근무 시간, 직무’ 등 기본적인 것만 적어놓으면 됐지만, 지금 지원자들은 ‘우린 이런 문화를 가지고 있고, 우리 회사에 오면 이런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고용주로서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기를 원하고 있죠. 저희는 ‘채용 브랜딩 빌딩’이라는 이름으로 채용 브랜딩 전략과 그를 기반으로 한 채용 프로세스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이전에는 구직자들끼리만 경쟁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직장 대 직장이 경쟁하고 있다는 게 흥미롭네요. ‘채용 브랜딩 빌딩’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채용 브랜딩을 강화한다는 의미는 아주 단순해요. 핵심 인재는 계속 근속하게 만들고, 그들과 비슷한 이들이 적은 비용으로 지속적인 유입이 되게 하는 것이거든요. 결국 답은 우리 회사의 핵심 인재들에게 있어요. 그들이 원하는 직장, 만족하는 점, 보완할 점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에요. 그 재료를 발굴하기 위해 저희는 경영진 리더십과 1:1 인터뷰를 하고, 전사 서베이를 실행하는데요. 저희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정리해 데이터 기반의 근거를 제공하죠. 그렇게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채널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야 효과적인지, 명확한 전략을 제공해 드리는 일을 합니다.




서베이와 인터뷰를 통해 나온 결과가 궁금하네요. 경영진과 핵심 인재들의 생각이 많이 다른가요?


생각보다 많이 달라요. 보통 대표님과 인사담당자들은 ‘좋은 직장'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주기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복지가 좋은 회사, 돈을 많이 주는 회사, 이런 식으로 대표님 머릿속에 있는 어렴풋한 좋은 직장의 모습에 기반해 문화와 제도를 만들고 홍보하는 액션을 해온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막상 그 회사 핵심 인재들과 이야기해 보면 그와 다른 이유로 근속하고 있다고 말할 때가 많아요. 이렇게 핵심 인재가 현재 만족하는 것,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로 채용을 하게 되면 핵심 인재와 거리가 먼 사람들이 계속 회사에 들어올 수밖에 없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큰 문제가 될 수 있죠. 어떤 사람이 들어오는지가 문화를 결정합니다.




문화라는 게 옳고 그름은 없잖아요. 저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제가 바라고 자신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할지, 지금 시대가 바라는 걸 기준으로 해야 할지 고민되더라고요.


먼저 조직 문화를 만드는 본질을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결국 기업이 이익을 내고, 생존하기 위해서거든요. 이걸 잘 해낼 수 있는 도구가 조직 문화라는 걸 생각하셔야 해요.


실제로 예전에 한 대표님께서 우리 회사 사람들은 내향적이고 창의력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며, 우아한형제들 같은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그 대표님이 하시는 업종은 개인의 개성이나 유머러스함, 강한 조직 아이덴티티보다는 창의적이지만 프로답게 고객을 대하고, 결과에 꼼꼼하게 책임지는 진지한 분들로 구성되어야 유리한 업이었거든요.


저는 조직 문화가 업의 본질을 벗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성공한 조직의 문화를 복사-붙여넣기 할 수 없는 이유죠. 어떤 조직 문화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대표님들에게는 결국 그 업을 제일 잘할 수 있는 문화, 그래서 기업 생존과 발전을 달성할 수 있게 하는 방향을 찾으시라고 말씀드리곤 해요.




조직 문화가 필요한 이유를 먼저 생각하니 기준점이 좀 잡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한 기업 안에도 상담, 배송, 홍보, 마케팅 등 다양한 업이 존재하잖아요. 직무별로 필요한 문화가 달라서 충돌이 있지 않을까요?


제가 다닌 웨딩북도 그랬어요. 웨딩플래너분들이 계셨지만, IT 개발자, 마케터분들도 계셨죠. 직무별로 분명히 더 일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다를 수 있어요. 그리고 조금씩 달라도 돼요. 하지만 결국에는 모든 직무가 연결되어 성공적인 비즈니스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조직이라면 이렇게 일해야 해’에 관한 최소한의 교집합을 찾는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모두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룰과 합의가 부족하면 팀들끼리 충돌할 수밖에 없거든요. 다들 일을 잘하고 싶은 마음은 같지만, 팀마다 이해관계는 다를 수밖에 없기에 각자의 기준으로만 보면 당연히 다른 생각일 경우가 많을 테니까요. 결국 우리 업을 제일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본적인 문화를 설정한 이후 조금 더 조직이 커졌을 때 팀 특유의 원칙들을 정립해도 늦지 않는답니다. 중요한 건 그 또한 최상위 문화를 벗어나선 안 된다는 점이고요.




보통 누틸드에 일을 의뢰할 때는 대표나 팀장 등 의사 결정권자들이 연락을 주실 텐데요. 누틸드가 준비한 솔루션을 그 조직의 팀원들이 잘 따라와 주는 편인가요? 누구나 변화를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요.


갑자기 만들어진 결과를 따르라고 하면 누구나 거부감이 들 거예요. 하지만 내가 아는 이야기고 직접 참여했다면 얘기가 달라지죠. 그래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그들이 직접 만들었다고 느끼게 하면서 그 과정을 모두 투명하게 공유해 드리는 것입니다.


우선 저희는 파트너사 내 직접 TF를 만들어 경영진과 인사팀뿐만이 아닌 주요 팀원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요. 전사적인 액션이 프로젝트에 필요하다면 전 구성원 대상으로도 투명하게 알리죠. 프로젝트 시작 단계부터 저희를 회사 전체에 소개하고, 앞으로 3개월 동안 어떤 일들을 함께 할지를 알리면 훨씬 더 좋은 참여도와 결과를 얻을 수 있거든요. 또한 조직이 직접 참여해 만들어야 방법론을 습득하여 궁극적인 내재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라면 누구나 좋은 문화를 가진,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을 거예요. 구성원들도 다니고 싶은 회사에 대한 생각이 분명할 거고요. 그런데 왜 스스로는 변화하지 못하는 걸까요?


우선 어떤 문화를 만들겠다는 방향성을 잡는 건 구성원들이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창업자, 리더들이 해야 하는 거죠. 하지만 이 일이 어려운 건 그들의 말과 행동이 선포한 문화보다 힘이 세기 때문에, 선포뿐 아니라 실천으로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죠.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조직 문화는 곧 창업자인 경우가 많아요. 그들은 자기 분야나 제품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넘치고 똑똑한 분들이고요. 그런데 HR이나 조직 문화 파트는 사람의 감정과 관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누구나 본인이 능숙한 일이 아니라고 느끼면 미루고, 피하고 싶기 마련이잖아요. 리더가 그런 모습을 보일 때마다 실망이 큰 구성원들은 사람 자체를 탓하기 마련인데요. 하지만 저희가 많은 팀과 리더십을 경험하며 깨달은 건, 대부분은 나쁜 의도가 있어 그런 게 아니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성공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행동으로 옮기기가 어려워진 것이라는 점이에요.


저희가 바라는 것처럼 훌륭한 조직이 세상에 많아지려면 훌륭한 조직을 만들고 싶은 대표님이 많아져야 하니, 저희가 그들을 도와드려야 하는 거죠. 그래서 저희는 그들이 직접 만들 수 있게 방법을 알려드리고, 나와 우리 팀이 만든 성공을 경험하실 수 있게 해드리고 있어요. 리더분들에게 한 가지 용기를 드리자면, 리더십은 원래 어려운 거라는 거예요. 좋은 리더의 특성을 생각해 보세요. 솔선수범해야 하고, 나보다 타인의 성공을 챙겨야 하고, 내 주장을 하기보다는 들어줘야 해요. 인간의 본성과 반대되는 일이거든요.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죠.




한편으로 구직자라면 누구나 좋은 회사, 매력적인 회사에서 일하고 싶을 텐데요. 사실 회사에 들어가기 전에는 그 회사가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잖아요. 구직자 입장에서 좋은 회사를 미리 판단하는 팁이 있을까요?


너무 다양한 유형이 있어서 팁을 드리는 게 쉽지는 않아요. 그래도 이 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경험을 통해 알게 된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고리타분한 얘기지만, 자신을 아는 만큼 잘 맞는 직장을 확실하게 찾을 수 있답니다. 회사마다 특성이 다 다르기에 좋은 회사라는 건 자기 기준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꼭 자신이 어떤 환경과 사람들이 함께할 때 성과를 잘 내고 행복했는지를 꼼꼼히 정의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두 번째는 고용주를 탐구하는 데 소극적일수록 실패 확률이 높다는 거예요. 직장을 구한다는 건 배우자나 집을 구하는 것처럼 삶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일이잖아요. 조금 어색하더라도 링크드인을 통해 다니고 싶은 회사의 직원이나 채용 담당자에게 커피챗을 부탁하거나 이메일로 질문을 해서 직장으로서 진짜 내부는 어떤지를 조금이라도 더 알아내는 게 중요해요.




앞서 ‘조직 문화 담당자가 꾸리는 조직은 어떨지 궁금하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셨어요. 저는 그 이야기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조직 문화와 채용 브랜딩을 만들어가는 회사이기 때문에 더 잘할 거라고 믿는 기대감이 부담스럽진 않나요?


부담스러운 부분이 분명히 있죠. 그런데 애초에 잘하는 팀으로 보이기 위해 뭔가를 한 적은 없었어요. 우리 조직에 필요한 걸 추구한 거고, 혹 실패하더라도 거기서 배울 수 있는 게 있을 테니 그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했어요. 훌륭한 팀을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 다운 답을 찾기 위해서는 실패가 없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그 실패를 빨리 맞는 팀이 되어 경험하고 개선하면 저희가 나눠드릴 게 더 많아지는 거고요. 전문가는 완벽한 장인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남들을 돕는 전문가에게는 오히려 실패를 먼저 경험하며 쌓은 성공 비법이 훨씬 더 도움이 되니까요.





누틸드가 하는 업의 본질은 B2B 컨설팅 비즈니스예요. 클라이언트 기업이 있다는 건 그들이 바라는 마감 기간, 수준을 맞추기 위한 고충이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은 조직 문화 전문가와 생존을 위한 누틸드 대표로서 상충하는 고민은 없나요?


당연히 대표로서 힘들고 어려운 점은 있지만 크게 가치가 상충하는 건 없어요. 3개월 프로젝트, 1개월 R&D 제도도 저희를 신뢰하는 클라이언트만 의뢰를 주시기에 아직까지는 지키기 어렵진 않고요. 다만 이 일을 좋아하는 전문가로서의 역할은 줄어들고 세일즈를 하거나 방향성을 정하는 등 대표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어 전문가 역할에 대한 갈증이 있죠.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누군가를 빨리 교육하고 양성해야 한다는 압박도 있고요.


반면에 B2B 비즈니스라서 좋은 점도 있어요. 창업자한테 직접 도움이 되는 서비스라서,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고도 대표님이 의뢰해 주시는 덕에 빠르게 의사 결정이 되고 조직적인 결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죠.




회사 운영에 있어 꼭 지키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가요?


회사의 성장과 개인의 성장이 함께 갈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거예요. 우리 팀에 들어왔다면 무조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실제 저희 문화와 시스템은 모두 스스로 성장을 확인할 수 있고 그를 위해 회고하며 개선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어요. 덕분에 진짜 성장하고 싶은 허슬러(Hustler)들만 남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지속적인 비즈니스 성과는 그런 분들이 계속 성장하고 몰입할 수 있게 지원해 준다면 자연스레 얻어지는 결과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누틸드가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저희는 일터가 나아지면 개인의 삶의 질과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모두 올라간다고 생각해요. 이런 이유로 훌륭한 조직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세상이 좋아질 거라는 신념에서 누틸드는 시작됐어요.


하지만 여전히 많은 분이 회사에 다니며 ‘우리 팀 너무 좋다. 동료들과 일하는 게 너무 재밌다.’와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진 못한다고 생각해요. 조직 문화, 리더십, 팀 시너지 이런 건 필요 없고 매출과 성과만 잘 내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도 꽤 많고요.




정말 재밌는 건요. 이들에게 훌륭한 조직이나 문화의 중요성을 믿게 하려면 경험하게 하는 수밖에 없답니다. 그래서 저희가 하는 일이 더 의미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창업자, 대표를 돕는 일은 궁극적으로 그 조직 구성원들의 환경을 통째로 바꾸는 일이니까요. 결국 리더십과 구성원 모두의 경험으로 ‘더 나은 조직이 될 수 있구나’라는 기억을 남길 수 있게 되고요. 변화는 경험으로 인한 믿음에서 시작되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도 더 많은 팀이 훌륭한 조직을 실천하고 경험할 수 있게 경험 전파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싶어요.







본문 출처:

컨셉진 97호 <당신에겐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요?>








스타트업을 위한

조직문화 채용 브랜드 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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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틸드는요…
누틸드는 초기 조직의 채용 브랜딩과 조직문화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우리는 좋은 팀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누구나 훌륭한 조직을 쉽게 시작하고 경험하며 실천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것이 누틸드가 가장 잘하는 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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