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m를 뛰며 든 생각의 정리 1편
" '오늘을 내 삶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라'는 건 잘못된 접근입니다. 오히려 영원히 살 것처럼 매일을 살아야 합니다" - 피터 티엘 (페이팔 공동 창업자, 팰런티어 CEO)
" 'Live today as if today is the last day of your life' is a wrong approach, rather you should live each day like you're going to live forever" - Peter Thiel
1.
인사이드아웃 2를 안 본 사람이더라도 그 영화에서 나오는 불안이라는 캐릭터는 한 번쯤 보았을 테다.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공감했을 텐데, 우리는 머리가 커지고, 아는 게 많아지고, 가진 게 많아질수록 더 불안해진다. 불안한 이유는 가지각색일 테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우리가 불안함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에 현재 나의 선택이 올바른 선택인지, 최상의 선택인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혹여나 이게 설마 틀린 선택은 아닐까, 조바심이 생긴다. 혹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일어나지 않을까 불안해한다. 머릿속에 A to Z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최악의 상황에 대한 계산과 계획을 해놓기도 한다. 이게 결국 더 심해지면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고 내가 내린 결정에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테크놀로지의 혁신은 오히려 이러한 불안증세를 더 활활 타오르게 하는 기름역할을 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정보를 클릭 몇 번으로 우리는 얻을 수 있다.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정보까지 아주 손쉽게 알게 되었다. 아는 게 많아지는 만큼 더 불안해진다. 세상에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다니! 혹여나 나에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지레 겁먹게 된다. 누군가가 인터넷에 올린 심한 난기류로 아수라장이 된 기내 사진을 보았을 때 단 1초라도 '내가 비행기를 탔을 때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지 않을 까'라는 걱정을 안 한다면 그건 거짓말일테다.
tmi를 하자면,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영화를 보고 난 뒤 한동안 비행기를 탈 때마다 나는 기내가방에 꼭 휴대용 손전등과 보조식량을 챙기고 쿼츠시계를 착용했었다..
특히 통제를 해야 하는 강박이 심한 사람은 예측불가능한 상황 속에 더 극심한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 어느 정도의 차선의 계획을 고려하는 건 꽤 현명하다. 하지만 정말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도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하는 건 전혀 현명하지 않다. 오히려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치게 되는 더 큰 실수를 하게 된다.
2.
어차피 우리 인간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그 누가 코로나라는 존재와 그의 심각한 여파를 상상이나 했을까? 이스라엘 팔레스틴 전쟁도 이렇게 될 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갑자기 바이든이 대통령 출마에서 기권하고 해리스가 나올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세상은 계속해서 바뀌고 우리는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렇게 예상하지 못하고 불안한 삶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가? 아니 그게 가능하긴 한 건가?
어차피 알 수도 없고,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 그냥 자포자기한 상태로 세상의 파도에 휩쓸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이리저리 치어 사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일지도 모른다. 영화 <기생충>에서 나오는 기택(송강호 역)처럼 말이다.
"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 줄 아니? 무계획이야, 무계획, 노 플랜, 왜냐? 계획을 하면 반드시 계획대로 안되거든, 인생이" - 김기택 (송강호)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도 때도 없이 변하고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바뀌는 세상에 바뀌지 않은 것들도 존재한다.
3.
세상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스토아 철학 (Stoicism)과 매우 유사하다. 스토아 철학은 내부 요인(개인의 사고, 반응,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외부 요인(사건, 다른 사람, 물질적 재화)의 중요성을 낮춘다. 외부 요인은 나의 통제권에서 벗어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기에 외부 요인에 걱정 및 불안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내부적인 요소에서 만큼은 내가 100% 통제권 및 결정권을 갖고 있다. 내가 어떠한 생각을 갖고 어떠한 행동을 하는지는 오롯이 나의 몫이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시시각각 빠르게 변하는 세상, 이러한 나의 통제권에서 벗어난 외부요소들로부터 불안하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
4.
역설적이게도 자유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내 삶에서 통제감 (sense of control)을 가져야 한다. 즉 루틴이 필요하다. 다른 무언가 혹은 다른 누군가의 도움 및 영향을 받는 게 아닌, 오롯이 나 스스로가 100% 주도권을 갖고 빌드업하는 습관말이다. 그래서였을까, 창업을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쯤에 나는 나만의 루틴을 만들고 매일 실행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무슨 습관을 갖고, 어떠한 생산적인 일을 하고, 무엇에 집중하며 하루를 보내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왜냐면 결국 그 하루하루가 차곡차곡 쌓여 십 년을 만들고, 오십 년을 만들고, 백 년을 만든다. 즉, 매일 하루를 어떻게 보내냐에 따라서 "나"라는 사람이 빚어진다. 그리고 그렇게 탄탄한 루틴으로 빚어진 삶은 외부 요인으로부터 오는 불안과 스트레스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다. 어느 날 갑자기 상상도 하지 못한 쓰나미가 나의 인생을 휩쓸어버려 멘털이 완전히 나가버려도 다시 두 발로 일어나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은 루틴이다. 세상과 시간은 나를 위해 멈추지 않는 다. 우리는 살아있는 한 계속해서 움직여야 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반복적으로 행하는 존재이다. 따라서, 탁월함은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We are what we repeatedly do. Excellence is not an act, but a habit" - Aristotle
"하루는 길지만 십 년은 짧다" - 샘 알트만 (OpenAI CEO)
“Days are long but decades are short” - Sam Altman
5.
다시 이 글의 시작에 쓰인 피터 티엘의 말로 돌아가보자.
" '오늘을 내 삶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라'는 건 잘못된 접근입니다. 오히려 영원히 살 것처럼 매일을 살아야 합니다" - 피터 티엘
" 'Live today as if today is the last day of your life' is a wrong approach, rather you should live each day like you're going to live forever" - Peter Thiel
영원히 살 것처럼 매일을 산다라고 생각하면 우리가 어떻게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지 좀 더 명확해진다. 더 큰 의미로는 내 인생의 우선순위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알 수 있다. 즉 내가 불안함으로부터 단단해지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나만의 루틴을 만들고 그것을 매일 실행하는 것이다.
영원히 살 것처럼 매일을 살아야 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당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어떠한 하루를 보낼 것 인가?
불안함으로부터 당신을 지켜줄 당신만의 무기인 루틴은 무엇인가?
p.s.
위에 글에 이어서 내 삶을 지탱해 주는 나의 3가지의 습관에 대해 써보았는데 글이 너무 길어져서, 다음에 올려보겠다. 맛보기로 그 3가지 습관은 이러하다.
1. 운동 (체력과 정신력 강화)
2. 독서 (지적 호기심 및 질문을 찾는 행위)
3. 글쓰기 (객관적인 자아성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