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바보 워너비가 썼어> 시리즈 4화.
해야만 하는 고민이 생겼습니다.
진척되지 않습니다.
이러다 주저앉나 싶습니다.
슬며시 자리 잡는 패배자 논리에 휩싸입니다.
새롭게 뭔가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이제 막 달리려던 참이었는데 말입니다.
하루를 눈 뜬 장님처럼, 산 송장처럼
그렇게 보냈습니다.
하루가 다 가는 길목,
잠자리에 누우니 왠지 깊을 것 같은 수렁을
금세 빠져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가
나도 모르게 생깁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이유는...
그런데,
그 순간 또 한 번의 문득이 찾아옵니다.
나의 아내,
내 평생 못난 사랑 다 쏟아부어도 모자랄
이 귀한 여인,
미희는...
딸아이의 탄생 이후,
말없이,
어쩌면 말할 수 있었다는 것도 모른 체,
그동안 수 없이...
위와 같은
고독과 외로움을 견뎌 왔으리라
생각됩니다.
어렴풋이,
짐작한다고 시늉은 해봤었습니다.
아내 그리고 남편,
현재의 각자 위치는 분명 다릅니다.
그러나,
아내, 미희는,
젊고 더 활기차고 꿈 많은 숙녀, 어쩌면 소녀였을 것입니다.
이는,
내가 영원히 기억하고픈,
기억해야 할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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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희는,
점점 더 예쁘고 아름다운
아내, 그리고 엄마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저,
남편은 지금의 나를 잘 기억해가며,
미희를 아내/엄마 로만 살게 두지 않겠다는,
미희도 원할지 모를 다짐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