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가 바꾼 나의 삶은,
요가와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하며 체감한 변화들. 주로 요가를 하며 얻은 것들.
1. 기초 체력과 근력이 생겨 일상적인 피곤함이 덜해졌다.
키가 170cm이지만 몸무게는 평생 동안 50kg 미만이었다. 원체 마른 체형이었으며 제대로 된 운동은 배워본 적이 없었고, 기초적인 체력조차 없어 집에 올라가는 잠깐의 오르막길조차 버거워했다. 여름이면 산 밑에 위치한 집에 걸어 올라가는 게 엄두가 안 나 걸어서 15분 거리지만 택시를 빈번히 타곤 했다. 지방도 없지만 근육도 없는, 말 그대로 무(無) 상태의 몸이었다.
체력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야, 26년 만에 처음 알게 됐다. 대중교통이나 택시를 이용하기보다 가까운 거리는 걷는 일이 많아졌으며, 집에 올라가는 길에 예민해지기 시작해 도착하면 짜증부터 내던 습관이 사라졌다. 운동 기간이 늘어날수록 가용 에너지가 점차 증가했고, 더 많은 일들에 더 많은 열정과 노력과 시간을 쏟을 수 있었다.
2. 체형이 변하고 만성 통증이 줄어들었다.
애써 곧게 하려 노력하지 않았음에도 앉고 서고 걷는 기본적인 자세가 바르게 바뀌었다. 익상 견갑이 교정되었으며, 어깨가 펴지며 더욱 건강하고 당당한 이미지를 가지게 됐고, 하루를 마무리할 때쯤이면 여기저기 찾아오던 통증들이 사라졌다. 집에 마사지 건, 폼롤러 등 온갖 도구들을 구비해 두고서는 마사지에 의존하곤 했는데, 불편하고 불쾌한 통증이 사라지니 마사지가 더 이상 필요 없었다. 운동을 하고 난 후 찾아오는 근육통은 오히려 기분 좋게 느껴졌다.
3. 건강을 챙기는 것에 관심이 생겼다.
운동을 하다 보니 근육량 및 체중 증량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식습관을 바꾸기 시작했다. 적정량의 단백질을 챙겨 먹고, 채소와 과일 섭취량을 늘렸으며, 인스턴트식품과 군것질을 줄였다.
요가를 하며 몸이 무거운 느낌이 드는 게 싫어 식단을 조금 더 가볍게 구성하기 시작했고, 대충 아무거나 먹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어떻게 먹고 있는지 고민하며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편식쟁이에 라면을 입에 달고 살던 내가, 가족들이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습관을 바꿀 생각이 전혀 생기지 않았던 내가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운동과 요가를 하며 얻은 긍정적인 변화 중 가장 크고 근본적인 부분이었다.
지금의 나는 세상에 절대적으로 옳은 가치가 존재한다면 신체와 정신의 건강이라고 생각하며, 건강에 이르는 데에는 정도(옳은 길)가 존재한다고 믿기에 이른, 건강 신봉자다.
4. 쓸데없는 소비가 줄었다.
운동과 소비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냐 하겠지만, 의생활의 변화가 소비 습관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매일 요가를 하고 운동을 하면서 편하고 기능성 좋은 운동복을 주로 (일상복으로도) 입게 됐는데, 운동복은 아무리 비싸고 좋아도 일상복에 비해 훨씬 저렴한 편이다.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를 제외하면 주로 운동복을 돌려 입으며 다니게 되니 의류에 지출하던 비용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 부분은 패션을 공부한 나라는 사람의 특성 때문이 크겠지만.)
운동을 할 때는 화장을 잘 하지 않다 보니 화장을 안 한 얼굴이 익숙해졌고, 운동을 하며 혈색이 좋아지니 화장을 안 한 얼굴도 점차 더 사랑하게 됐다. 이로써 화장품에 들이는 돈과 화장에 공들이는 시간을 아끼는 결과를 얻었다.
요가를 하며 나와 주위 사람들은 물론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과 세상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니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소비를 줄이자는 생각을 하게 됐고, 다른 존재들에 해를 끼치지 않는 제품들을 선호하게 됐다. 요가복 및 요가용품 브랜드들 중에서는 친환경을 추구하는 브랜드들도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돈도 아끼고, 쓸데없는 소비도 줄이고, 필요해서 사더라도 환경에 해가 덜 가는 제품으로 구매하게 되고,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게 된.
5. 마음을 다스리기 쉬워졌다.
하루가 너무 고단하고 힘들었어도,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많았어도 운동 혹은 요가를 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온해지곤 한다. 정신을 비우고 육체의 움직임, '지금 여기 존재하는 나'에 집중함으로써 긴장과 분노를 내려놓고 편안함을 얻는 것.
분노가 찾아오고 슬픔이 밀려올 때는 '내가 지금 화가 났구나, 슬프구나' 인식하고, '요가를 해야겠다' 생각한다. 그렇게 요가를 하고 나면 감정을 촉발시킨 사건에 대해 보다 가라앉은 마음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고, 감정을 이성적인 방식으로 현명하게 다룰 수 있게 된다. 이성과 감정을 연결시키는 나만의 방식.
요가를 시작한 이후로 주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지겨울 정도로 요가 얘기를 하곤 한다. 요가 한 번 해보라고, 너무 좋다고. 심해에 가라앉아있던 나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준 것이 요가라고. 요가가 아니더라도 운동은 꼭 했으면 좋겠다고.
유튜브에서 건강하지 않은, 극단적인 체중 조절 방식을 소개하고 권장하는 영상들을 보며 '내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나는 사람들에게 건강한 삶을 선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그런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