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야 잘 참았다. 드디어 집이다!"하고 잔디를 이동장에서 꺼내 주었다. 잔디는 현관부터 거실까지 탐색을 시작했다. 잔디가 집에 천천히 적응할 시간을 주며 짐 정리를 하고 있는데, 그때 거실에서 시원한(?) 소리가 들려왔다.
쉬이이이이
무슨 소리지? 거실에 가보니 잔디는 이불 위에 쉬를 하고 있었다. 이동장 안에 배변패드가 깔려있었지만 소변이든 대변이든 하질 않아서 소변이 마려울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보호소에서부터 소변을 참았을 테니 당연히 소변이 급했을 것이다.
물론 당황했지만, 소변보는 행위가 잘못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싫었다. 이 아이는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하니까 화를 내면 무서워만 할 것이다. 나도 강아지 말을 알아들을 수 없듯이. 그래서 별일 아니라는 듯 이불은 세탁기에 넣어 세탁을 하고, 일단 잔디는 씻겼다.
배변 훈련을 할 때 배변 패드에 익숙해지도록 강아지가 배변 패드 위에 올라가면 간식을 주면서 보상 훈련을 하라는데 막상 내 강아지에게 적용하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잔디의 경우엔 위에 언급한 훈련보다는 패드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 일단 잔디가 맨 처음에 소변을 한 곳에 배변 패드를 놔뒀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잔디의 소변 장소 쪽으로 배변 패드를 더 놔뒀다. 이외에도 잔디가 소변을 하려고 할 때 잽싸게 패드를 대줬다.
잔디는 똑똑하니까 금방 배변 패드에 익숙해지겠지?
잔디, 패드길만 걷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