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뇨미 Feb 05. 2024

남방큰돌고래 삼팔, 춘삼, 복순, 제돌이를 기억하며

 남방큰돌고래는 성체의 최대체장 2.7m, 최대체중 230kg 가량의 중형 돌고래이며, 일반적으로 인도양, 동남아시아 및 호주의 얕은 연안 해역에서 서식한다. 주로 해안 지역에 존재하기 때문에 어업이나 포획의 위협에 늘 노출되어 있다. 또한 소음, 화학 물질, 산업 활동, 간척 및 해안 개발 등으로 인한 서식지 감소 위험에 처해 있다.

 

 기후 변화 또한 문제인데, 해수면의 온도상승으로 인해 남방 큰 돌고래가 서식하는 산호초 및 해초층 등의 해안 서식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1년도에는 서호주 Shark Bay에서는 해양 폭염으로 인해 무척추 동물과 어류 군집의 대량 폐사와 해초 초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Shark Bay에서 이 폭염 이후 남방 큰 돌고래의 암컷 번식률이 크게 감소했다.

 

 또한, 돌고래 관광이 돌고래 개체 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Amakusa-Shimoshima 섬, 잔지바르의 Menai Bay, 모리셔스 주변 등 돌고래 관광 산업이 활성화된 곳에서 돌고래의 행동 변화가 관찰되었고, 서호주 Shark Bay에서는 돌고래 관광산업 증가와 돌고래 개체 수 감소 간의 유의미한 상관성이 관찰되었다. 즉, 아쿠아리움 뿐 아니라, 동물을 상대로 이익을 내려하는 행위 자체가 그들의 생존에 위협이 됨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는 제주도 연안에서 남방큰돌고래가 종종 관찰된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인 우영우가 제주에 사는 삼팔이, 춘삼이, 복순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들은 수족관에서 돌고래쇼를 하다가 대법원 판결에 의해 다시 바다로 돌아간 돌고래들이다. 그 수족관에서는 돌고래가 그물에 걸리면 어민에게 돈을 주고 수족관에 데려와 쇼동물로 키웠다. 돌고래는 음파로 주변을 인식하고, 하루에 천 킬로미터가 넘는 이동을 하는데, 바다에 비해 터무니없이 좁은 그 수족관에서, 이 지능이 높은 동물은 얼마나 괴로웠을까.

 

이는 제주 아쿠아리움에서 뿐만 아니라 서울대공원에서도 돈 주고 돌고래를 사서(도대체 무슨 권리로?) 돌고래를 쇼동물로 키우고 있었는데, 2012년 판결에 의해 서울대공원에서 를 하던 제돌이가 제주 바다로 돌아가게 된다. 이후 제주 아쿠아리움 퍼시픽랜드에서 쇼를 하던 삼팔이, 춘삼이도 뒤따라 제주 바다로 방사된다. 이들은 다행히 무리에 합류해서 잘 지내고 있는 듯 하다.


 작년, 제주 연안에서 그물에 걸린 듯한 돌고래가 신고 되었고, 해경이 가까이 가보니 돌고래의 등에 있는 것은 폐그물이 아닌, 죽은 새끼 돌고래였다. 남방큰돌고래의 임신기간은 약 12개월 가량이고, 출산 후 이유기간은 약 18~24개월 정도로, 새끼 양육 기간이 길기로 유명하다. 새끼들은 자란 뒤에도 어미 근처에 머물고, 늦둥이의 경우는 수유 기간도 더 길다. 등에 업고 다니는 이유는 우리처럼 폐로 호흡하기 때문에, 새끼가 호흡을 하면 다시 살아날까봐 자꾸 물 밖으로 내보내는 건데, 이미 생을 다했으니 계속 가라앉고, 어미는 계속 죽은 걸 부정하듯 물 밖으로 내보내 보는 것이다.

 

 정말 힘들게 다시 자신들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간 돌고래들, 하필 서식지가 인간과 겹쳐서 언제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그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할 수 있고, 그들이 궁금하겠지만, 굳이 배타고 바다로 나가서 보지 말고 노을 속 숨쉬러 나오는 돌고래들을 멀리서 지켜봐 주는 건 어떨까?









<References>

Jefferson et al. 2008. Marine mammals of the world. A comprehensive guide to their identification. Academic Press London, 573.

2012-03-09 서울대공원 돌고래를 제주 앞바다로 돌려보내주세요! (동물자유연대 이형주팀장) YTN 라디오 인터뷰, https://radio.ytn.co.kr/program/index.php?f=2&id=18051&s_mcd=0201&s_hcd=09

이전 10화 수송열(輸送熱)이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