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를 가족으로 맞이하기 전에 잔디에게 약속해야 할 것들이 있었다.
첫 번째 약속, 하루 세 번 이상 산책하자.
잔디는 실내 배변보다 실외 배변을 선호하기 때문에 하루에 짧게라도 세 번 정도는 잔디와 산책을 할 것이다. 사람도 세네 시간 간격으로 화장실을 가니까 잔디의 배변 간격도 지켜줄 것이다. 잔디는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니까 집에서 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니 긴 산책도 시간 날 때마다 할 것이다.
두 번째 약속, 널 하루에 5시간 이상 혼자 두지 않을게.
강아지의 수명은 평균적으로 15~20년이다. 나는 사람의 평균 수명에서 강아지 평균 수명을 나눠서 강아지의 시간은 사람보다 5배 정도 빨리 간다고 계산했다. 내가 한 시간 외출을 한다면 잔디는 5시간 혼자 있는 것처럼 느낄 것이다. 나의 하루보다 훨씬 긴 잔디의 하루를 나를 기다리는 시간으로 채우지 않도록 할 것이다.
세 번째 약속, 여행은 널 보낸 후에.
일 년에 여름에 한 번, 겨울에 한 번 적어도 두 번은 해외에서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 시간을 보냈었다. 내가 너의 세상이 된 이상 너와 함께 할 수 없는 여행은 지양할 것이다. 너와 함께할 시간은 매우 짧으니까. 후회하기 싫으니까.
덧붙여, 잔디를 키우면서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잔디를 위한 통장을 만드는 것이었다. 언제든 잔디를 위해 돈을 써야 하는 상황이 왔을 때, 아깝다는 생각을 하기 싫기 때문이다.
그렇게 잔디는 내 가족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