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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뇨미 Aug 02. 2024

프랑크푸르트는 방울방울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시내에 가는 방법은 S반 기차, 버스, 택시, 우버 등이 있다. 기차랑 버스는 6유로 조금 넘는 가격에 20분 정도 걸려서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 도착한다. 집에서 떠나온지 어느덧 17시간이 흐른 지금, 23kg의 짐과 방울이를 끌고 도저히 이걸 해낼 신이 없었다.


그렇다고 택시를 타자니 너무 무섭게도 독일 택시들은 벤츠다. 한 마디로 비싸다. 호텔까지 45유로가 넘게 나온다는데 기차나 버스보다 거의 8배가 넘는 가격이다. 아무리 시간을 돈을 주고 산다지만 이건 심하다. 역시 이럴 땐 우버다. 우버로 목적지를 입력하니 출발층으로 기사님이 왔고, 28유로를 지불하고 호텔 앞에 도착했다. 그래, 이정도 가격은 시간과 내 어깨 관절을  수 있지.



우버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오는데 쌍무지개가 날 반겨준다. 이번 여행도 행운이 가득할 것 같다.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고, 방울이가 가장 좋아하는 인형을 꺼내줬다. 방울이는 바로 인형을 입에 물고 와르르 하며 고개를 힘껏 저었다. 긴 비행이 힘들었을텐데도 잘 견뎌준 방울이가 너무 고맙다.


체크인을 하면서 강아지가 호텔 로비에서 걸어다녀도 되는지 물었다. 한국의 호텔에선 강아지도 웬만한 사람 요금만큼 내지만 로비는 한 발자국도 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호텔 직원은 "여긴 독일입니다. 사람이 들어갈 수 있으면 대부분 강아지도 함께 갈 수 있어요." 라고 했다. 식당도, 대중교통도 가방없이 방울이와 함께 걸어다닐 수 있다. 다만 쇼핑몰이나 마켓 등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자유를 처음 느껴본 것 같은 해방감이었다. 유럽에선 강아지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다음날 아침, 프랑크푸르트에서 눈을 떴는데 우리 아기 강아지가 눈에 들어오는 건 정말 비현실적이었다. 내가 정말 방울이랑 유럽을 왔구나! 행복함에 벅차올라 방울이 네 발을 만지작거렸다.



시차 때문에 하루를 일찍 시작하게 되었다. 여행자로썬 시간을 벌게 되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밤엔 한국처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니 빨리 자고 다음날 일찍 일어나서 부지런히 방울이 산책도 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 상쾌했다. 호텔 조식을 신청하지 않아서 근처의 카페에서 아침을 먹었다. 사실 아침보다도 나에겐 커피가 필요했다.


그렇게 찾아간 곳은 Wiener Feinbäcker Heberer이다. 프랑크푸르트 내의 체인점이다.


https://maps.app.goo.gl/QcA9e9EfmUiwAF9t6


오전 6시부터 문을 열기 때문에 시차 때문에 새벽 2시에 한 번 깨서 억지로 눈감고 있다가 4시에 다시 일어나서 빈둥빈둥대다가 준비하고 방울이랑 같이 산책나오면서 들르기에 딱이다. 사실 구글 지도에서 다른 곳이 평점이 더 높아서 찾아갔는데 그곳은 너무 좁고 현금만 받았다. 구글 지도를 믿진 않았지만 역시나 또 하나의 빅데이터가 추가되었다. 그 카페를 가는 길에 사람들이 좀 많은 곳이 눈이 들어왔었는데 그곳이 바로 이 샌드위치 집이었다.


아침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위를 아주 그냥 깜짝 놀래켜서 깨워야 하는데 아.. 맞다.. 여기 유럽이지..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없다. 아메리카노라도 있으면 다행일 지경이다. 에스프레소가 아닌 Kaffe를 시켰다.



아침을 먹고 있는데 달마시안 친구가 들어왔다. 사실 내가 유난떨며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는 것이면 어쩌지하고 조금은 걱정하고 있었는데 걱정을 덜었다. 정말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해서 느낀 것은 도시가 깔끔하고, 자전거 길이 잘 되어있다는 것이었다. 관광지까지의 거리도 가깝고 방울이를 등에 업을 수 있는 가방도 챙겨왔고 자전거를 타기로 결정했다.


 프랑크푸르트 공유자전거 어플은 call a bike, nextbike 크게 두 가지가 있고, 콜어바이크의 경우엔 독일 핸드폰 번호가 없으면 계정 등록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넥스트바이크를 선택했고 따릉이나 여타 다른 공유자전거 어플처럼 어플 내에서 검색해서 가까운 곳에 있는 자전거를 대여하고 목적지에 도착해서 반납 가능한 구역에 반납하면 된다.




괴테 생가 근처에 자전거를 반납하고, 미리 예약해둔 점심을 먹으러 갔다. 슈니첼을 파는 곳인데 얇은 돈가스 느낌이다. 바닥엔 머스타드 소스로 무친 감자가 깔려 있고 딸기잼이 디핑 소스로 나온다. 무슨 조합인가 싶지만 머스타드는 슈니첼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밀가루로 튀겨서 그런지 의외로 딸기잼을 발라 먹어도 잘어울린다. 예약을 미리 하고 찾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https://maps.app.goo.gl/bdLwBFzckAKMqX2r6





괴테 생가에서 뢰머 광장까진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라 방울이랑 천천히 걸어갔다. 유럽 특유의 돌길과 독일의 옛 도시의 모습. 전통 건물의 1층에는 식당들이 자리하고 있다.



뢰머 광장을 가로질러 암마인 강으로 나가면 연인들이 사랑을 약속한 아인젤너 다리가 나온다. 최근에 눈물의 여왕이라는 드라마에 나왔다는데 정작 이 다리를 걸을 때는 몰랐고 도시를 옮기고 나서야 알았다. 방울이와의 기억을 이 다리에 남겼다.






신성로마제국 황제들이 대관식을 거행했다던 프랑크푸르트 대성당엔 꼭대기에 도시 전체의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나 강아지랑 내부는 들어가지 못해 겉에만 산책하고 돌아왔다.


마인 강가는 양쪽에 한강처럼 자전거길이 잘되어 있어서 숙소로 돌아갈 땐 이 길을 따라 달리는데 익숙한 듯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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