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되길, 그리고 금융문맹이 되지 않는 네가 되길
딸아,
이제 10살이 되어가는 너에게 돈의 의미는 뭘까
엄마는 안정된 삶,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삶이 되기를 그리고 그런 삶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았고 항상 무엇을 이루기 위해 달려왔어
수능세대에 재수포함 시험을 두 번 쳤고. 또 미국널스가 되기로 마음먹은 이후, 한국에서 간호대학에 간다고 전공을 바꾼다고 또 시험 치고 그러고 미국 면허시험을 준비하고, 토플시험도 보고…등등
그러고 나니 취직하느라 바빴고 취직해서는 병원일 하느라 얼마나 바빴는지,
열심히 일했던 이유는 언제나 안정된 직장에서 경제적으로 돈 걱정 없이 여유롭게 살겠다는 목표가 있었어.
딱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온 인생 그러다 너희들이 생기고 가족이 생겨 아내로 주부로, 널스로… 이제 40대가 되어 뒤돌아보니 바쁘게도 뛰어왔구나
여기서 중요한 것.
언제나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내 수중에 있는 돈을 어떻게 잘 관리하고 돈의 속성에 대해 공부하는 데에는 참으로 게을렀다는 후회를 한다. 이 나이 40대에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 다시 책을 집어 들었지.
10년 전 엄마에게 돈이란,
너희들을 교육시키고 집 사고, 생활하고, 몸에 좋은 것 먹고 싶은 것을 망설임 없이 사 먹을 수 있고. 취미생활을 영위할 수 있고 원하는 곳에 여행을 하려 할 때 돈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 삶. 뭐 그런 도구였어. 그래서 그 삶을 일구기 위해 미국에 온 이후 10년간 부단히 도 앞을 바라보며 더 나은 직장, 더 많은 혜택이 있는 직장으로 바꾸어 왔어.
좋은 펜션과 안정된 직장 스케줄, 좋은 보수로 감사하게 잘 살고 있어서 참 좋아. 요즘 드는 생각은 40 중반을 달리며 10년 후 이제 나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재 정립해야겠다는 욕구가 다시 스멀스멀 기어올라.
뭐 지금처럼 60세 은퇴까지 계속 산다 해도 특별한 문제없이 노후를 맞이하겠지만, 내가 무엇을 할 때 좀 더 행복할까 생각을 해보니, 새로운 것을 추구해 가며 배우는데 더할 나위 없는 짜릿함을 느끼는 거야. 주 업인 널싱을 하며 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인간으로서 주어진 인생 안에서 내 속에 있는 어떤 다른 탤런트를 찾아내서 그 가치를 증명해 보고 싶다.
자본주의 사화에서는 아쉽게도 내 능력의 가치가 돈으로 환산될 때가 많지. 물론 돈, 소득, 이윤을 창출해내지 못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훨씬 많겠지만, 엄마는 아직 젊은 가봐,
내가 얼마나 다른 어떤 재능으로 이윤을 창출해 낼 수 있는지 실험해 보고 부딪혀보고 싶구나.
그런 관점에서 현재 나에게 돈이라는 것은.
널싱 아닌 나의 새로운 가치를 증명해 보일 기회를 찾도록 도전시키는 존재.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를 증명해 보이고 되돌려 받을 수 있는 결과물이라고 말하고 싶구나.
자동적으로 paycheck에서 은퇴투자 계좌로 들어가서 사실 너무 당연하게 형성되는 자금이 있음에 감사하지만 이제는 오버타임을 조금 더 픽업하고 엄마만의 비상투자 계좌를 계설해 봐야겠다. 조금씩 매달 분리시킨 돈으로 투자라는 것도 해보고, 마켓에 대해 공부해 보고, 아빠에게만 의지했던 어떤 금융지식들을 나 스스로 공부해 보고 지혜롭게 판단해 보고 결정해 보고 싶구나.
뭐 돈을 조금 잃을 수도 있고 벌 수도 있고 그대로일 수도 있겠지. 그러나 돈을 다루는 법을 이론적으로 가 아니라 실전에서 연습해 보고 싶네. 그렇게 하면 뭔지 매일 하는 이 주업일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고 돈 버는 맛(?) 도 알아갈 것 같아. 너희들을 키우고 학교 보내고 일하러 가서 녹초가 되어 오는 이 삶에서도 내가 나를 증명하는 방법을 하나하나 짚어보고 싶구나.
엄마는 경제 문맹에서 40세가 되어 이제야 눈을 뜨고 책을 보고 공부하지만, 딸아 너는 어렸을 때부터 네 돈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왜 절약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기 바란다.
네가 좋은 대학 가고 뭐 공부를 잘하길, 뭐 그렇게 바라지도 않을게. ( 아마 마음속에 너는 똑 부러지게 너 일을 알아서 잘한다는 마음에 확신이 있어 그런지 몰라)
대신 적절한 나이가 되면 책임감 있게 파트타임도 하고 돈을 벌어보고 네 돈을 지켜가려면 어떤 노력과 절약을 해야 하는지 미리부터 공부하길 바란다. 엄마아빠는 비싼 미국 대학 등록금을 이미 너희를 위해 준비하고 있지만, 부모가 주는 돈에 의지해서 네가 땀 흘려 버는 가치의 중요성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엄마도 꽤나 사치스러운 사람은 아니었지만 돈의 속성을 잘 알지 못해 흘려버린 20대30대가 상당히 안타깝게 느껴지는 오늘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