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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이 Nov 03. 2021

내가 생각하는 진짜 '간지'

'담백함'이라는 바이브





뭔가를 더하는 건

빼는 것 보다

더 쉽다.



느끼해지고 과해지는 건

담백하고 적당한 것보다

훨씬 더 쉽다.


심지어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도

자칫하면

과해지기 십상이다.




느끼하거나

자극적인 것은

강렬하고

중독성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끼한 것이 가지는

치명적인 단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질린다는 것이다.



물론

자극적인 것이 당장엔 좋을 수 있다.



그런데

 매일 엽기 떡볶이나

피자, 햄버거만

먹는다고 생각해보라.



아아,

나는 엽기떡볶이라면 환장하고

피자는 혼자 한 판을 다먹으며

햄버거도 주기적으로 먹어줘야하는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먹는다고 생각하면

 그 상상만으로도

토할 것 같다.



엄마의 밥상이

절로 생각난다.


역시 매일 먹기엔

슴슴-한

음식들이 최고다.


소박한 된장찌개나

나물 반찬

콩나물 국,

그런 것들.



'힘 빼기'가

제일 어렵다고들 하던가,


정말 그 말이 딱 맞다.




점점 가볍게 비우고

가뿐하게,

단촐하게

나를 남기는 일.



단순한 사람

심플한 사람

담백한 사람

되어가는 것.



참 어렵다.



노력 없인 절대 안 되는 일이다.


삶에 대한 통찰 없이,

'나'에 대한 철저한 고민 없이

절대

결코

담백한 사람이 될 수 없다.


나는 뭘 좋아하고

무얼 싫어하며

어떤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것은 참을 수 없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아야만

진짜 내 인생의 '코어'를 남길 수 있고

나머지에 대해선

힘을 뺄 수 있으며

비로소

담백한 사람이 될 수 있다.



평생의 과업이겠지만,


나 역시 그런

'시간이 지날수록 담백해지는 사람'

이 되고 싶다.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레토르트 식품


즉각적으로 편리하게

음식을 섭취할 수 있지만

영양적인 면에서나

건강의 측면에서 보면

좋은 음식이 아니다.



각종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고

소화도 잘 안된다.



엄마가 사랑을 담아

정성들여 손수 끓인 카레와

'3분 카레'는

겉보기엔 비슷할지 몰라도

전혀 다른 음식인 것이다.





어떤 일이나 상황이든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어떠한 선입견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볼 줄 아는 사람,


소비에 있어서 지나치게 과소비 한다든지

오로지 '남'을 의식한 소비는 하지 않는 사람,


주기적으로 방 청소를 하는 사람,


너무 감정적이지도 지나치게 이성적이지도 않은 사람,


자의식의 과잉에 빠지지 않는 사람,


충분히 멋지고 대단한 사람임에도

스스로를 낮출 줄 아는 사람,


자기만의 철학이 있는 사람,


자기 의사와 생각을 분명히 전달할 줄 아는 사람,


자신의 호불호를 명확히 아는 사람,


남에게 피해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사람,


중요한 순간에는 자기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일 줄 아는 사람,


상대를 배려하는 게 몸에 벤 사람,


몸과 마음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사람,



그런 사람은

자꾸자꾸 보고 싶다.


더 오래 곁에 두고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다.



세월이 지날수록

삶에 대한 통찰과 이해도 깊어지고

경험이 축적되면서

'자기만의 세계'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손쉽게'

'빠르게'

무언가를 판단하고

평가하고

재단하게 된다.



그렇게 하는 게,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어떠한 편견도 가지지 않으며

찬찬히 살펴보는 것보다

훨씬 에너지가 '덜' 드니까.



하지만 그런 게 반복되다 보면

그런 태도는 어느새 습관이 되어버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

'꼰대'가 되어버린다.



야 나는 저렇게 안했는데,

저런 사람들은 대부분 이래,

그럴 줄 알았어, 지금까지 내가 봤던 ~는 다 ~였거든,

나때는 말이야~


이런 식으로.



젊은 꼰대도 많다.


꼰대가 되는 건 한 순간이고,

그런 식으로 꼰대가 되기는 정말이지

너무도 쉬우니까.


(나역시 누군가가 보면

꼰대일 수도 있고.)




그러니

세월이 지날 수록

'담백한 사람'이 되는 일이

얼마나 고된 과정이며,


실제 몇몇

'담백한 어른'들은

실로 얼마나

멋지고

위대하고 대단한 사람들인가.



철저히 자기에 대해 고민하며

자기 자신을

닦아온 사람들이니 말이다.



그렇게 '담백한 사람'

만이 가질 수 있는

깔끔하고

세련되고

단정한

그 특유의 분위기,


담백한 바이브.



그게 내가 생각하는

진짜 '간지'다.




'담백한 바이브'를 가진

'간지나는 어른'이 될 수 있게

부단히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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