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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순열 Feb 01. 2017

일본 나가사키에서 만난 네델란드

꽃보다 따님 / 일본 큐슈 2편 나가사키


마카오엔 베네치아가 있고 일본 나가사키엔 네델란드가 있다


유럽을 여행지로서 동경하더라도 비행기로 12시간 이상 비좁은 좌석에서 견디는것은 설렘 못지않게 고통을 동반하는 쉽지 않은 여정이다. 여행경비 또한 만만치 않다.


아직 유럽 땅을 밟아보지 못한 딸 아이에게 네델란드 도시 모습을 재현한 나가사키 근교에 위치한 하우스텐보스를 보여주고 싶었다.


나가사키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도시다. 세계2차대전에 종지부를 찍은 일본 원폭 투하된 히로시마와 더불어 비극의 도시로 유명하고 먹방 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나가사키 카스테라와 나가사키 짬뽕으로 너무도 친숙한 느낌이 드는 일본의 도시다.


일본이 수백년전에 네델란드에 나가사키를 개항한 인연으로 하우스텐보스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숙소가 있는 카라츠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여를 달려 해가 지고 나서야 겨우 그곳에 도착 했다.


늦은 시간임에도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2월의 밤공기가 한국과 다르게 시원 상쾌 한것이 이곳이 위도상 제주 남단아래에 있기 때문 일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입구에 들어서자 유럽풍의 지어진 호텔들이 즐비하게 서 있어 일본속 유럽이 실감이 났다.

예전 유럽을 여행하면서 늦은밤 기차에서 내려 처음 만났던 암스테르담의 밤거리로 돌아온 듯 한 착각이 일었다.



네델란드의 풍차마을에 온 듯 풍차가 조명을 받으며 유유이 돌고 있고 운하 길엔 관광객들을 태운 유람선이 떠 니고 있었다


네델란드의 트레이드 마크인 튤립들을 LED로 재현해 놀라 왔는데 길을 따라 얼마를 더 걸어가니 튤립 수 만송이 생화들이 꽃망울들을 내일이라도 터트릴 모양새를 하고 있어 더욱 놀라 왔다.


2월이면 겨울의 끝자락인데 5월에야 볼 수 있는 튤립의 군무를 만날수 있음이 일본 큐슈로 여행을 온 보람이 느껴졌다.



모방에 천재적인 DNA를 가진 일본인들이기에 거리에 지어진 식당이며 쇼핑몰과 호텔들이 네델란드의 거리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정교하고 기품있는 모습이었다.


갑자기 허기가 밀려와 식당을 찾다가 우리나라에서 한동안 유행하였던 나가사키 짬뽕의 원조가 이곳인듯 하여 나가사키 짬뽕을 시켰지만 기대 만큼의 환상적인 맛이 아니라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현지에서 나가사키 짬뽕을 먹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딸아이와 손을 잡고 우아한 조명빛을 받으며 품위 있게 서 있는 유럽풍 건물들 사이로 이곳 저곳을 거닐다 운하 건너편에서 들려 오는 경쾌한  음악리에 따라 광장으로 가니 건물 한 벽을 스크린 삼아 웅장한 퍼퍼먼스가 펼쳐지고 있었다. 성당 건물이 마치 지진에 무너지는 듯한 모습이 너무도 실감났다. 


다른  공간에서는 사방으로 펼쳐진 현란한 LED 조명들이 밤을 배경 삼아 꽃밭으로 펼쳐 지고 푸른 LED조명이 깔린곳에서는 파도처럼 빛이 밀려왔다 가기를 반복하는 장관을 연출하였다. 이 멋진 야경을 보기위해 종탑으로 올라가니 네델란드 마을은 그야말로 현란한 빛들의 천국이었다.



공간 이동을 하여 네델란드 도심 근교의 테마파크에 온듯한 착각이 드는 밤 이었다. 회전목마도 함께 타보고 기념품 샆에서 딸 아이에게 인형도 안기며 오랜만의 오붓한 데이트가 오랫동안 기억될 듯  싶었다.



일본에서 당진을 만나다.


여행이란 좋던 나쁘건 예상치 못한 의외성을 안겨 주기에 매력이 있지 않나 싶다.


딸과의 일본 큐슈 일정을 계획 할 때 도착지인 후쿠오카에서 첫날을 머무르면서 시작하려 했지만 일인지 숙소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어렵사리 예약한 곳이 바닷가에 위치한 후쿠오카와 나가사키 중간 지점인 카라츠라는 생면부지의 마을에 있는 호텔이었다.        


처음 이지역 여행을 계획하면서 기차를 이용할 생각이었지만 숙소가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라 자동차를 렌트할 수 밖에 없었다.


렌트한 차량이 우리와는 운전대 위치가 반대 방향이고 그곳 지리 또한 낯설고 하여 조심스레 운전하며 후쿠오카를 벗어났다. 비행거리로는 서울에서 남쪽으로 한시간 남짓 거리인데 이곳은 남국의 향기가 느껴진다.


도로변 산자락의 숲속은 푸르디 푸르기에 말라 버린 갈대 마저 보이지 않았더라면 이곳 기후가 겨울의 끝자락인 2월초라는 사실을 알기힘들 듯 하였다. 



논밭으론 연두 빛 푸른 색깔이스며들고 들꽃들이 간간이 보이며 노란 유채 꽃밭이 펼쳐지고 국도와 고속도로로 남쪽으로 한 시간여를 달려 목적지에 온듯 싶더니 갑자기끝없는 푸른 솔밭이 차창 밖으로 펼쳐졌다.


족히 수백년은 되어 보이는아름드리 소나무의 군락은 태어나 처음 보는 장관이었다.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다 보니 낯익은 당진이란 한자가 보여 살펴보니 이곳 카라츠의 한자명이 당진이라니 우연치고는 재미 있다. 호텔이름이 당진 로얄 호텔이었다.



신기하여 인터넷을 뒤져보니 옛날 당나라와 교역항 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임진왜란때 풍신수길이 대마도를 경유하여 군사를 보내던 우리와는 악연이 있는 곳이라니 역사의 아이러니다.


방에 들어오니 서쪽 창밖으론 북한강 못지않은 커다란 강줄기가 보인다. 석양이 강물에 반사되어 멋진 일몰을 연출하고 있었다.



반대편 창 밖으론 솔밭을따라 해변의 비치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잠깐의 경유지라 생각 했는데 뜻밖의 멋진 풍광에 휴양지라도 온듯한 착각에 빠져보았다.


큐슈 스토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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