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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언 Feb 09. 2024

명절이 이렇게 기쁠 수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봐?

먼저 하나님, 부처님, 

그리고 이 세상 모든 신께 감사다.


그건, 나한테는 이번 설 명절부턴 신바람 나는 명절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큰 설 명절 선물을 받았다.

“여행”이란 선물이다.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오다니...


올 설 명절부터는 여행을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쾅쾅쾅 확실하게 못을 박았다. 

흔들리지 않도록. 


앞으로 명절증후군이란 단어는 내 생엔 없다.

돌아보면 많이 했다. 40여 년 가까이했으면 할 만큼 했다고 본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지내오면서 늘 생각은 있었으나 

요제나 조제나 눈치만 살피다

말을 못 하고 입 안에서만 

오물거리며 가슴앓이만 하던 예민한 숙제였는데


말끔히 해결되어 앓던 이 빠져준 듯 아주 마음이 홀가분하다.

“이게 무슨 복 이래! 늦복이 터진 거 아냐?”


그러니 이보다 더 큰 선물이 어디 있으랴!  

진짜 신나는 일이다.


지금 난, 명절음식 준비 대신 

가벼운 마음에 신나게 콧노래 불러가며 

빨간 케리어를 끌어다 옆에 놓고 

예쁜 옷들로 가방을 채워 가며

여행 짐을 꾸리는 중이다.


지금의 내 마음은 마치 어릴 적 소풍 가기 전

설레는 그 마음이다.


불과 얼마 전인 지난 추석명절 때만 하더라도

이런 봄날이 나한테 오리란 생각을

짐작조차 아니 감히 꿈도 꾸지 

못 했던 일이다.



그런데 명절 전 이렇게 여유를 부리며 여행준비라니...


진짜 좋다!

난 꿈인지 생시인지 믿기지가 않아 자꾸만

내 허벅지 생살을 꼬집어 확인해 본다.


그러나 분명한 건 꿈이 아닌 사실이 란 거에 

또 한 번 진짜 좋다.

참고 살다 보니 나한테도 이런 봄날이 생기는구나! 


남 얘기로만 듣고 보던, 부러움과 바람, 

그리고 나도 저래 봤으면 하는 소원이던, 

TV화면에서나 보던 명절 전 여행 떠나는

남들의 공항그림이 ‘그림의 떡’ 이였는데 


이젠 나도 그들 대열 속에 함께 라니

소원성취를 이룬 셈, 

“난 참 복 많은 사람임엔 틀림없다.”


수년간 만 가지의 이유로 걸려있던

체증이 이번 결정으로 한꺼번에 

싸그리 눈 녹듯 사라진 느낌이다.


여기엔 그동안 남편이 서운하게 했던

여러 가지 일들 모두 포함이다.


두 밤만 자고 나면 우리 고유의 명절

설을 보게 된다.


생각하면 안타깝다.

그렇지 못한 주부들이 많을 테니까 그렇다.


명절 전 오늘 포함 이틀을 남겨놓은 지금쯤

아마 몸은 화가 많이 나 있을 거고 


그 여파로 몸은 몸살에 또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쳐

스트레스는 최고조에 그 이유로 

뚜껑은 열리기 직전일 거고


머리는 지끈지끈, 거기에 이런저런 

신경쓰임에 소화불량까지 달고

지내는 일이 다반사 일게다. 


내 경우는 그랬다.

어디라도 숨어 버리고 

싶은 심정 또한 컸고.


주부들이여 해야 된다면, 

웬만큼 엄살도 부리며 하자.


내 몸은 소중하니까.


‘나도 좀 쉬자’라고 

목소리를 내자.


조심스럽게 바람을 가져본다. 

명절에는 많은 주부들이 “쉼”을

찾아 떠날 수 있는 여행선물을 받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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