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의 아침
지루한 장마 가고
맴 맴 맴
매미가 왔네.
추억이 왔네.
독보적인 하이톤으로
존재감을 뽑아내며
지 세상임을 알린다.
너와 나의
아침을 일으키며
도심 속 소음을 덮는다.
노래일까 울음일까
헷갈려
장마와 바통터치를 한 모양
장마가 앉았다 간 자리
배 꺼져가는 정성으로
소프라노 불러대니
그 정성 뜨거워
뽀송뽀송 반짝반짝
나무에 껌 딱지
저 작은 것이
소리 내느라
뱃구레 들썩들썩
이 맘 때면 듣게 되는
낯설지 않은 소리
어린 시절
매미는 내 동무였고
따라 논밭두렁 흙길을
수 만 번 밟았던 기억
간식 같은 즐거움
너의 숙명을 알기에
시도 때도 없이
소리 내어도
단잠을 가져가도
그저 가엽고 애틋한 맘뿐
주고 가야 할 메시지는 많고
가야할 시간은 눈앞에
아마 그것이
미안한 마음보다
큰 까닭에
밤 낮 구분 없이
소리 내는 이유 일 듯
기막힌 매미의 숙명
알면 아름다운 노래
모르면
소음이고 성가신 짜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