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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만 Apr 14. 2017

주말 저녁

바나나에 대한 단상




살아 오면서 지금껏

안경을 세번쯤 맞추었다


중 3 때 처음 안경은 굳이

눈이 나빠서라기보

어린 호기심였고


군대 전역하고 두번째는

네모진 뿔테 모냥이었는데

잃은건지 잊은건지


마흔도 훌쩍 넘어

맞춘 그저께 안경은

쓰고 다니기 며칠째 어색


주말 저녁답

이리뒹굴 저리뒹굴거리며

영화나 한편 볼까 하고


얼굴에 끼고 보니

배우들 얼굴 자꾸 신기해 보여

아이처럼 벗었다 썼다 했다


나이가 들면 안경을 찾듯이,


배는 나오고

흰머리도 하나 둘 늘어가고

정수리마저 훤진다


여기저기 반점 하나 둘

생기다 점점 더 검게만 변해가는

책상 위


바나나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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