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19 Summer

세상 낙엽들은 다 어디로

by 오스만


어떨 때 보면 가을

고추냉이 한

입에 마냥

한마디 말도 없이 고개 돌려

물짓게 하더라


계절이 잔뜩 내려앉은

땅 위엔 엽서같이 뒹굴거리다

어쩌다 바람이라도 휘익 불냥이면

낙엽 저만치 데굴 데굴

구르며 사라지곤 하더라


대학교 일 학년 시월 밤도 깊어

술 먹다 말고 엉금엉금 올

그 절 용문사 입구에 버티던

아름드리 은행나무도

생각나게 하더라


높은 바람에 날리던

러시아 촌동네 산골로 까지

이야기 속 바보 이반이 뿌린 금화처럼

여전히 반짝거릴 거라고

상상하게 하더라


그러다가 또 눈 내리고

시베리아 타이가 숲 바닥에

온통 모여 앉은 낙엽 아주 잠깐

아우성 치다 내년 봄 오기도 전에

깜뻑 잠들거라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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