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주차
# 단편 영화
- 매일 두세 편의 단편 영화를 감상합니다. 단편 영화를 감상하고 로그라인, 좋았던 포인트 등을 정리하는 것이 새롭게 가입한 단편 영화 팀의 과제입니다. 이전에 접해본 적 없는 완성도 있는 이야기들을 보며 새로운 세계가 열린 느낌입니다. 글을 작성하는 목요일 오늘까지 총 열아홉 편의 단편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제 안에 무언가 쌓여가는 것이 있겠죠. 지금까지 가장 좋았던 단편 영화는 알베르 라모리스 감독의 <빨간 풍선> (1956)입니다.
- 월요일에 단편 영화 팀 첫 회의가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필름 게이트> 공모전이 3월 17일까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리 써놓은 시나리오가 없어서 공모는 안 하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13년 전 KBS 단막극 공모전에 내기 위해 썼던 대본 하나가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완성도는 엉터리지만 상황 자체는 극적이라 써먹을 지점이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세 시간에 걸쳐 보수작업을 했습니다. 제목은 이렇게 정했습니다. <드라마를 보는 소년>. 공모전에서 떨어져도 단편 소설로 쓰고 싶습니다. 하지만 공모전이 된다면 더욱 기쁠 것입니다. 뒤따르는 시나리오 아이디어들이 몇 개 더 있습니다. 잘 완성해보겠습니다.
# 수영
- 화요일, 목요일, 아침 여덟 시 수영 초급반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퇴사 후 게으르게 살지 않기 위해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월요일엔 일찍 일어나기 싫어서 화목반을 신청했습니다. 코치님이 친절하시고 물이 생각보다 따뜻합니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어렵게 신청에 성공한 보람을 느낍니다. 숨쉬기, 발차기. 팔돌리기까지 배웠습니다. 다음 주에도 즐거운 시간이면 좋겠습니다.
# 아이들과 학교
개학을 한 월요일부터 작년, 재작년에 가르쳤던 중학교 아이들의 연락이 옵니다. 달라진 학교 상황과 바뀐 선생님들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늘 그래왔듯 두서 없이 펼칩니다. 듣다가 보면, 거기에서 화내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리고 이제 남일처럼 말할 수 있어서 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내년에 다시 학교에 가야 하는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합니다. 부디 그런 일 없게 열심히 해야지 하다가 또 가면 가는 대로 재미있고 힘든 일이 있겠지 합니다. 하나 확실한 건, 저는 교육자로서의 길을 떠날 생각이 없다는 것입니다. 학교가 아닌 곳에서, 또 학교에서 제가 생각하는 의미 있는 교육을 실행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 아야노 고
1월에 본 <최고의 이혼>을 시작으로 아야노 고의 팬이 되었습니다. 이번 주도 그가 출연한 <코우노도리 시즌 2>, <아발란치>를 OTT로 감상한 후 잠자리에 듭니다. 아야노 고를 보면 말 그대로 연기 장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람둥이, 산부인과 의사 겸 피아니스트, 타락한 형사, 정의로운 형사, 사기꾼, 검객, 스포츠 매니저 등등 다양한 캐릭터를 참 다르게 잘 연기해냅니다. <가라오케 가자!>도 어서 한국에서 개봉하길 기대합니다. 또, 제가 언젠가 만들 극에서 아야노 고처럼 다양한 매력을 지닌 배우를 꼭 캐스팅하고 싶습니다. 아야노 고라면 더욱 좋고요.
# 새삼 평온한 일상
오늘이 평온했다고 말하기 두렵습니다. 내일은 평온하지 않을까봐서요. 하지만 요즈음 분명 평온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마음의 출렁임, 화가 나는 순간이 적어졌습니다. 물론 글이 잘 안 풀릴 때, 시간을 허비했을 때, 쓸데 없는 말을 했을 때, 음식을 너무 많이 먹었을 때 흔들립니다. 하지만 집 앞 공원을 뛰며, 다른 일에 몰두하며 풀어갑니다.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습니다.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