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3주
소설이 막혀있습니다.
무슨 대단한 이야기를 쓰려고 이러나 싶지만 나름의 사정은 있습니다.
10여 년 전 두 편의 연재소설을 썼습니다.
참 신나게 썼고, 주변인들도 잘 읽어 주었고, 하나는 자체적으로 인쇄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습니다만... 이제는 다시 읽을 수 없습니다. 여러모로 형편없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지나고 보아도 부끄럽지 않은 글이나 영상이 있고, 지나고 보니 눈 뜨고 볼 수 없는 글과 영상이 있습니다. 부끄러운 결과물들도 경험이라고 애써 포장하긴 하지만, 다시 그런 수준의 무언가를 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렇게 쓰지 않기 위해 흘러가는 시간에 기대어 생각만, 구상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쓰기 시작해야 합니다.
다음 에피소드는 '친구'에 관한 내용입니다.
중, 고등학교 때만큼 친구가 중요하고 소중한 시기가 또 언제일까요. 제가 직접 겪기도 했고, 교사로서 아이들 곁에서 지켜보기도 한 '친구 관계'를 잘 녹여내보고 싶은데 여간 쉽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친구'에 관해 내가 말하고 싶은 바가 무엇이냐일 텐데 그 조차도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디서 본 듯한 순간, 장면들로 적당히 퉁치고 넘어가고 싶은 잔머리가 발동합니다. 그건 안 될 일입니다.
내가 쓸 수 있는, 나만이 쓸 수 있는 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찾고 싶습니다. 끝내 찾고, 쓰게 된 후 다음 장애물을 만나고 싶습니다. 일단 11월 8일, 청소년 소설 중장편 첫 수업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전까지 열심히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