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제일 중요한 내용이다. 도대체 게스트 하우스는 뭘까? 외국인이 놀러 와서 자는 곳? 호텔도 마찬가지이지 않은가? 호텔과 다른 점은 뭘까? 그리고 호텔보다 나은 장점은 뭘까?
난 게스트 하우스를 “호스트의 매력을 파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호텔과 가장 구별되는 점이다. 우리가 호텔에 묵으면서 이 호텔의 사장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하지 않는 다. 알려고 하지도 않고 알기도 힘들다. 하지만 게스트 하우스는 다르다. 호스트가 누구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게스트 하우스가 되는 것이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난 3년 동안 알바 한번 매니저 한 명 안 두고 운영을 해왔다. 개인 적인 성향도 있지만 내가 직접 게스트들과 대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몇 년 전 가족이 살고 있는 호주에 놀러 갈 때는 아예 보름 간 문을 닫고 다녀왔다. 오아짱이 없는 오아시스는 오아시스 게스트 하우스가 아니라고 생각해서이다. 게스트가 누구에게 호스팅을 받고 맘에 들어 다음에 다시 왔을 때 사람이 바뀌어 있다면 이름만 같은 뿐 전혀 다른 게스트 하우스가 되어 버린 꼴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매니저를 두기 힘들다. 아무래도 매니저는 언젠가는 이곳을 떠날 것이기에 내가 오아시스를 그만 두지 않는 한 내가 직접 게스트들을 상대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원룸형 불법 게스트 하우스가 다른 불법 게스트 하우스보다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진정한 게스트 하우스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호스트와 게스트가 만나지도 않는 숙박업소를 어떻게 게스트 하우스란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지 의아하다.
그럼 게스트 하우스의 어떤 점이 호텔보다 좋은 장점일까? 멋진 인테리어? 맛있는 아침식사? 훌륭한 서비스? 이 모든 것을 게스트 하우스가 어떻게 호텔을 이길 수 있겠는 가? 하지만 게스트 하우스가 호텔보다 더 큰 장점이 있다. 바로 사람이다.
난 아무리 멋진 호텔이라고 그 곳 안내 데스크의 직원이나 호텔 방을 청소하는 직원과 게스트가 개인적으로 친해져서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았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그저 직원과 손님과의 관계일 뿐이고 일하는 직원이 그 어느 누가 되어도 손님에게는 상관없지 않은가? 그리고 호텔 로비에서 다른 방의 손님들끼리 만나 친구가 되었다는 말도 들어 본 적이 없는 거 같다. 서로 눈길을 피하며 어색해할 뿐이지. 하지만 게스트 하우스는 다르다. 같은 방을 쓰는 다른 게스트들과 혹은 거실에서 같이 맥주를 마시 던 게스트들과 금방 친구가 된다. 호스트와의 친분은 말할 것도 없고. 친해지지 않으려고 해도 친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어느 호스트는 마포구에 호텔이 많이 생긴다고 걱정을 하는 분도 있다.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호텔을 가는 사람들은 계속 호텔을 이용할 거고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하는 친구들은 가격이 비슷하더라도 때로는 게스트 하우스가 더 비쌀지라도 게스트 하우스에 묵을 것이기 때문이다. 호텔방에서 혼자 우두커니 앉아 텔레비전만 볼 여행자가 아니라면 말이다.
난 모히칸 머리를 하고 있다. 이 머리를 하게 된 이유가 재미있다. 삼 년 전 폐암 수술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기 전에 의사가 이런 얘기를 했다. 항암제를 맞으면 머리가 빠질 수 있다고. 난 어차피 빠질 머리라면 하고 싶었던 모히칸 머리나 해보자 하고 옆머리를 확 밀어버렸다. 그런데 항암제를 아무리 맞아도 머리는 안 빠졌고 결국 이런 머리 모양만 남게 되었다. 이런 머리를 하고 게스트들을 맞이하면 처음 보는 순간부터 그들의 머리에 오아짱은 각인된다. 잊을 수가 없게 된다. 그리기도 쉬워서 많은 게스트들이 나를 그려주었어.
(그림 22)
(그림 23)
이렇게 특징이 있는 외모와 남들과는 조금 다른 생각들이 게스트들에게 매력으로 보여지는 것일 거다. 각각의 게스트 하우스 호스트가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면 모두 다 특색 있는 게스트 하우스로 잘 운영될 것이다.
-게스트 하우스는 호스트의 매력을 파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