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준비를 끝내고 예약 사이트에도 올려놓았는데 게스트들이 안 온다면, 더구나 성수기라 다른 곳은 방이 없어 난리라고 하는 데 우리 게스트 하우스만 게스트가 없다면 그것처럼 속상한 일이 없을 것이다.
왜 안 올까? 생각하기 전에 내가 게스트라면? 하고 생각해 보자. 내가 여행을 가려고 숙소를 예약할 때 무엇을 제일 먼저 보는 가? 나는 나와 같은 처지의 게스트들이 그곳을 묵고 써 논 후기를 제일 먼저 검토한다. 가장 최근의 후기를 살펴보고 특히나 나쁜 후기를 먼저 본다. 사실 게스트 하우스에서 홍보용으로 쓴 글은 모두 좋다는 얘기뿐이어서 다른 곳과 비교하기도 힘들다. 사진도 요즘 워낙 포토샾을 잘 해서 모든 방이 다 멋져 보인다. 그런 것보다 실제 그곳을 묵었던 친구들의 진정성 있는 후기 하나가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좋은 후기를 받을 수 있을까? 게스트를 쫒아 다니면서 해 달라는 걸 다 해주면 그가 돌아가서 좋은 후기를 써줄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난 제일 중요한 게 서로 마음이 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마음이 통하여 같이 놀다 보면 화장실이 공용이라 불편해도 바닥이 조금 더러워도 조금 추워도 그런 단점들은 하나도 안 보이게 되고 오아시스와 오아짱과의 즐거운 추억만 생각나서 좋은 후기를 쓰게 되어 있다. 처음부터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아주면 안 된다. 그러면 조금만 덜 신경 써줘도 실망감이 더 크게 되어있다. 오아시스는 아예 아침을 주지 않는다. 대신 주방에 프리 푸드 식탁이 있고 누구든지 음식물을 놓아두면 같이 나눠 먹는 식이다. 주방 식탁에 이런 글만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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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곳에 초코파이라도 사서 놓아두면 너무 고마워한다. 어디 밥을 먹으러 가거나 공연을 같이 보러 가는 것도 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게스트 때문에 간 적은 없다. 내가 밥을 먹으러 가거나 공연을 보러 가는 데 같이 갈래?라고 물어보고 같이 간다고 하면 끼어주는 셈이다. 그래서 밥을 같이 먹어도 내가 돈을 낸 적은 없다. 다 같이 먹고 정확히 나눠서 낸다. 내가 밥을 한번 안 사줘도 오아시스에 묵었던 대부분의 게스트들은 오아시스와 오아짱의 매력에 빠져 좋은 후기를 열광적으로 써준다.
처음 오픈하고 게스트가 떠날 때 난 깊은 포옹을 하고 때로는 눈물도 살짝 흘렸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가자마자 감사 메일을 그동안 그와 찍었던 사진과 같이 보내주고 좋은 후기를 써달라는 얘기를 꼭 덧붙인다. 이렇게 보낸다.
Oi!!!!
Thank you for your stay.
Take care and see you again~~~^^
Please right down very GOOD review on *****.com.
Rock & roll!!!!
Oazzang
내용은 게스트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지만 위의 내용은 거의 비슷하게 보내준다. 이렇게 보내면 모두 알겠다고 하고 실제로도 좋은 후기를 남겨준다.
게스트들의 후기로만 순위가 정해지는 사이트가 있다.
트립어드바이저 (www.tripadvisor.com)
사실 난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기 전엔 이 사이트를 몰랐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보다 더 열광적으로 좋아하고 잘 관리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 등록하면 내가 서울에서 몇 위의 게스트 하우스인지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다. 광고나 돈으로 순위가 매겨지는 것이 아니고 순수하게 게스트들의 후기로만 매겨진다.
2015년 8월 현재 오아시스의 트립어드바이저 순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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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 425개 중에 5위, 물론 이게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게스트들의 평점으로만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게 뿌듯하다. 매일 아침마다 성적표를 확인하듯 떨리는 마음에 열어본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으뜸시설로 뽑혔고 이것은 오아시스를 홍보하기에 아주 좋은 수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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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를 자세히 보면 부킹닷컴 등의 예약 사이트 가격도 비교해서 볼 수 있다. 이건 내가 의뢰한 것이 아니고 각 예약 사이트와 트립어드바이저 간에 계약을 맺어 나의 화면에 보여지는 것이다. 게스트 입장에서 보면 게스트 하우스 순위도 확인할 수 있고 가장 최신의 후기도 볼 수 있고 무엇보다 바로 예약 버튼이 있으니 게스트 하우스를 예약할 때 꼭 한 번씩 확인하는 사이트이다. 나중에 게스트 하우스를 오픈하게 되면 이곳에 꼭 등록을 하고 잘 관리하면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직 이곳에 등록을 안 한 호스트가 있다면 바로 등록하기 바란다. 이곳을 통해 예약하는 게스트들도 많이 있고 무엇보다 좋은 것은 무료라는 점이다.
좋은 후기가 많은 게스트들을 몰고 오게 하는 반면 나쁜 후기도 잘 관리해야 한다. 나는 전체 후기 151개 중 아주 좋음이 126개이고 좋음이 22개 보통이 3개이다. 나쁨 이하로는 아예 없고. 나쁨이나 보통의 평가가 나오면 신중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한다. 좋은 후기 백개보다 나쁜 후기 하나가 훨씬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좋은 후기 하나가 게스트 100명을 몰고 온다.